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군 후손 “먹고 살기 바빠 비겁하게 살았는데, 죽기 전에 뭔가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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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군 후손 “먹고 살기 바빠 비겁하게 살았는데, 죽기 전에 뭔가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했다”
  • 고승은 기자
  • 승인 2019.03.16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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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는 곧 친일이라는 프레임을 통해서 앞으로 이 정부의 역사공정이 시작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 해방 후에 반민특위로 인해서 국민이 무척 분열했던 것 모두 기억하실 것이다”

친일파들을 최소한이라도 단죄하기 위해 만들어진 반민특위가 국민을 분열시켰다고 강변한 나경원 자한당 원내대표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봇물 일 듯 일고 있다.

사실 ‘친일하면 3대가 떵떵거리고, 독립운동하면 3대가 망한다’라는 말을 만들어버린 게 바로 ‘반민특위 해산’이라 할 수 있다. 친일세력을 등에 업은 이승만의 만행으로 이런 일이 생기고 말았다.

그러면서 일제에 부역했던 집안의 후손들이 지금도 막대한 부와 사회 곳곳의 권력을 움켜쥐고 있는 반면,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대다수가 가난하게 살고 있다. 그러니 이 땅에 정의라는 것은 사라지고, 이완용식의 얄팍한 처세술이 판치게 된 것이다.

이에 <서울의소리> 응징취재팀과 독립운동가 후손인 이원표 씨가 지난 15일, 국회 내의 나경원 원내대표실을 찾았다. 나 원내대표에 정면으로 따져 묻기 위함이었다.

이원표 씨의 부친은 항일투사인 故 이윤철 독립지사다. 이윤철 지사는 광복군에 참여한 바 있다. ⓒ국회방송

이원표 씨의 부친은 항일투사인 故 이윤철 광복군 지사(2017년 11월 별세)다. 이윤철 지사는 광복군 5지대 전신인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에 입대했다. 1942년 9월에는 임시정부의 인재 양성 계획에 따라 항공통신군관학교에 입교했다. 1945년 5월에 졸업과 동시에 사천성 신진 B29기지에 배속돼 전선 출격 작전을 지원하다가 광복을 맞은 바 있다.

이 씨는 나 원내대표의 말에 대해 이렇게 꾸짖었다.

“너무 울화가 터졌어요. 나경원이란 사람, 내가 상대하기도 싫지만 이대로 가만히 있어선 안 되겠다는 생각에 이렇게 나왔습니다.”

이날 나 원내대표실을 찾았으나 그는 자리에 없었다. 원내대표실에서 일하는 직원들만 일부 머물고 있었다.

이윤철 지사의 아들인 이원표 씨는 지난 15일 오후 국회 나경원 원내대표실을 찾았다.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 : 안녕하세요. 이 분은 독립운동가 후손인 이원표 선생입니다. 이윤철 선생 (아들), 나경원 원내대표의 반민특위 국론분열(발언)에 대해 항의 차 뵈러 왔습니다.

나경원 원내대표실 직원 : 대표님께서도 말씀을 하셨는데, 반민특위가 잘못됐다는 말씀은 안하셨습니다.

이원표 씨 : 그럼 제 귀가 잘못 들었군요.

나경원 원내대표실 직원 : 아닙니다. 언론보도가 그렇게 나온 거지 직접 들으신 적은 없으시죠?

이원표 씨 : 전날, 직접 영상으로 (나 원내대표가) 말한 것을 JTBC에서 봤습니다.

나경원 원내대표실 직원 : 영상 거기서도 반민특위..

이원표 씨 : 지금 제가 따져 물으시는 겁니까?

나경원 원내대표실 직원 : 아뇨, 반민특위가 잘못됐다고는 말씀 안 하셨어요.

이원표 씨 : 아까 택시 타고 오는데 어떤 택시기사분이 그러십니다. 대한민국의 세 살짜리도 그런 미친 말은 하지 않는다고요. 반민특위가 이 나라에 분열을 가져왔다는 말은, 이 대한민국의 세 살짜리도 그런 말은 안한답니다.

이원표 씨는 “본인(나 원내대표)이 나타나면, 흥분해서 말하듯 쫓아왔던 사람들이 있었다고 말씀 좀 전해주시라”고 요청했다.

이 씨는 나온 뒤, 자신의 결의가 적힌 문서를 다른 방송국 기자에게 건네주기도 했다.

“이 나라의 대한국민이면 모두가 독립운동하신 분들 후손이죠. 저만 특별히 다른 것이 아닙니다. 독립정신은 기념하고 기리는 것이 아니라, 계승하고 행동하는 것입니다. 말하고 행동하는 이유는 내 사랑하는 이 땅의 자녀와 후손들의 보장된 미래를 지키기 위한 것입니다.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다함께 외칩시다. 물리치자! 친일의 망령들을“

이원표 씨는 자신의 결의를 나경원 원내대표실 앞에서 낭독하기도 했다. ⓒ 서울의소리

그러면서 “제가 부끄러운 것은 조상이 어떻다고 그러면서, 먹고 살기 바빠서 아무 소리 못하고 지금까지 비겁하게 살아왔다. 어제 뉴스를 듣는 순간, 살 날 보다 죽을 날이 가까웠는데 죽기 전에 뭔가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나 원내대표실을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는 “더 기가 막힌 건, (자한당 수뇌부가 창원(구 마산)에서 열린)3.15 의거 기념식에 갔다는 거다. 자한당 당사에 가면 이승만 그림이 있는데 무슨 낯짝으로 황교안과 나경원이 갈 수 있나. 정말 뻔뻔스럽고 철면피같다”고 꾸짖었다.

3.15 의거 기념식은 이승만 자유당 독재정권의 부정선거에 항의해서 일어난 의거를 기념해서 치러지고 있다. 그러나 자한당은 그 이승만을 사실상 ‘국부’처럼 떠받들고 있다. 그러면 3.15의거는 물론, 이승만을 쫓아낸 4.19 혁명(우리 헌법에도 명시)은 당연히 부정해야지 맞는데, 왜 기념하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한편, 국회를 지나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을 만날 수 있었다. 그는 “백은종 대표 유튜브를 매일 시청하고 있다. 제가 할 말엔 한계가 있는 건데, 정말 속시원하게 말씀해주시고 있으니”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최 대변인은 나 원내대표의 ‘반민특위 국론 분열’ 망언에 대해 이같이 꾸짖었다.

“반민특위가 해결되지 않아서 국론이 분열된 거고, 지금까지 오게 된 거죠. 분명 말씀을 잘못하신 겁니다. 제대로 지금까지 어찌 보면 모래 위에 성을 쌓은 건데, 이제라도 제대로 잡아야지만 대한민국의 근간이 튼튼해지고 바로 잡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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