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자신의 운명을 알 수 있는가, 그리고 극복할 수 있는가’

[뉴스프리존=이주미 기자] 고대 그리스 비극 ‘오이디푸스(지현숙 각색, 연출)’가 이달 13일 부터 24일까지 대학로 소극장 ‘예술공간 서울’에서 공연되어 관객들과 만나게 된다.

‘오이디푸스(OEDIPUS THE KING)’는 그리스 3대 비극 작가(아이스퀼로스, 에우리피데스, 소포클레스) 중, 비극의 형식을 완성한 작가로 평가받는 소포클레스의 작품으로서 기원전 425년에 초연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연극은 2,500여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꾸준히 사랑받고 공연되는 작품이다.

‘오이디푸스’는 스핑크스의 저주를 물리치고 오이디푸스가 왕으로 재위하는 도시 테베에 닥친 재앙을 해결하기 위하여 아폴론 신의 신탁을 받고 라이오스 왕을 시해한 살해범을 찾아가면서 극이 전개된다.

그는 자신에게 내려진 “뼈를 준 아비를 죽이고 살을 준 어미로 짝을 삼는다”는 신탁대로 자신의 친부를 시해하고 친모를 아내로 맞이할 것이라는 운명을 거부하고자 세상과 맞선다.

오이디푸스 역_배태원 배우 (제공=아르떼 미루)

‘나는 고통 받기위해 태어난 거요?’

‘내 심장도 영혼도 너무나 혐오스럽소’

오이디푸스의 대사처럼 극은 비루한 운명 앞에 놓인 한 인간의 슬픔을 이야기한다.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받았던 무시무시한 상처, 친부모가 아님을 알게 되었던 상처, 겨우 친부모가 누군지 물으러 갔다가 배로 받은 무시무시한 신들의 예언, 그 예언이 실현되지 않도록 가장 먼 곳으로 뛰고 또 뛰어야 했던 슬픈 운명의 오이디푸스. 지독한 상처 속에서도, 무섭게 살아남으려 했던 그가 만난 마지막 운명의 퍼즐은 그를 잔인한 꿈으로 이끈다. 

어디서부터가 그의 죄인지도 알 수 없는 그 지독한 운명 속에서도 그가 아름다운 것은 ‘의지의 사람’이기 때문이다. 오이디푸스는 원했기에 행했고, 행했기에 후회하지도 않았다. 세상 모든 사람이 운명의 소용돌이를 향해 걸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기에 이 남자 오이디푸스가 어느 아름다운 날에 했던 선택은 서늘하도록 아름답다.

지현숙 연출은 “그리스 비극과 현재와의 시간적인 거리감을 줄이기 위해서 현대적인 의상과 무대, 안무, 그리고 무엇보다 현실적 연기 접근방식을 통해서 원작이 주는 궁극적 아름다움의 흔적을 찾으려고 시도하였다.”고 밝혔다.

자칫 무거워 질 수 있는 극의 전개를 연출이 배우들을 통해 연기의 결을 입혀 관객에게 보다 쉽게 다가가게 한다.

관객과의 소통을 기다리고 있는 지현숙 연출은 “완벽한 영웅에서 몰락해가는 익숙해진 비극적 인물의 유형이 아니라, 이 시대에 있을법한 사람, 어린 시절에 버려진 트라우마와 운명의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의 생을 걸고 싸워야 했던 오이디푸스를 구현하고 싶었다. 거칠고 단단한 것 만 힘이 아닌, 순하고 맑은 것도 힘이 될 수 있음을 관객들께 보여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지현숙 연출이 이끄는 극단 아르떼 미루는 2007년 창단 이래 ‘오이디푸스’를 2007년에 무대에 올렸었고, 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 셰익스피어의 ‘말괄량이 길들이기’, ‘세미뮤지컬 갈릴레이’, ‘사도, 사도’등 주옥같은 작품들을 무대에 올린 바 있다. 이번 공연인 ‘오이디푸스’를 2018년에 브런치 프로젝트로 시작하여 비언어적인 버전을 거친 뒤 3월에 공연하게 되는 것이다.

연극 '오이디푸스'의 출연진 (제공=아르떼 미루)

이번 ‘오이디푸스’ 공연에서는 배우 배태원, 김지령, 천윤경, 김기흥, 김용식, 박윤성, 최민기, 남미정, 이수진, 이환준, 전훈이가 출연한다.

또한, 음악 이 재, 안무 하진선, 조명 여국군, 음향 김동준, 무대 김용식, 사진 문승주, 고주현, 소품 문경태가 참여하여 다채롭고 세밀한 극의 완성도를 위해 연출 및 배우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다.

연극 ‘오이디푸스’는 오는 13일부터~ 24일까지 대학로 소극장 ‘예술공간 서울’에서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3시, 7시, 일요일 오후 4시에 휴연없이 공연될 예정이며, 공연 예매는 인터파크에서 오는 7일부터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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