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에게 대구·경북(TK) 지역과 50대(代)는 전통적인 핵심 지지층이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집권 3년차를 맞이하면서 이들 지지층의 이탈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제 상황이 기대와 달리 좋아졌다고 느끼지 못하는 데다, 직장에서 은퇴한 뒤 자영업 전선에 뛰어든 50대들의 생활 형편이 어려워진 것이 주요 원인이란 분석이다.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에 따르면, 올 1월 둘째 주(13~15일)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한국갤럽 조사 기준)인 35%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18%포인트나 감소했다. 문건 파동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콘크리트 지지율’은 여전하다는 주장이 있지만, 콘크리트에 금이 가고 있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 못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응답은 55%로 전체 응답자의 절반을 넘었다. 1년 전보다 16%포인트 늘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새해 첫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새해 첫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김영삼 정권 이후 집권 3년차 1분기 여론조사 결과 중에서 두 번째로 나쁜 수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집권 3년차 1분기에 국정 수행을 잘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57%로 5명의 대통령 중 가장 높았고 박 대통령이 그 다음이다. 박 대통령은 같은 시기 이명박 전 대통령(45%)보다도 부정적인 응답을 한 비율이 10%포인트나 높다.
 

박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은 모든 지역, 전 연령대에서 모두 높아졌다. 눈 여겨볼 점은 정치적 기반인 대구·경북지역과 50대에서 평가가 나빠졌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의 취임 이후 처음 실시된 2013년 3월의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직무를 잘못 수행하고 있다’고 답한 대구·경북 지역의 응답자는 전체의 10%였다. 하지만 지난해 1월 이 비율은 22%로 오르더니, 올해 조사에선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6%로 상승했다.
 

박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게 지지해준 연령대는 50대 이상이었다. 특히 80년대 학번이 보수 50대에 접어들면서 보수화됐고, 박 후보를 선거에서 찍어준 영향이 컸다. 하지만 50대의 이탈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대통령 취임 이후 실시된 첫 번째 여론조사에서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적인 응답은 16%였지만, 이달 조사에서는 50%로 3배 넘게 상승했다. 박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50대에서 ‘잘하고 있다’보다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더 많아졌다.
 

전문가들은 경제적인 어려움이 박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확산되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대구·경북 지역은 정권이 바뀌었지만 지역 개발이 되지 않고 있어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TK 지역의 경기는 좋지 않을까. 대답은 ‘그렇다’다. 통계청에 따르면 대구의 1인당 지역내 총생산(GRDP)는 1738만원으로 전국 16개 시·도 중 가장 낮았다. 전국 평균인 2754만원보다 1000만원 이상 적다. 반면 지난해 물가는 1.6% 올랐고 주택가격은 8.8% 상승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청년 실업률은 경북이 10.8%로 가장 높고, 대구는 9.9%로 두 번째다.
 

이와 관련, 김형준 교수는 “직업 중에서는 자영업자가 박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비중이 커졌는데, 경제가 어려워 불만이 쌓여 있다가 문건 파동이 불을 질렀다”고 말했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직장에서 은퇴해 자영업자 대열에 들어섰는데, 경기가 좋지 않자 여론이 악화됐다는 설명이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부도를 낸 자영업자 중 50대의 비율이 42.7%로 가장 높았다. 올초 여론조사에서도 자영업자 가운데 ‘박 대통령이 직무 수행을 잘못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정권 초기 21%에서 이달 초에는 절반에 가까운 47%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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