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은 기자] 조양호 등 한진 ‘갑질’ 일가에 국민연금이 한 방 날렸다. 국민연금의 활약으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대표이사 연임에 실패했다.

한진그룹 일가 (조양호, 이명희, 조현아, 조원태, 에밀리 리 조) 의 ‘갑질’ 추태는 이미 널리 알려진 일이다. 그 유명한 '땅콩 회항'은 그동안 숨겨져 있던 추태의 첫 페이지였다. 그보다 훨씬 더한 이명희가 있었다. ⓒ 뉴스타파

27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제57기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회장 이사 연임안을 찬성 64.1%, 반대 35.9%로 부결됐다. 연임안은 주주총회 참석 주주의 3분의 2가 찬성해야만 가능한데, 약 2% 차이로 자격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다.

이날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 부결에는 전국민연금의 반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의 주식 11.56%를 보유한 2대주주이다.

26일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이하 수탁위)는 회의 격론 끝에, 조양호 연임 반대 결정을 내렸다. 수탁위는 결정 이유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 침해의 이력이 있다고 판단, 반대 결정을 내렸다”고 밝힌 바 있다.

조양호 회장은 27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비롯해, ‘사무장 약국’을 운영하며 1522억 상당의 요양급여를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그룹의 오너라는 자가 천문학적인 비리 혐의에 걸려 있어 언제 형사 처벌받을지 모르니 국민연금 측으로선 위험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한진 일가의 엽기적인 ‘갑질’ 행위들은 사회적으로도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둘째 딸 에밀리 리 조(조현민)의 ‘물컵 갑질’, 첫째 딸 조현아의 ‘땅콩 회항’, 아들 조원태의 ‘경찰 뺑소니 후 도주’ 및 ‘할머니에게 욕설·폭행’ 등등, 오죽하면 이들 삼남매를 ‘대한민국에서 가장 개노답 삼남매’라고 부를 정도였다.

한진 일가 중에서도 삼남매의 모친인 이명희의 갑질은 정말 엽기적인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끊이지 않는 폭행, 폭언으로 유명하다. ⓒ SBS 비디오머그

그 삼남매를 낳은 이명희의 ‘미친’ 갑질은 이미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된 대로, 삼남매를 압도할 정도로 엽기적이다. 이명희의 욕설은 언급하기도, 또 다 듣기도 정말 괴로울 정도다.

이밖에도 이명희, 조현아, 에밀리 리 조 세 모녀는 고가의 사치품을 대한항공 이름으로 들여오다 적발돼 밀수 혐의도 받았다. 그렇게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위들을 벌이니, 당연히 이미지가 최악일 수밖에 없다. 국민 대부분도 이들 조씨 일가를 한진그룹에서 축출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물론 ‘대한’이란 이름도 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니 국민연금이 조양호 회장 경영권에 제동을 건 것이다. 그럼에도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에 대한 조양호 일가의 지분이 있어 경영권이 박탈됐다고 볼 수 없다.

대한항공 주식 지분은 조 회장과 한진칼(29.96%) 등 특수관계인이 33.35%(약 3분의 1)을 보유하고 있다. 한진칼의 최대주주는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으로 지분율은 28.7%다. 그러니, 여전히 한진 조씨 일가의 영향력은 대한항공에 남아있다.

그래도 국민연금이 ‘비정상의 정상화’를 선택한 것으로, 나름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특히 이명희는 대한항공을 통해 세계 각지의 제철과일을 밀수해오도록 지시했다. ⓒ MBC

확실한 건, 한국의 국가경쟁력을 갉아먹는 것은 이런 엽기적인 갑질이나 벌이는 재벌총수들이다. IMF를 일으킨 결정적인 책임이 있음에도 고통을 분담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큰 부를 쓸어 담지 않았던가. 골목상권까지 침투해서 서민들 등골이나 빼먹고 있다. 국민들이 금 모아서 살려줬더니 뒤통수 제대로 쳤다.

사법적폐부터 바로잡은 다음에, 한진 일가를 시작으로 재벌 일가의 만행을 하나씩 응징하고 궁극적으로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갈 수 있게끔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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