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즈음이다. 특히 죽음과 언론의 관계에 대하여. 죽음에는 개인적 죽음과 집단적 죽음이 있다. 개인적 죽음에도 자연적인 죽음이 있고 불의에 당하는 죽음이 있다.언론은 자연적인 죽음에는 별 관심을 갖지 않는다. 다만 생전에 큰 흔적을 남긴 사람에게는 부고기사(obituary)까지 써서 그 죽음을 기린다. 언론은 특히 불의에 당하는 죽음에 관심이 많다. 사건, 사고, 범죄에 의한 죽음은 일종의 사회적 죽음이기 때문이다.사건, 사고의 경우 그 원인을 상세히 밝히고 죽은 이의 신원도 가급적 보도한다. 그러
내 평생 기자를 자처하면서도 특종이랄까, 단독기사를 쓴 적이 별로 없다. 기자 초년생 때는 회사에서 선배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 출입처에서 능력있는 기자로 대우받고 싶은 욕심, 같은 출입처 타사 동료들 잘코사니 놀려먹고 싶은 심술 등이 아주 없었던 건 아니다.그러나 점차 시간이 흘러가면서 특종이라는 것이 같은 기자들 사이에서나 떠들썩한 화제가 될 뿐 정작 독자(시청자)들에게는 별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어차피 알려질 사실을 조금 일찍 보도한 것일 뿐이다.기자의 취재방식은 다양한 것 같지만 사실 단순하다. 출입처에 죽치고
9일, 유경근님이 ‘이태원참사’에 대해 쓴 글을 뒤늦게 접했다. 장문의 글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모든 것을 유가족 중심으로, 유가족 뜻대로 처리해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지금도 그 무거운 직책을 갖고 계신지 모르겠지만) ‘세월호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다.‘세월호참사’가 일어난 얼마 후, 한명숙 전 총리 모시고 안산 합동분향소를 찾았을 때 그를 처음 만났다. 그때는 대표가 아니고 대변인인가, 뭔가 다른 직책을 맡고 계셨는데 굉장히 샤프하고 사려깊은 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그때 ‘세월호참사’ 유가족 분들이 모두 목에 목걸
국힘당 사람들은 일제히 “지금은 추궁의 시간이 아니라 추모의 시간”이라고 입을 모은다. 사람들이 너무 놀라, 책임추궁은커녕 제대로 말문도 못 여는 상황인데도 벌써부터 저런다. 이태원참사가 정치적으로 얼마나 큰 파괴력을 지닌 사건인지를 스스로가 너무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실로 도둑이 제발 저린 격이다.도둑 왕초(가장 책임이 많은 자)는 물론 대통령 윤석열이다.“여기서 그렇게 많이 죽었다는 거지?”라는 말은 “구명조끼 입었다던데 그렇게 찾기 어렵습니까?”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말과 정확히 통한다.이태원참사는 육지에서 벌어진 세월호참사
막스 베버는 ‘소명으로써의 정치’를 이야기 했지만 현실 정치판은 직업으로써의 정치, 출세 수단으로써의 정치, (부당한) 돈벌이 수단으로써의 정치, 심지어 (범죄자들의) 피난처로써의 정치로 전락된 느낌이 없지 않다. ‘소명’ 빼고는 다 한심한 정치이지만 그 안에도 오십보 백보 정도의 차이가 있다.내가 지난 대선 때는 홍준표를, 다가오는 국힘당 대표 선거에는 유승민을 지지하는 이유다. 그런데 유승민에게 ‘배신자 프레임’이 씌워져 당선 전망이 희박하다고 한다. (역대로 국힘당 계열 정치인으로 내가 그나마 낫다고 생각한 정치인이 제대로 풀
예술적 재능에다 뚜렷한 사회인식을 보인 한 컷짜리 만평 ‘윤석열차’가 아니나 다를까, 수구언론으로부터 ‘표절’ 공격을 받고 있다.나는 그림의 제목에 ‘윤석열’이라는 이름을 넣은 것이 일정 부분 공격의 빌미를 준 것 아니냐는 생각이다. 너무 적나라한 제목이 수구언론의 ‘윤석열 보위 본능’을 자극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림 제목을 좀 바꾸었으면 어땠을까 싶다.예를 들어 ‘대열차강도’ 어떤가. 누가 봐도 이 그림의 주인공은 윤석열-김건희-검사들이니 제목에까지 주인공을 밝힐 것은 없고 대신 그 열차의 속성을 분명히 밝히는 것이다
우리 나이 대에 정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웬만큼 아는 국회의원들과 육군 최고위 장군들 간 폭력사건이 있었다. 1986년 3월 21일 국방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과 참모총장 등 육군 수뇌부가 한 요정에서 폭탄주 술자리를 벌이다가 술잔이 날아다니고 이단옆차기가 나오고 그로 인해 국회의원 한 사람과 장군 한 사람이 피를 흘리는 등 대활극이 벌어진 것이다.당시에는 보도통제(혹은 협조)로 일반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내가 일하던 신문사 안에서는 ‘정보보고’를 통해 비교적 소상하게 진상이 알려졌다.크게 보면 전두환 정권에서 기세등등했던
