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은 기자] 오는 4월 3일 치러지는 경남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여영국 정의당 후보가 권민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단일후보로 결정됐다.

여영국 후보와 권민호 후보는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지난 24일~25일 이틀 동안 창원시 성산구 지역구 내 유권자를 대상으로 ‘단일후보로 누가 더 적합한지’를 묻는 전화 여론조사에 합의했다. 구체적인 설문 조사 내용은 양 후보 간 합의에 따라 일반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단일후보로 결정된 여 후보는 25일 오후 창원 반송시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반드시 승리하여 노회찬의 민생정치 부활시키겠다"고 밝혔다.

2016년 7월, 경남도청 앞에서 단식 중인 여영국 도의원에게 ‘쓰레기가 단식한다’고 막말을 퍼부은 당시 홍준표 경남지사. ⓒKBS경남

여 후보는 “창원시민과 민주당 권민호 후보와 감사드린다”며 “오늘의 단일화는 민주당과 정의당 두 당만의 단일화가 아니다. 사사건건 민생 개혁 발목 잡는 무능한 제1야당, 역사를 거꾸로 되돌리려는 자유한국당을 반드시 꺾으라는 창원시민들의 마음이 단일화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민호 후보는 “단일후보가 된 여 후보를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당당하게 승리해 탄핵과 촛불혁명 부정세력을 심판해 달라”고 입장을 밝혔다.

여영국 후보는 경남도의회 의원으로 재직할 당시, 홍준표 전 자한당 대표(당시 경남지사)와 날선 싸움을 수도 없이 벌인 바 있다. 당시 도의회는 자한당(당시 새누리당)이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어, 사실상 홍준표 지사와 홀몸으로 싸움을 벌였다. 2015년 4월 8일 의회에서의 일이다.

여영국 의원 : 지난번 3월 12일, 5분발언을 했습니다. 그 시간에 지사님, 영화 예고편 감상하셨죠?

홍준표 지사 : 네, 장수상회 봤습니다.

여영국 의원 : 그래도 되는 겁니까?

홍준표 지사 : 아니 말은 귀로 듣지 않습니까. 말씀하시는게 하도 한 말 또 하시고 한말 또 하시고 그래서 내 지루해서 말은 귀로 듣고 그 자막은 소리가 안 납니다. 장수상회는 주말에 보려고 영화를 봤습니다.

여영국 의원 : 지사님 잘하신 겁니까
홍준표 지사 : 내 잘했다고는 이야기 안하지만, 굳이 잘못됐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영국 의원 : 의회 모니터가 영화보라고 있는 모니텁니까?

2015년 4월, 홍준표 지사가 자신의 발언 도중 의회 모니터로 영화 예고편을 본 데 대해 비난하는 여영국 도의원, 그러나 홍준표 지사는 “국회의원들처럼 야한 동영상을 본 것도 아니다”라고 답하며 무시했다. ⓒ노컷뉴스

홍준표 지사 : 내가 뭐 일반 국회의원들처럼 야한 동영상을 본 것도 아니고,

여영국 의원 : 야한 동영상 안보면 봐도 되는 겁니까?

홍준표 지사 : 그거, 나는 그런 거 본 일이 없어요. 내가 의원님 말씀하시는 데 안 들은 것도 아니고, 내용을 다 들었다니까요.

여영국 의원 : 의원이 그렇게 발언하는 데 듣는 척이라도 해주셔야죠.

홍준표 지사 : 듣죠, 듣는 것은 귀로 듣지요.

여영국 의원 : 영화 보면서 뭘 들어요.

홍준표 지사 : 영화라는 게 그림이죠.

여영국 의원 :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의회에서 의원 발언할 때 영화 보는 것도 특별히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이 지사님의 답변 요지죠?

홍준표 지사 : 그런 식으로 하니까 문제가 있는 겁니다. 내가 잘했다고는 하지 않습니다. 그런 것 가지고 시비거는 것도 잘못된 겁니다.

여영국 의원 : 시비가 아니고 제가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앞으로 그렇게 하시지 마시라고.

홍준표 지사 : 거, 질문하실 때 제대로 공부하시고 제대로 근거를 갖고 질문하십시오.

여영국 의원 : 어허참.

홍준표 지사 : 어허참!

지난 2016년 7월에는 '박종훈 교육감 주민소환 허위서명' 사건에 홍준표 당시 지사의 최측근과 경남도청 공무원 등이 가담해 유죄를 선고받은 것과 관련, 여영국 당시 경남도의원은 홍 지사의 사퇴를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인 바 있다. 12일 경남도청 입구 앞에선 둘 간의 설전이 벌어졌다. 여기서 홍준표 당시 지사는 여러 가지 막말을 여 의원을 상대로 쏟아냈다.

여영국 의원 : 지사님 결단하시죠?

홍준표 지사 : 한 2년간 단식해봐.

여영국 의원 : 언제까지 공무원한테 책임 미룰 겁니까? 본인이 단 한 번이라도 책임 져보세요.
홍준표 지사 : 쓰레기가 단식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냐

들어갔던 홍준표 지사가 나오자,

여영국 의원 : 지사님 아까 쓰레기 발언 책임지셔야 합니다. 지사가 어디 그런 막말을 하고 있어.

홍준표 지사 : 앞의 그 쓰레기(피켓) 좀 치워달라는 겁니다.

여영국 의원 : 뭐가 쓰레기야? 말 돌리는 거 봐라.

홍준표 지사 : 말 돌리다니, 말 조심하세요.

여영국 의원 : 책임지셔야 합니다.

2016년 7월, 경남도청 앞에서 단식 중인 여영국 도의원에게 “개는 짖어도 기차는 간다”라고 막말을 한 홍준표 당시 경남지사. ⓒ 노컷뉴스

홍준표 지사 : 책임질게, 앞의 쓰레기 좀 치워달라는 겁니다.

여영국 의원 : 공무원들 도민들 그만 괴롭히고 사퇴하세요.
홍준표 지사 :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갑니다.

여영국 의원 : 또 막말이다.

두 사람은 서로 수많은 맞고소·고발을 벌였다. 홀몸으로 홍준표 전 자한당 대표와 싸우던 여영국 후보가 故 노회찬 의원의 유지를 이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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