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현지 시간)부터 이틀간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취재하기 위해 전 세계 취재진이 베트남 하노이로 몰려든 가운데 현지에서는 동아미디어그룹 기자들의 활약이 화제였다.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긴장시켰고 ‘아이돌급’ 외모로 종횡무진 취재 현장을 누벼 현지인들 사이에서 유명해지기도 했다”

1일자 <동아일보> 6면에 실린 기사(아이돌급 외모’로 인기… 트럼프에 돌직구 질문)중 일부다. 자사 기자를 지면에 홍보(?)하는 것도 황당하지만,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의 질의응답을 저런 식으로 해석한 <동아일보>의 인식은 더 황당하기 짝이 없다.

지난달 28일 오후 회담 결렬 후, 트럼프 대통령의 출국 전 기자회견에서 김정안 동아일보·채널A 워싱턴 특파원은 마지막 주자로 이런 질문을 던졌다.

김정안 동아일보·채널A 워싱턴 특파원은 회담 결렬후 트럼프 대통령이 연 기자회견에서 “대북제재 더 강화할 생각이 없느냐”라고 물었다. 인류애도 동포애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한심한 질문이었다. ⓒCNN, 채널A
1일자 <동아일보> 6면에 실린 기사(아이돌급 외모’로 인기… 트럼프에 돌직구 질문), 김정안 동아일보·채널A 워싱턴 특파원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북제재 더 강화할 생각이 없느냐”라고 물은 걸 돌직구라 표현했다. ⓒ다음 기사

“북한 지도자가 언제 또 회담장에 나와서 필요한 조치를 취할지 아직까지 알 수 없다고 했는데, 대북제재를 더 강화해서 북한이 더 신속하게 움직이도록 압박할 생각이 있나?”

가뜩이나 강력한 경제제재로 고통 받고 있을 북한 주민들에 대해 단 한 번이라도 생각이나 해봤을까. 정말 한심하고 부끄럽기 짝이 없는 질문이었다. 동포애도 인류애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라 하겠다.

보수를 참칭하는 세력들이 그토록 입으로는 ‘북한 인권’ 얘기를 하면서도, 실제로는 대북제재를 강력하게 하자고 목소릴 높여서 북한 주민들에게 더욱 고통을 주는 것처럼. 그것과 참 닮은 모습이다.

이런 황당한 질문이 끝나기도 무섭게, 트럼프 대통령은 황당해하며 이같이 답했다.

“그건 답하고 싶지 않다. 현재 굉장히 강력한 제재가 있는 상황에서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북한 주민들도 생계를 이어가야 한다. 이것은 우리에게도 중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질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건 답하고 싶지 않다. 현재 굉장히 강력한 제재가 있는 상황에서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북한 주민들도 생계를 이어가야 한다.”고 우문현답을 했다. ⓒCNN, 채널A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동아일보-채널A> 기자보다 훨씬 인도주의적이며, 북한주민들을 생각하고 있음이 드러난 셈이다. 들끓는 비난여론에도 <동아일보>는 마치 트럼프 대통령이 ‘돌직구 질문’을 받아 당황한 것처럼 몰아갔다. 아주 해당 기자가 자랑스러웠나보다. 사실 ‘돌직구’이자 ‘우문현답’은 트럼프 대통령이 했다.

“28일 회담 결렬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막힘없이 답변을 이어오던 트럼프 대통령은 유독 마지막 질문에 ‘말하고 싶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미국이 대북제재와 압박을 강화할 것인가‘라는 김정안 동아일보·채널A 워싱턴 특파원의 질문 때문이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잠시 당황하는 듯하더니 ’현재 굉장히 강력한 제재가 있는 상황에서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한 뒤 ’북한 주민들도 생계를 이어가야 한다‘고 답했다.”

변상욱 CBS 대기자는 1일 트위터에 올린 글로. 김정안 특파원의 질문을 강하게 꾸짖었다.

“우리 기자가 미국 대통령에게 대답할 가치도 없는 질문을 던진다. 질문에 담긴 세계관은 별도로 하고, 지금까지의 남북·북미회담의 방향과 맥락, 정치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질문이다. 결렬됐으니 더 세게 압박? 남북, 북미, 한미 관계가 지금처럼 긍정적이고 유기적인 것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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