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사와 아씨리 황제' 포스터 /(제공=공상집단뚱딴지)

부조리극의 대가 ‘페르난도 아라발’의 작품 ‘건축사와 아씨리 황제’가 공상집단뚱딴지에 의해 재탄생되어 4월 2일부터 4월 14일까지 극장동국에서 공연되어진다. 4ㆍ50대 명배우전으로 진행되고 있는 ‘무죽페스티벌’의 세 번째 작품이다.

공상집단뚱딴지는 과감함 연극적 이야기에 실험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기획하고 있는 극단으로, 희곡 속에 숨겨진 연극다움을 관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매 공연마다 ‘연극답고, 뚱딴지스러운’ 언어로 관객과 소통을 계속하고 있다.

왜 우리는 끝없이 혼자 있으려 하고, 또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걸까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모두 저마다 아픔을 간직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문명의 이기 속에서 대부분 자유로움 보다는 속박의 편안함을 택한 채 살아가고 있다. 속박의 편안함 대신 자유를 택하려면 어쩔 수 없는 소수자가 되어야만 한다.

'건축사와 아씨리 황제' 2018년 공연사진_황제(오민석),건축사(윤광희) /ⓒ권애진
'건축사와 아씨리 황제' 2018년 공연사진 _황제(오민석), 건축사(윤광희) /ⓒ권애진

연극 '건축사와 아씨리 황제'는 문명이 닿지 않는 무인도에서 살고 있는 한 남자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리고 비행기 추락사고 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스스로를 황제라 칭하는 인간이 나타난다. 자연과 교류하던 남자와 문명인인 황제, 그들의 소통은 불가능하다. 2년 동안 황제는 남자에게 건축사라는 칭호를 붙여주고 매일 매일의 시간을 보내며 언어와 문명에 대해 가르쳐 준다. 재판놀이를 하던 중 황제가 가지고 있는 비밀이 서서히 드러나게 된다는 내용이 불규칙적인 사건들과 대화들을 통해서 나타내어진다.

내전 중인 스페인의 식민지 모로코에서 태어나 20살 무렵부터 프랑스로 이주한 극작가이자 소설가 그리고 영화제작자이기도 한 ‘페르난도 아라발’은 사무엘 베케트, 장 주네, 외젠 이오네스코 이후 포스트 부조리극을 대표하는 작가이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혼란의 상황 속에서 스스로 죽음의 고비를 여러 차례 거친 험난한 인생을 살았으며 병약한 육체와 외모 콤플렉스 등 어두운 자아를 가지고 있었던 그는, 스페인 현대의 부조리 세계에 대해 자신의 가치관들을 탁월하게 녹여내며 유머와 사디즘과 몽상적인 기법의 희곡과 소설로 꾸몄다. 그는 최근에도 팝아트 등을 받아들인 새로운 연극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공상집단뚱딴지의 문삼화 연출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리고 부조리극은 모순이 아니라 차라리 우리 삶이 가깝다고 이야기한다. 사회 구조의 부조리들과 사람들의 관계를 중시하는 문삼화 연출의 생각들은 극에서 항상 잘 드러난다. 또한 명확한 자신만의 지론을 가지고 번역한 연극작품들은 외국의 작품들이 관객들에게 낯설지 않게 다가와 깊이 공감하며 곱씹어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연극 또한 부조리극이지만 관객들에게 어렵지 않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건축사와 아씨리 황제'의 황제 역 김준영 배우 /(ⓒ이정훈, 제공=공상집단뚱딴지)
'건축사와 아씨리 황제'의 황제 역 오민석 배우 /(ⓒ이정훈, 제공=공상집단뚱딴지)
'건축사와 아씨리 황제'의 건축사 역 윤광희 배우 /(ⓒ이정훈, 제공=공상집단뚱딴지)

작품들마다 같은 연출의 작품이 맞나 싶을 정도로 매 공연마다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문삼화 연출의 ‘건축사와 아씨리 황제’는 건축사 역은 윤광희 배우가 전 공연에 모두 출연하고 황제 역에는 김준영 배우와 오민석 배우가 번갈아 연기를 펼쳐 관객들은 배우의 조합마다 전혀 다른 느낌의 2인극을 관람할 수 있다.

무죽페스티벌은 계속 이어서 극단 종이로 만든 배 ‘세월은 사흘 못 본 사이의 벚꽃’(4월17일~28일,작/연출 하일호), 예술공작소 몽상 ‘고린내’(5월1일~12일, 작 황대현/연출 권혁우), 극단 진일보 ‘바보햄릿’(5월14일~26일,작 셰익스피어/연출 김경익), 극단 경사프로젝트 ‘경사프로젝트’(5월29일~6월9일,작/연출 정범철), 극단 Soulmate ‘Victim’(6월11일~23일,작/연출 황배진)으로 연달아 작품을 올린다.

공연시간은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4시이며, 만 14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