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의 범위를 무엇은 크고 무엇은 작다 규정지을 수 없고 모든 범죄는 반드시 규명 되어져야합니다. 하지만 유독 언니의 사건이 오를 때마다 비이상적으로 유독 자극적인 보도가 세상 밖으로 쏟아져 나오는 것을 매번 보면서도 용기를 낼 수밖에 없었고 저 한사람으로 인하여 그동안의 사회가 일순간 바뀌긴 어렵겠지만 민들레씨앗처럼 사회의 변화가 조금씩 생겨나길 소망합니다.” (윤지오 씨가 인스타그램에 남긴 글)

故 장자연씨 사건에 대해 힘들게 입을 연 동료배우 윤지오씨, 지난 5일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통해 소위 ‘장자연 리스트’가 유서가 아닌, 자신을 괴롭혔던 이들과 법적으로 싸우기 위해 만든 문건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故 장자연씨가 기획사를 나오기 위해 작성한 문서라는 것이라며 장씨의 죽음에 의문을 제기했다.

故 장자연씨의 동료배우였던 윤지오씨는 지난 12일 동부지검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 사무실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으러 나가며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밝혀지지 않는 장자연 언니의 억울함을 밝히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JTBC

윤 씨는 직접 검찰 진술에도 나섰다.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서울동부지검 소재 대검찰청 과거사위원회 진상조사단 사무실에서 윤지오의 참고인 조사가 진행됐고, 성 접대 문건에 포함돼 있다고 알려진 정치인 1명과 언론인 3명이 언급됐다.

그런나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활동기한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진상조사단은 지난 11일 검찰과거사위에 조사 상황을 보고하고 김학의 전 차관의 성접대 사건, 장자연 리스트 사건 등에 대해 보다 충실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기한 연장을 요청한 바 있으나 거절했다.

과거사위원회가 이달 내로 말 조사를 끝내기로 하면서, 그 전까지 성과를 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러자 네티즌들은 수사기간 연장 및 재수사를 간절히 촉구하고 나섰다.

검찰 과거사조사위원회가 활동기한을 연장하지 않기로 하면서, 장자연 사건에 대한 재조사가 이달로 끝날 위기에 놓였다. 그러자 수사기간 연장 및 재수사를 청원하는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이틀만에 15만명 가까이 서명할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청와대 홈페이지

<故 장자연씨의 수사기간 연장 및 재수사를 청원합니다>라는 청와대 청원글에는 폭발적으로 서명이 늘어나고 있다. 청원자는 지난 12일 “故장자연씨의 수사 기간 연장 및 재수사를 청원한다”라며 “수사 기간을 연장해 장자연씨가 자살하기 전 남긴 일명 ‘장자연 리스트’를 바탕으로 한 철저한 재수사를 청원한다”고 밝혔다. 

해당 글은 불과 이틀 만에 청원자가 14만명을 훌쩍 넘겼을 정도로 관심이 높다. 14일 오후 12시 30분 현재 14만7천명을 돌파했다. 이 기세라면 늦어도 내일까진 20만 청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원자가 20만이 넘으면 청와대는 의무적으로 답변하게 돼 있다.

앞서 윤지오씨에 대한 신변보호를 요청한 청와대 청원은 5일만에 20만명을 돌파한 바 있다. 14일 12시 30분 현재 24만7천여명이 서명했다

배우 故 장자연씨의 사건에 대해 동료배우였던 윤지오씨는 지난 5일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새로운 증언을 내놓았다. 이에 공감한 네티즌들은 윤지오씨에 대한 신변보호를 요청하며, 청와대 국민청원에 참여하고 있다. 14일 현재 24만여명이 서명했다.ⓒ청와대 홈페이지

그러나 지금 언론들의 관심은 승리의 버닝썬 게이트와 정준영의 불법 동영상 파문에 쏠려 있다. 장자연 사건에 입을 꾹 다물고 있는 <조선일보>는 말할 것도 없고, 소위 한겨레·경향·오마이뉴스같은 언론사들도 정준영 사건에 더 시선이 쏠려있는 모양새다.

지난 12일 정준영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을 때, 입국장 앞은 물론 입국장이 내다보이는 2층 난간 앞까지 빈틈없이 인파가 몰렸다. 화면을 둘러봐도, 취재진만 대략 수백명은 될 정도로 많았다.

취재진은 정준영이 탑승한 차량까지 몰려와 쉴 새 없이 셔터를 눌러댔다. 그러나 같은 날 검찰에 진술하러 온 윤지오씨를 찾는 취재진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그만큼 언론은 정준영 쪽에 관심이 쏠려있다.

그래서 이슈가 이슈를 덮고 있는 상황이다. 이명박근혜 시절 무언가 정권에 악재가 터지면, 툭하면 자극적인 연예계 관련 뉴스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 연예인 관련 뉴스를 손에 쥐고 있다가 무언가 정권에 불리한 일이 터지면 물타기용으로 써먹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명박근혜 학습효과로, 연예인 관련 커다란 뉴스가 터져나올 때쯤이면 대체 ‘감추려는 게 무엇인가’ 의심하게 됐다.

그래서 윤지오씨가 “언니(故 장자연) 사건이 오를 때마다 비이상적으로 유독 자극적인 보도가 세상 밖으로 쏟아져 나오는 것을 매번 봤다”고 속상해하며 눈물을 흘렸던 것이다. 10년이나 묻어둔 사건, 이번에는 절대 감출 수 없도록 이렇게 꾸준히 이슈화를 시켜 줘야하는 게 언론의 임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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