엘리‘사’베스 여왕 조문한다고 영국에 간 윤석열-김건희 대통령 부부가 정작 조문은 하지 않고 ‘조문 흉내’만 낸 데 대해 시끌시끌 말들이 많다.애초 출발시간이 예정보다 두 시간 늦은 것이 윤 대통령 술이 덜 깨어서였기 때문이라든가, 김건희 여사가 옷 고르고 화장하는 시간이 늦어져서라는 등 말 같지도 않은 추측이 떠돌고 있다.심지어 윤-김 부부가 신주처럼 모시는 천공스승이 “조문 잘못하면 4차원의 탁한 기운이 묻어 올 수 있다”고 한 가르침에 따라 조문을 하지 않았다는, 더욱 말 같지 않은 분석도 나돌 정도다.납득할 만한 해명이 없으
내년에 ‘노인 공공형 일자리’ 6만 개가 없어진다고 한다. 노인들(아마도 65세 이상 70대들이겠지)이 한 달 30시간 일하고 27만 원 받아가는 ‘질 낮은 일자리’(등하교시 아동 보호하기, 배식 보조 등)라고 한다. 이 일자리는 “일 하고 임금 받아가는 직업이라는 의미보다는 국민연금 혜택을 제대로 못받아 생활이 어려운 노인들에게 일정한 수입을 보충해주는 복지의 성격“이 더 강한 듯하다.정부는 대신 연간 267만 원을 주는 ‘시장형 일자리’를 추진한다고 한다. 나는 이것이 영빈관을 새로 짓는 등 ‘아방궁놀이’를 하기 위해 벼룩이 간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결사적으로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발버둥치면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했던 말을 믿은 국민은 거의 없었다. 아무도 그런 약속을 이행해 달라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서진들과 가깝게 있기 위해서라거나, 국민과의 소통을 더 원활히 하기 위해서라고 했을 때도 믿지 않았다. 사실과 달랐기 때문이다.(지금은 더더욱 그렇다)나는 세 가지 가설을 세웠다. 첫째가 당시 광범위하게 떠돌았던 풍수지리설이다. 청와대는 귀신이 바글거리기 때문에 하루라도 못 들어가는 것이고 ‘용산’의 ‘龍’이 윤 대통령이 좋아하는
아무리 신문 방송을 담 쌓고 살아도 무슨 큰일이 생기면 어떤 경로를 거치든 내 귀에 들어온다. 그럼에도 포항제철에 이렇게 큰 재앙이 덮쳤는지는 오늘(15일) 아침 「뉴스공장」에 출연한 포철 노조 관계자의 말을 직접 듣기 전까지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여러 가지 생각이 복잡하게 떠오른다. 사상 최악의 태풍 힌남도가 휩쓸고 지나간 지가 언제인데 그동안 대형 언론들은 도대체 어디에 가서 무슨 취재를 하고 있었나. 윤석열 대통령이 포항 현지에 내려가 자상하게 피해지역을 돌아보았다던데 국가 기간산업의 핵심인 포철을 놓아두고 도대체 어디를 돌
아무리 수구기득권세력이 분열을 조장하고 훼방하고 폄하하고 비웃어도(또는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민주당에 대한 개혁 요구가 어마무시하게 강력하다는 것이 분명히 드러났다.이재명 당 대표의 득표율이 무려 77.77%(이런 득표율은 사실 상대후보가 너무 함량미달이었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여서가 아니라 최고위원 모두가 개혁파 의원들로만 뽑혔다는 점에서다,유독 고민정 의원에 대해 이러저러한 말들이 좀 있는 것 같은데 나는 추호도 그가 반개혁전선에 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순수하고 정직할 뿐 아니라 정계 입문 후 맡겨진 역할들을 잘
사람들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실이 자랑스럽게 내놓은 홍보용 사진 「2 제왕적 권력을 내려 놓았습니다」를 두고 “늘 하던대로 조작사진이다” “연출사진이다”라며 비웃고 짜증내고 화를 내기까지 하는 모양인데 내가 보기엔 이 사진이야 말로 진실보도가 아닐 수 없다.대통령이 서류를 보며 왼쪽에 앉은 (얼굴 안 보이는) 비서의 설명을 듣고 있는데 (오른쪽과 앞쪽에 앉아) 회의 자료도 없이 대통령 자료를 기웃거리는 비서들, (사진 정면에서) 자기 둘이 딴짓을 하는 남녀 비서들, 아예 멀찍이 서서 외부와 전화하는 (강인선 대변인으로 보이는) 여자비
‘100일’은 대단히 상징적인 기간이다. 곰이 사람 될 수 있는 기간이기도 하고 사람도 태어난 지 100일이 되면 진짜 사람이 됐다고 잔치를 하고 100일 치성을 드리면 꿈도 못 꿀 일이 이루어지기도 한다.나도 지난 100일 동안 우리나라 국정에 대해 평생 몰랐던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돼 비로소 제대로 된 상식인이 된 느낌이다.북한이 아무리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쏘아대고 위협을 가해도 아무 반응 안 하고 (대신 술 마시며) 가만 있으면 정말 아무 일도 안 일어난다. 북풍은 허풍이다.위엄과 권위의 화신인 군 예비역 장성들이(명령에
