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위안부 발언.. 문재인은 "위안부 합의, 무효 선언" 대립

위안부 할머니가 소녀상을 안고 있다,.우리도 한때 꽃같은 소녀 16세의 나이로 돌아가 사랑을 받고 싶다, 그러나 이 아픈기억만큼은 사과를 받아야 한다.

[뉴스프리존= 김현태기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지난해 말 타결된 한·일 정부 간 일본군 위안부 협상에 대해 위안부 문제는 합의했지만, 이행이 제대로 안 되고 있으니 이행 속도가 빨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경 대변인은 김 대표가 국회 당 대표실에서 벳쇼 고로 주한 일본대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소녀상을 철거해야 합의를 이행하겠다는 일본 측 주장은 국민감정을 매우 상하게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위안부 협상이 졸속으로 타결됐다며 재협상을 촉구해온 당론과는 다른 것 아니냐는 기자들 질문에 이 대변인은 합의한 것조차 이행하지 않는 일본의 태도에 대한 강한 유감을 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벳쇼 대사는 김 대표의 주장에 공감을 표하며 일본은 한국의 국민감정을 이해하고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고 이 대변인은 덧붙였다.

 

이재경 대변인은 26일 이날 김종인 대표와 벳쇼 고로 일본대사와의 만남 관련 “김종인 대표가 벳쇼 고로 주한일본대사에게 ‘한-일 관계가 긴밀하게 될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해야 한다”면서 “특히 위안부 협의 문제는 합의를 했지만 이행이 제대로 안 되고 있으니 이행 속도가 빨라야 한다’고 말했다”고 대화내용을 전했다.

이재경 대변인은김종인 이어 “(김종인 대표가) 소녀상 철거를 해야 합의를 이행하겠다는 말들은 국민감정을 매우 상하게 한다. 국민감정을 잘 이해하고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김종인 대표의 이날 위안부 합의 이행 촉구 발언은 그간 ‘한-일 위안부 협상은 무효’라는 더불어민주당의 당론과는 정면으로 배치되 것으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12월28일 한일 외무장관회담에서 합의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관련 “피해 위안부 할머니 당사자들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정치적 협상이었다”면서 “졸속적이고 굴욕적인 이번 협상은 무효”라고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이에 더 나아가 ‘위안부 합의 재협상’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위안부 합의 재협상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이제는 받아들여야 한다”는 발언과 외교부장관의 합의에 대해 맹렬히 비판하며 ‘위안부 합의 무효화’에 당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재경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은 내용을 묻자 “한-일 합의에 동의하지 않는 것이 여전히 우리 당의 입장”이라면서 “최소한의 합의조차 이행하지 않는 태도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애둘러 설명했지만, 이는 구차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김종인 대표의 발언은 단순한 실수라고 치부하기에는 불가능해 보인다. 김종인 대표는 지난 3.1절에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난 자리에서 “국가 간에 협상을 해서 현재로서는 고칠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공분을 산 바 있다.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 대표는 ‘한겨레신문’과의 대화에서 “반인권적이고 국제 기준에도 어긋나는 한·일 위안부 합의를 ‘이행’하라는 것은 국가의 폭력에 김종인 대표가 손을 보태는 것”이라면서 “더불어민주당의 20대 총선 정책공약집을 보면 ‘한-일 위안부 합의 무효화’가 선명한데 합의 이행 속도를 높이라는 게 무슨 말인가?”라고 맹렬히 비판했다.

윤미향 대표는 이어 “당 차원에서 공식 해명하고 피해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분개했다.

김종인 대표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벳쇼 고로 대사는 “합의가 중요하다. 한일이 이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한국국민 감정을 이해해야 하고 한국도 마찬가지”라면서 “조속한 합의 이행이 중요하다”고 공감했다.

벳쇼 고로 대사는 “국민감정은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영토문제와 교과서 문제는 양국 전문가들이 깊이 논의하기를 희망한다”면서 “일본과 한국이 각국 제품 판매에 머무를 게 아니라 세계시장에서 협력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응대했다.

이날 자리에 함께 배석한 강창일 한일의원연맹 간사장은 김종인 대표의 발언에 대해 “김종인 대표가 합의 이행을 하라고 한 부분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더 이상 마음 아프게 하지 말자고한 내용을 지키라는 것”이라면서 “나는 일본 대사에게 박근혜 정부와 아베 정부간의 합의에 지나지 않으며, 절대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고 딱 잘라 이야기했다”고 강조했다.

이재경 대변인은 또한 “김종인 대표가 경색된 한일 관계에 대해 ‘이것은 과거 역사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본다’면서 ‘위안부 ·독도 문제 등이 국민감정을 자극해서 생긴 긴장’이라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김종인 대표는 아울러 “최근 일본이 ‘잃어버린 20년’과 같은 경기 침체 국면에 들어서 있는데 우리나라도 이런 상황을 닮아갈 것 같아서 한국경제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본대사 예방을 받는 자리에서 뜬금없이 ‘한국 경제’를 들고 나왔다.

김종인 대표는 특히 최근 일본 구마모토(熊本)현을 비롯 연이은 지진사태 피해와 관련 “빨리 수습돼 지진으로 인해 고통받는 일본 국민이 빨리 정상생활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위로의 마음을 전했고, 벳쇼 고로 대사는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이같은 소식이 담긴 네이버와 다음 포털 뉴스 기사에는 순식간에 수만 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인터넷과 SNS상에는 김종인 대표의 이날 발언에 대해 비난과 반감의 글들이 봇물을 이뤘다. 또한 일부 네티즌들은 김종인 대표의 발언을 두고 ‘김종인 위안부 망언’ ‘김종인 위안부 발언은 친일파 DNA’ ‘김종인 위안부 관련 발언은 노망’ 등 원색적인 비판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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