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폼페이오 국무장관에 대한 국내 언론들의 보도가 오락가락하여 국민들을 혼란시키고 있다. 6일 언론들은 일제히 폼페이오가 “수주 내에 평양에 협상팀 파견을 희망한다”는 협상 희망을 말한 협상파로 보도했다. 이 뉴스의 소스는 로이터와 워싱턴 포스트.  

즉 로이터와 워싱턴 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폼페이오는 4일(현지시간) 북미 후속협상과 관련해 “비록 확약된 바는 없지만, 나는 그것으로 돌아가기를, 향후 수주 내에 평양에 팀을 보내기를 희망한다”면서 “이해관계를 공유할 수 있는 부분들을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해관계를 공유할 수 있는 부분들을 찾기 위한 노력'보다 더한 협상관련 표현은 없다.

▲ 폼페이오와 김영철이 만나 악수하고 잇다....폼페이오 트위터 갈무라 ⓒ임두만

이날 아이오와주 존스타운의 한 고등학교에서 열린 팜 뷰로(Farm Bureau) 행사에서 그는 그렇게 말했다.

이날 그는 "비록 지난 하노이회담에서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지만 다시 돌아갈 것을 희망한다"면서 "우리는 어느 정도 진전을 이뤘으며, 교훈을 얻었다"고 말하고 "아직 해결해야 할이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의 최고 외교담당자로서 나의 임무는 북한이 더이상 핵무기가 필요 없다고 믿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결국 북한이 핵전략을 수정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확인했다.  

또 북한에 대해서는 "북한은 그들의 무기 체계를 포기하는 것이 주민들에게 번영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충고하고는 “북한의 핵무기로부터 미국, 미래 세대의 미국인들에게 제기된 위협은 심각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그런 다음 “미국의 최고 외교관으로서 나의 야망은 그들이 핵무기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전략적 경로를 바꿔야 하고, 북한 주민이 번영할 수 있도록 하면서 미국에서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식으로 무기 시스템들을 포기하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그들에게 설득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스스로 협상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을 추구하고 있음을 알게 하는 표현, 즉 그가 협상파임을 의심할 여지가 없게 만드는 말들이다. 그래서 우리의 주요 언론들도 이 외신의 보도를 소스로 폼페이오가 대북협상을 통한 북핵 해결의지를 강조하고 있다고 전한다.  

그러나 이 같은 미국 쪽 외신의 보도와는 달리 일본 언론을 인용한 또 다른 국내 언론의 보도는 확연히 다르다. 즉 중앙일보와 연합뉴스는 일본의 니혼게이자이 보도를 인용, 폼페이오가 강경파로 돌아선 때문에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었다고 전하고 있다.  

중앙일보는 특히 니혼게이자이신문 6일자 보도를 소스로 이번 북미정상회담 결렬에 대한 '일본 측 분석'이라면서 상당히 비중있게 다뤘다.

즉 닛케이의 "이번 회담에서 강경파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아니라 그간 온건파로 보였던 폼페이오 장관이 '강경론'을 주도했을 수 있다"며 “1차 북미정상회담은 그 실현 자체가 성과였지만, 두 번째 회담에선 (북한의) 비핵화를 담보하는 게 요구됐다"든지 "대북 온건파였던 폼페이오 장관이 강경파로 변해간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는 점을 ""를 사용, 사실인양 표현했다.  

이어 이 보도는 닛케이는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이뤄진 북한과의 협상에서도 북한의 전면적인 비핵화를 거듭 요구했다"며 "그러나 북한 측은 이에 동의하지 않은 채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을 통해 담판 지으려 했다"고 전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회담에서 앞서 폼페이오 장관 등이 그랬던 것처럼 북한의 전면적 비핵화를 촉구했다"고  전했다.  

결국 폼페이오가 협상파에서 강경파가 되었을 것이라는 추측의 핵심은 일본의 니혼게이자이 분석이 전부다. 그럼에도 중앙은 이를 사실인양 제목을 붙여 확대재생산하고 있다.  

앞서 인용된 외신은 폼페이오의 직접 위딩을 전한 반면 뒤에 인용된 일본 언론 보도는 거의 모두 ‘카더라’에 의존하고 있다. 그럼에도 중앙은 이를 크게 인용, 카더라를 실제 폼페이오 워딩과 같은 급으로 대했다. 이에 우리는 이런 외신 인용 보도를 걸러내는 눈이 필요하다. 그리고 단언컨대 일본 언론이나 이를 인용한 보도를 낸 중앙은 폼페이오가 강경파로 변하여 이 판을 깨기를 바라고 있다.  

한편 서훈 국정원장은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제기된 북한의 추가 핵시설과 관련 “우라늄농축시설을 비롯한 북한의 핵미사일 관련 시설은 한미 군사정보당국이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으며, 면밀한 추적·감시체계를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깜짝놀랄’ 새로운 시설이 아니란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은 북한의 추가 핵시설 위치로 일부 언론이 보도한 ‘분강’ 지역은 영변 핵시설이 포함된 ‘행정지구’라고 보고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보수 언론들은 우리 국정원이 여기서도 물을 먹은 것으로 비판 보도하고 있다. 이 또한 판이 깨지기를 바라는 언론들의 작태다. 국민들의 깨인 눈이 더욱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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