기자들 중 85.4%가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 잘못하고 있다”고 여기고 있다 한다. 기자협회보가 기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10.7%만이 윤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일반 국민들의 대통령 지지율을 훨씬 밑도는 수치다.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이 30% 가까이 나오기 때문이다. “기레기들이 그래도 양심(과 상식)은 있어서...”라고 비웃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언론개혁을 위해서라도 85.4%와 10.7%, 30%라는 숫자의 정체를 정확히 알아야
민주당 안에서 이른바 친문계열로 꼽히면서도 당헌 80조(부패혐의로 기소될 경우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시킬 수 있다) 개정에 미온적이거나 심지어 반대하는 의원들이 있다고 한다.나는 윤석열의 검찰 특수부 일당(임관혁 신응석 엄희준 등)이 아무 죄 없는 한명숙 전 총리를 두 번이나 부패혐의(정치자금수수죄)로 옭아넣어 2010년~2015년 동안 끊임없이 재판으로 괴롭혔고 끝내 한 총리를 2년 동안 옥살이하게 한 현장을 지근에서 지켜봤다. (검찰이 한 총리 재판 중에까지 그의 죄를 지어내기 위해 재소자들을 상대로 모해위증교사까지 했다는
조조의 셋째 아들 조식은 아비를 이어 황제 자리에 오른 맏형 조비가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자 다음과 같은 시를 지어 형을 달랬다 한다.콩을 삶는데 콩깍지를 때니콩은 솥 안에서 우는구나본래 둘은 같은 뿌리에서 나왔는데어째서 이리 급하게 서로를 삶아대는고.검사 출신 대통령(과 그 부인)이 벌이는 정치보복, 북풍몰이, 권력기관 장악 등 거친 행패를 지켜보다가 갑자기 조식의 ‘칠보시’가 떠올랐다.총경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경찰대 4기)과 윤석열 정부 초대 경찰청장으로 내정된 윤희근 치안감(경찰대 7기)은 비록 선후배 사이이지만 경찰대라는
일본은 봉건 시절 때는 물론 근대 민주주의가 도입된 이후에도 특정 가문(들)이 대대로 정권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일본의 내각책임제는 이런 가문들의 권력 나눔, 혹은 권력 다툼이 벌어지는 틀이라고 할 수 있다.일본 극우정치세력이 한국과의 과거사를 전면 부인하고 식민 침략과 착취의 불법성을 완강히 부정하며 혐한을 부추기는 것은 이것이 자기 가문의 명예와 위신에 직접적인 관계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흥미롭게 접한 적이 있다.얼마 전 죽은 아베의 경우만 하더라도 친가 외가 쪽 ‘윗어른’들이 모두 한반도 식민통치와 깊은 관계가 있다. 이런
오늘 아침 몇몇 언론 기사를 보니 문재인 대통령께서 정경심 교수를 사면복권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는 안됩니다. 정경심 교수는 반드시 이 정부 내에서 사면복권 되어야 합니다.며칠 전 여러 종교께 인사들이 국민통합을 위해 정경심 교수와 함께 이명박 전 대통령, 김경수 전 경남지사, 이석기 전 의원도 사면복권할 것을 탄원했다고 합니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도 복권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높습니다.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정경심 교수, 딱 한 분만 사면복권 하십시오.정 교수를 사면복권해야 할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차고 넘칩니
요즘 들어 부쩍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말)들이 눈에 많이 띤다. ‘문재앙’이라 부르며 극도의 증오감을 표하는 태극기부대 같은 극우세력들, 문 대통령을 비판함으로써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는 보수정치인들, 이들에게 영합해 문 대통령 비판에 날 새는 줄 모르는 수구언론들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나는 오늘 분명 민주개혁진영에 있는 인사이면서 “문 대통령이 해야 할 것, 할 수 있는 것들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고 비판하는 이들을 비판하고자 한다.이들은 한결같이 문 대통령의 인격을 높이 사면서도 정치적 역량이 부족한 것을 그 이유로 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