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소나'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문화기획자 윤종신, 감독 전고운, 배우 이지은, 감독 김종관, 감독 임필성 / ⓒ권애진

[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 그랜드블룸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페르소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이지은, 제작자 윤종신, 감독 임필성, 전고운, 김종관이 참석했다.

'페르소나'는 임필성, 이경미, 김종관, 전고운 4명의 감독이 페르소나 이지은을 각기 다른 시선으로 풀어낸 총 4개의 단편 영화 묶음으로 구성된 오리지널 시리즈다. 페르소나란 사전적으로는 본디 연극배우가 쓰는 탈을 이르렀지만, 점차 인생이라는 연극의 배우인 인간 개인 또는 감독 자신의 분신이자 특정한 상징을 표현하는 배우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고 있다. 배우 이지은은 감독의 페르소나 뿐 아니라 스스로의 페르소나가 되어 극을 이끌어 나가고 있어 관객들에게 다채로운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제작발표회에서 한마디 한마디 주옥같은 어록을 남기던 ‘Mystic story대표이자 문화기획자 윤종신 / ⓒ권애진

‘페르소나’를 기획한 가수가 아닌 문화기획자로 참석한 윤종신은 ‘Mystic story’ 프로젝트의 첫 작품 ‘페르소나’ 제작발표회에서 “문화기획자론 처음으로 인사한다. ‘페르소나’는 첫 아이디어를 내고 제안을 했다”고 입을 열었다. "오랫동안 활동을 해 오면서 여러 가지 이유로 창작물이 보편화되고 마모되는 것을 봐 왔기 때문에, 짧은 시리즈물들은 창작자들에게 전권을 주어도 우리가 충분히 써포트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이 프로젝트를 생각했다 말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작품들에 대자본이 들어오면서 많은 사람이 좋아할 확률이 높은 쪽으로 흘러가는 건 아니라 여겼다. 사람들이 돌아보지 않는 곳에 꽤 많은 정답이 있다. 감독님들도 훨씬 더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많이 가지고 있음에도 자본의 선택을 못 받고 있더라"라고 쓴소리도 남겼다. 

이어서 “(이 프로젝트는) 아주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했다. ‘노래는 이야기’라는 게 내 철학인데, 감독들의 단편영화를 보니 시간이 훌쩍 갈만큼 재밌더라”며 “‘이런 좋은 콘텐츠들을 왜 유투브에서 무료로 볼 수 있게 놔둘까. 좋아하는 사람들도 분명 더 많을 텐데’란 생각이 들었다”, “단편 영화엔 창의력이 반짝거리는 게 더 많지 않으냐. 여기에 ‘여러 감독과 한 배우’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갑자기 아이유가 생각이 났다”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지금 이 콘텐츠가 완성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짧은 이야기 안에서 오히려 감독 본연의 창의성을 한껏 살릴 수 있단 생각으로 시작했다. 아이유가 그 첫 주자고, 이후 다른 시리즈들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8년 '소공녀'로 각종 영화제를 휩쓴 감독 전고운 / ⓒ권애진

전고운 감독의 '키스가 죄'는 억압적인 가부장제에 맞서는 고등학생 소녀들의 발칙한 복수극을 유쾌 발랄하게 담아냈다. 전고운 감독은 학창시절을 떠올리면서 "지은씨가 일찍부터 활동을 시작하면서 자유롭게 놀지 못했을 것 같아서, 그런 부분을 영화로 접해보게 하고 싶었다" 며 배우 이지은을 억압적인 가부장제에 분노하는 씩씩한 여고생 ‘한나’로 만들었다. 

전고은 감독의 ‘키스가 죄’에 대해 이지은은 “작업 방식이 가장 독특했다. 즉흥적으로 현장에서 만들어지는 게 많았다. 대본을 보고 읽는 리딩보다는 서로의 얼굴을 보고 말을 하라고 했다. 상대의 상태를 읽어내라고 주문하셨다. 그러면서 가까워지게 됐다. 감독님, 달기씨, 저 셋이 안장서 그런 이야기들을 나누다가 금방 친해졌고 현장에서도 그대로 보이게 됐다”며 “연기를 그런 식으로 이끌어내는 리더십에 놀랐다”고 말했다. 

감독 전고운의 연출작 '키스가 죄' 스틸사진 /(제공=딜라이트)

‘키스가 죄’에는 키스 한 번에 외출금지를 당하는 ‘혜복’역에 심달기 배우가, 만만치 않은 복수의 대상인 혜복의 아빠 역에 이성욱 배우가 출연한다.

‘최악의 하루’,‘더 테이블’등을 통해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던 감독 김종관 / ⓒ권애진

김종관 감독의 '밤을 걷다'는 이별한 연인과 슬프고 아름다운 밤 산책을 다룬 낭만적인 이야기이다. 김종관 감독은 "이지은 배우에게 처음 느꼈던 차분하고 나른해 보이면서도, 강한 삶을 살고 있는 쓸쓸함을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녹여보고 싶었다" 며 "연인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연애감정이 아닌 또 다른,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라고 작품을 설명하였다. 배우 이지은은 한 남자의 꿈에 나타난 옛 연인을 연기하며 연인의 낭만과 서정적인 영상미를 보여주고 있다. 

