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법상 우리는 정전협정의 당사국이 아닙니다. 이승만이 정전협정을 거부했죠. 그래서 협정문엔 남측의 사인이 없죠. 국제조약에서 명시되지 않은 주체가 당사자로 인정받은 경우가 있습니까? 없습니다. 게다가 전쟁 발발하자 한강다리를 폭파하고 도망간 이승만이 작전 통제권을 맥아더에게 넘기죠. 그걸 지금도 돌려받고 있지 못하는 것이고요”

북한과 미국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종전선언을 할지 크게 기대되는 와중에, 많은 이들이 이를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재를 뿌리려고 하는 특이한 세력들이 있는데 <조선일보>와 자유한국당, 그리고 일본 정부겠다.

<조선일보>는 26일자 <한국 빠진 6·25 종전선언이라니, 우리는 나라도 아닌가>란 제목의 사설에서 “이미 한국은 북핵 협상에서 구경꾼이 된 지 오래다. 청와대 발표대로 종전선언에도 빠진다면 외교 국치(國恥)와 다름없다. 이런 마당에 문 대통령은 이날 ‘한반도 운명의 주인은 우리’라면서 ‘신한반도 체제를 주도적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허망할 뿐”이라며 전세계가 극찬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의도적으로 깎아내리려고 작정했다.

▲ 조선일보의 26일자 사설, 전세계가 극찬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의도적으로 깎아내리려고 작정했다. ⓒ조선일보
▲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북미협정에 훼방을 놓고 있는 조선일보를 찰지게 꾸짖었다. ⓒ교통방송

<조선일보>는 더 나아가 “북핵 협상에서 제외된 처지를 가리기 위해 내용도 없는 '신한반도 체제'라는 말을 급조한 것 아닌가. 한국은 종전선언 당사자도 못 되고 한국민은 북한에 줄 돈만 대라는 것은 정부의 책임을 팽개치는 것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한국 없는 종전선언은 절대 불가'라고 명백히 선언해야 한다.”며 비방했다.

나경원 자한당 원내대표도 26일 의원총회에서 “한국이 배제된 종전선언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북한의 비핵화 로드맵이 완성되기 전에 종전선언이 이뤄지는 데 반대한다”며 역시 <조선일보>와 같은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종전선언에 한국 정부가 끼어야할 이유를 사라지게 한 사람은 바로 자한당이 그토록 추앙하는 이승만이라는 사실이다. <조선일보>와 자한당이 얼마나 무식한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1953년 7월 27일 작성된 정전협정문에는 북한의 김일성(당시 북한 수장)과 중국의 팽덕회(당시 중국인민지원군 사령관), 미국의 클라크(당시 미국 육군대장)의 서명만이 있다. 또 최종서명은 북한의 남일(당시 조선인민군 대장)과 미국의 해리슨(미군 육군 중장)이 했다.

▲ 정전협정문 한국어본, 국가기록원. 한국의 이름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국가기록원

반면 이승만은 정전협정을 반대하며 엉터리로 ‘북진통일’ 허세를 부리곤 했다. 한국전쟁이 나기 전 ‘딸랑거리는’ 측근들의 “점심은 평양에서, 저녁은 신의주에서” 따위 허풍을 그리도 신뢰한 것처럼. 그래놓고 한국전쟁이 터지자마자 혼비백산하며 도망쳐놓고, 맥아더 원수에게 서신을 보내 전작권을 넘겨줬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조선일보>의 해당 사설을 언급한 뒤, “이승만에게 따지라”며 거침없이 꾸짖었다.

김 총수는 27일 오전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국제법상 우리는 정전협정의 당사국이 아니다. 이승만이 정전협정을 거부했다. 그래서 협정문에 남측에 사인이 없다”고 지적하며 “국제조약에서 명시되지 않은 주체가 당사자로 인정받은 경우가 있나”라고 꾸짖었다.

또 한국전쟁이 터지자마자 한강다리를 폭파시키고 부랴부랴 피난을 떠난 이승만이 ‘전시작전권’을 맥아더에게 ‘서신’으로 넘겼음을 언급하며, “종전선언이 3자여야한다 4자여야한다는 말이 나오고 양자도 가능하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게 따지고 보면 거기서부터 꼬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 한국전쟁이 터지자마자 한강다리를 폭파한 이승만. ⓒ교통방송

그는 “국제법상 구속력이 없는 상징적 선언에 불과한데도 싱가포르 회담에서 3자, 4자, 양자 어느 쪽도 성사되지 못했고 북한은 상징적 선언도 못하면서 어떻게 평화협정을 맺냐고 의심하면서 고착상태가 지금까지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종착역은 평화협정인데 거기까지 못 갈까봐 걱정인 것이지, 거기까지 가는데 도움만 된다면 둘이라도 하라고 해야 하는 거다. 그게 진짜 냉전해체를 진심으로 바라는 사람들의 마음인 것”이라며 <조선일보>에 일침했다. 그러면서 <조선일보>에 거대한 팩폭을 날렸다.

“그러니까 조선일보 그렇게 억울하면 전쟁 중에 전작권과 당사국 지위 모두를 스스로 포기한 이승만한테 따지세요. 아무데서나 울지 말고.”

한국전쟁이 일어난지 7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전시작전권(전쟁이나 전투 시 지휘권)은 주한미군사령관이 가지고 있다. 평시 작전권만 김영삼 정부 때 가져왔을 뿐(합참의장이 지휘)이다.

참여정부 시절 전시작전권 환수를 그렇게 준비했고, 절차도 마련해놓았으나 이명박근혜 정권 시절 무기한 연기됐다. 그만큼 입으로만 안보를 외치는 국정농단 정권들의 클라스다. 문재인 정부 들어 전시작전권 환수에 가속을 내면서, 자주국방의 기틀을 다시 마련하고 있다.

전시작전권하니 생각하는 사건이 하나 있다. 바로 황교안 전 총리가 총리시절 (2015년 10월 15일)답변한 내용이다. 전시작전권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군대 안 다녀온’ 총리의 황당한 답변이었다.

▲ 담마진으로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황교안 전 총리, 그러나 군부대를 방문해 ‘건빵 맛 여전하다’는 말을 해 모두를 실소케 했다.ⓒYTN

김영환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 지금 (전시)작전권이 미국에 있지요?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 : 예, 같이 (한미가)공동으로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영환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 전시작전권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십니까?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 : (한미)연합사(령부)에서 같이 행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부분은 제가 확인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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