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은 기자] “2010년인가 2009년인가 국민권익위원장 할 때 그때 공수처법을 정부 입법으로 발의하려고 내가 준비를 했는데. 그건 야당이 발의하는 건데 정부의 국무위원급 인사가 국민권익위원장이 그걸 발의하려고 하느냐 그런 말이 있어서, 내가 국민권익위원장할 때 고위공직자들 비리를 검찰에 맡겨서는 안 되겠다. 별도기구를 만들자. 그래서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어느 정도 내 말에 동의를 했어요. 그랬는데 이제 검찰이나 여러 주변의 분위기가 도저히 그게 아니, 국민권익위원장이 그걸 발의하면 되겠냐. 이런 분위기라서 그러면 내가 국회의원이 되면 국회로 돌아가면 발의하겠다, 그렇게 생각을 해서 제가 마침 보궐선거에서 국회의원이 됐잖아요. 그래서 그걸 이제 발의를 했죠. 발의하니까 그때는 제가 발의하니까 동료 의원들이나 후배 의원들이 선배님 이름, 얼굴 보고 발의하는 거죠 그래서 사인이 됐죠” (25일 CBS 정관용의 시사자키, 이재오 자한당 상임고문)

‘4대강 전도사’이자 “이명박은 명백하게 무죄”라고 강변하고 다니는 이재오 자한당 상임고문이 과거 공수처법을 발의한 적이 있었다. 그는 2012년 12월 18대 대선 직전 공수처법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당시 박근혜 후보 측은 특별감찰관제와 상설특검제를 공약했으며. 문재인 후보 측이 공수처 설치를 주장했었다.

당시 이재오 상임고문이 대표 발의한 법안에 따르면 공수처의 수사대상으로 국회의원, 차관급이상 공무원, 지방자치단체의 장, 법관 및 검사, 장관급 장교, 사정기관의 국장급이상 공무원으로 정했고,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공직자의 가족까지 포함하고 있다. 또 공수처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통해 임명되도록 하며,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에 의해서만 파면·면직되도록 했다.

4대강 전도사’이자 “이명박은 명백하게 무죄”라고 강변하고 다니는 이재오 자한당 상임고문, 그도 공수처 설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 공수처법을 동료의원들과 함께 발의한 바 있다. ⓒ서울의소리

특별수사관의 조서에 증거능력을 부여해 수사권을 확보했으며, 특별검사를 두어 기소권을 확보토록 했다.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기 위해 시민단체, 검찰총장, 대법원장, 국회 가 추천하는 위원들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를 설치토록 했다. 현재 문재인 정부가 그토록 추진하는 공수처 법안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당시 이 상임고문과 공동발의한 의원은 12명이다. 총 참여 의원은 13명이다. 그 중 무려 11명이 새누리당 소속이었다.

새누리당 : 이재오, 정의화, 심재철, 김성태, 김영우, 조해진, 이군현, 신성범, 고희선, 김정록, 이만우

민주통합당 : 인재근, 전순옥

이재오 상임고문은 25일 CBS <정관용의 시사자키>에서 현재도 공수처가 있어야 한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있어야 됩니다. 왜냐 그러면 제가 발의한 게 고위공직자라고 하는 것이 대개 차관급 이상. 장관, 차관, 국회의원 그다음에 군장성, 경찰의 총경 이상. 그다음에 검사장급 이상 그다음에 광역단체장. 그다음에 대통령 친인척 이런 사람들은 고위공직자라고 하는 그 범주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특별기구가 별도로 조사를 해야만이 이게 부패가 없어진다. 공무원을 낀 고위공직자의 부정부패를 없애려면 이걸 별도로 해야 된다.”

그는 자한당 내에서 공수처에 결사반대하고 있는 데 대해 “그 사람들의 속을 모르겠다”며 힐난하기도 했다. 그는 “공수처 대상이 주로 여권 인사들인데, 고위공직자가 야당하고 무슨 관계 있나? 관계 있다면 국회의원 하나인데”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바른미래당이 ‘공수처를 만들되, 수사권만 주고 기소권은 주지 말자’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도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수사하는 사람이 기소해야지 무슨 소리요. 수사는 따로 하고 기소는 따로 하고 그건 말이 돼요? 그건 바른미래당이 그랬다고요? 그건 뭘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지. 아니, 수사하는 사람이 기소권을 줘야지 수사 따로 하고 기소 따로 하면 기소할 때 빼버리면 그건 마찬가지지”

그는 김학의 특검에 몸서리치며, 드루킹 재특검을 거래 대상으로 쓰려는 자한당에 대해서도 꾸짖기도 했다.

자한당은 공수처 설치에 끝까지 반대하고 있다. 80% 이상의 국민들이 찬성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 YTN

“제가 야당 원내대표를 두 번이나 했잖아요. 야당 지도부라는 게 무조건 여당을 걸고 넘어가면 안 됩니다. 여당이 하는 것 중에 옳지 않은 걸 이야기해야지. 예를 들어서 김학의 특검 그거는 만약 공수처가 있었으면 김학의 같은 사건도 진작 끝났지, 안 생기지. 그러니까 김학의 특검을 하면 그거 하나를 놓고 하느냐 마느냐를 결정해야지. 그걸 갖고 드루킹 이미 특검해서 재판해서 1심 끝났잖아요. 그런데 그걸 다시 또 하자 그러면 피곤하죠. 듣는 사람도 피곤하고. 실현 가능성도 없고. 여당이 드루킹 재특검을 받겠어요? 그것도 뭐 이렇게 서로 협상할 걸 갖고 협상을 하자 해야지. 김학의 특검하는데 드루킹 재특검하자 하면 김학의 특검 안 하자는 이야기로 받아들이죠. 그렇지 않아요? 그렇게 투쟁을 하면 안 돼요”

얼마나 찔리는 게 많은 건지, 80% 이상의 여론이 찬성하는 ‘공수처법’에 몸서리치는 자한당을 향해, 이명박의 오른팔격인 이재오 상임고문까지 꾸짖고 나선 격이다. 특히 심재철·김성태·김영우 의원은 자한당의 국회의원으로 여전히 재직 중에 있다. 그들에게 명백한 입장 표명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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