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에서 유독 많이 쓰인 말 중 하나는 ‘갈라치기’이다. 난 이 말이 언제부터 쓰이기 시작했는지, 아니 한국어에 있는 낱말인지조차 몰랐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뜻밖에도 바둑 용어였다. 2010년대 초기에 이미 스포츠 용어의 외연을 넓혀 지금과 같은 용례로 쓰이고 있었다. 물론 사용 빈도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건 최근일 터이다. 비슷한 용어로 편 가르기, 쌈 붙이기, 이간질 같은 말이 이미 있음에도 갈라치기가 이들의 사용 빈도를 제칠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자극적이고 거센 어감에 힘입은 듯하다. 갈라치기라는 말이 의미심장한 것은 그
“이런 대선은 처음이다.”20대 대선 과정에서 유권자들의 입에서 유난히 많이 나온 말이다. 선거 때마다 들을 수 있는 관용적 표현으로 굳어진, “최선이 아닌 차악”의 후보를 뽑아야 하는 처지를 개탄하는 목소리도 어느 때보다 무거운 강도로 다가온다.유권자들이 이번 선거를 이전과 본질적으로 다른 것으로 평가하는 근거는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두 후보들의 도덕성 논란에 있다. 유권자들은 이번 대선에서 대통령이 되기에는 약점이 너무 많은 사람들이 유력 정당의 후보로 나왔다고 생각한다. 방송에서 어떤 정치평론가는 한 후보는 도덕적으
[뉴스프리존] 한자에서 ‘女’ 자를 부수로 삼은 경우는 좋은 뜻보다 거부감을 일으키는 낱말이 훨씬 더 많다. 그 중의 하나가 ‘嫡’이다. 정실 또는 본처라는 뜻이다. ‘嫡’은 많은 조어를 파생해 내었다. 그러나 사용 빈도에는 낱말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같은 아비의 몸에서 태어나더라도 그 자식의 귀천을 결정하는 건 여성의 몸이었지만, 그 몸에서 태어난 이들은 오직 남성 성별이라야 의미가 있었다. 적통, 적출, 적서, 적자, 적장자, 적손 중 남성과 직접 연관된 낱말은 적자, 적장자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적통이니 적출이니 하는 낱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