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인사말을 건넸을 때 우리는 행복했고 재미있었다.”

지난 13일 말레이시아를 국빈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네시아어로 인사말을 했다면서 <조선일보>를 필두로 한 언론들은 일제히 ‘외교 망신’이라고 비난했다. 문 대통령이 6박7일 동안 동남아 국빈방문(브루나이·말레이시아·캄보디아)을 하며 세일즈 외교를 펼칠 땐 ‘투명인간’ 취급하던 언론들이, 무언가 건수 하나 잡았다면서 일제히 물어뜯은 셈이다.

그러나 말레이시아에선 문 대통령의 표현이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AFP 통신은 문 대통령의 ‘슬라맛 소르’ 표현을 두고 “인도네시아에서 더 흔하게 사용되지만 일반적으로 상호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이라고 전한 뒤 “당시 마하트리 총리는 미소를 지으며 즐거워 보였고, 말레이시아 장관들은 웃었다”고 당시 즐거운 분위기를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6박 7일동안 말레이시아 등을 국빈방문한데 대해, 신남방정책의 일환임을 강조했다. © KTV

AFP통신은 “(한국의)야당 의원들과 신문들은 문 대통령을 자극시키려 했고, 헤드라인에선 이를 ‘외교적 재앙’이라 불렀다”고 보도했다며 자한당과 <조선일보> 등의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말레이시아 총리실의 한 보좌관은 ‘슬라맛 소르는 말레이시아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총리실 보좌관은 AFP통신을 통해 “문 대통령이 인사말을 건넸을 때 우리는 행복했고 재미있었다”고 말했으며 “개인적으로, 이건 이슈가 될 수 없다”며 오히려 문 대통령을 극찬했다.

지난 19일 <세계일보>는 <文대통령, 빛바랜 말聯 방문>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말레이시아 인사말은 ‘슬라맛 쁘탕’이라며, ‘슬라맛 소르’라 발음한 문 대통령이 외교적 결례를 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조선일보>도 <文대통령, 말레이 정상회담서 인니어로 인사..외교 결례 논란>이라며 비난대열에 합류했다.

특히 <조선일보>는 21일자 <말레이서 印尼 말로 인사, 반복되는 실수는 무능이다> 사설에서 이같이 문 대통령을 비난 했다. 물론 청와대까지 의전에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조선일보의 21일자 사설, 문재인 대통령이 심각한 외교결례를 범했다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 다음 기사
사진: 조선TV 갈무리
사진: 조선TV 갈무리

“대통령이 해외 공개 석상에서 한 실수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해 ‘안녕하세요’ 대신 ‘곤니치와’라고 한 셈 아닌가. 청와대 비서실이 외교부나 현지 공관과 협조하면서 기자회견문을 점검했다면 발생할 수 없는 외교 결례이자 국가 망신이다.”

“그런데도 이런 어이없고 초보적인 사고가 잇따른다면 단순히 나사가 풀린 게 아니라 청와대의 실력이 이 수준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현 정부는 오랜 기간 경험과 능력이 검증된 외교관들을 '적폐'로 몰아 내치고 코드 인사들을 꽂아 넣었다. 외교도 전략을 짜고 디테일을 챙기기보다 '쇼'에 치중한다.”

그러나, 현지에선 비판은커녕 오히려 문 대통령 덕에 행복했다고 한다. 그러니 사실관계 확인하나도 없이 오로지 문 대통령을 물어뜯을 소재나 찾고 있었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6박7일동안 어떠한 성과가 있었는지 눈길도 한 번 안 주던 언론들이.

이명박근혜 정권 땐 해외 나가서 MOU 하나만 맺어도 바로 엄청난 성과라도 뻥뻥 터뜨린 것처럼, 청와대 보도자료를 열심히 받아쓰며 전면에 배치하던 언론들, 정말 너무도 달라진 모습이다. 그러니 현재는 언론에 의해 여당이 탄압당하고 있는, 또 정부가 탄압당하고 있는 너무도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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