배우 이지은은 김종관 감독의 ‘밤을 걷다’에 대해 “제일 먼저 촬영한 작품이고 글도 먼저 받았다. 단편소설을 읽은 것처럼 분위기가 느껴졌다. 감성이 그대로 묻어나고, 이야기 속에 제가 그대로 들어가 있었다. 마음에 들었던 글이었다”며 “촬영장에서 운이 좋게도 요즘 만나기 힘든 습기가 전혀 없고 쾌적한 여름밤에 마지막 3일 정도 겹쳐서 새벽에 거리를 걸으면서 꿈을 꾸듯이 촬영했다”고 회상했다. 

감독 김종관의 연출작 '밤을 걷다' 스틸사진 /(제공=딜라이트)

‘밤을 걷다’에는 꿈의 주인인 지은의 남자친구 K역으로 정준원 배우가 출연한다.

자신만의 확고한 색깔을 가지고 있는 감독 임필성 / ⓒ권애진

임필성 감독은 모든 걸 바칠 만큼 매혹적인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썩지 않게 아주 오래'를 연출했다. 가수 아이유의 '잼잼'의 도발적인 두 남녀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스토리로(영화 제목이 노래 가사이다) 배우 이지은을 치명적인 매력의 ‘은’으로 그리며, "(예술을 하다 보면) 아티스트로 내려 놓는 순간, 진공이 되는 순간이 있는데 그럴 때 (이지은씨가)너무 멋있었다"고 극찬을 하였다.

임필성 감독의 '썩지 않게 아주 오래'에 대해 아이유는 “가장 어려웠다. 독특하고 자유분방한 캐릭터다. 다른 영화나 책으로도 쉽게 접해보지 못 해봤다. 주인공 둘 다 독특한 캐릭터라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임 감독님이 굉장히 열정적인 분이셔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을 계속 설명해주시며 몰입을 도와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디서도 보여드린 적 없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지은과의 작업에 대해 임필성 감독은 “감성과 이성의 밸런스가 좋았다. 아티스트로서 본인을 내려놓는 순간이 인상적이었다. 어려운 감정과 상황에 직면할 때 진공상태가 느껴져 멋있었다. 이 분이 보통 사람이 아니라고 느꼈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감독 임필성의 연출작 '썩지 않게 오래' 스틸사진 /(제공=딜라이트)

‘썩지 않게 오래’에는 은에게 꼼짝 없이 반한 ‘정우’역으로 박해수 배우가 출연한다.

작은 것 하나하나까지 따뜻하고 치밀하게 묘사하는 감독 이경미의 연출작 '러브 세트' 스틸사진 /(제공=딜라이트)

이경미 감독이 테니스 코트 위 두 여자의 불꽃 튀는 승부를 담은 '러브 세트'를 연출한다. 이경미 감독이 그려낸 배우 이지은은 지지 않으려는 승부욕으로 가득 찬 소녀이다. '러브세트'의 캐릭터에 대해 이지은 "감정에 솔직한 역할을 맡았다. 분노를 터뜨리는 편이 아니라서 연기를 할 때 어려웠다. 현장에 갔을 때 이경미 감독과 제작진들이 진짜인 것처럼 만들어주셨다. 테니스를 배워서 치다 보니 힘들고 태양은 뜨겁더라. 화가 나더라. 사실적인 연기가 많이 나오지 않았나“라고 평했다. ‘러브세트’에는 영어선생님 역에 배우 배두나, 아빠 역에 김태훈 배우가 함께 한다.

'페르소나'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이지은 / ⓒ권애진

‘페르소나’로 첫 영화에 도전한 것에 대해 배우 이지은은 "사실 제작발표회까지 갈 정도로 이 프로젝트가 커질 줄 처음엔 상상도 못했다"며 "처음에는 (이 프로젝트가)신선한 시도이고 (제가 4편의 영화를 하게 되는 게) 너무 영광이었다"고 감회를 전하였다.

'페르소나' 제작발표회 포토타임에서 포즈를 잡고 있는 배우 이지은 / ⓒ권애진
'페르소나' 제작발표회 포토타임에서 포즈를 잡고 있는 문화기획자 윤종신, 감독 전고운, 배우 이지은, 감독 김종관, 감독 임필성/ ⓒ권애진

손익을 이유로 아쉽게 극장에서 상영을 못 하는 영화들을 상영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자유로운 환경에서 창작까지 지원하고 있는 전세계적인 콘텐츠 스트리밍 플랫폼, 넷플릭스나 왓차 등 의 요즘 행보는 다양한 한국영화의 발전에 큰 획을 그어 줄 것으로 보인다.

네 명의 감독이 배우 이지은(아이유)에게서 받은 영감에서 시작된, 각기 다른 배우 이지은을 만날 수 있는 영화 ‘페르소나'는 4월 5일 넷플릭스에서 만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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