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인권 뉴스프리존 논설위원장

1999년에 획기적으로 설립된 최초의 온라인 커뮤니티 싸이월드가 일찍이 영어 서비스와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더라면 페이스북의 존재는 미미했을 수도 있다. 

2008년 가입된 회원이 3,500만 명이나 되던 싸이월드는 글로벌 시대 경쟁에서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결국 페이스북에 자리를 내 준 셈이 됐다.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가장 큰 장벽은 경쟁사가 아니라 글로벌 언어, 곧 영어일 수가 있다. 그래서 영어공용화에 대한 이슈가 사회나 기업에서 종종 부각되지만 단편적일 뿐이다. 그렇지만 1970년대부터 이미 핀란드, 덴마크, 스웨덴 등 북유럽 강소국들은 영어를 기업 공용 언어로 채택해 글로벌 경쟁을 선도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모국어가 있으면서도 영어 역량을 길러 글로벌 기업문화를 구축했던 것이다.

그 영어를 개인적인 차원에서 어떻게 하면 효과적일까? 영어를 습득하는 다양한 실천방법 중의 하나를 소개한다. 바로 입을 움직이는 것이다. 말하자면 크게 떠들고 외쳐댄다. 영어를 이해만 하고 머릿속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영어를 배우면서 소리 내어 크게 말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남이 보면 이상하다고 하더라도 입으로 가능한 크게 말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영어를 입으로 외치는 것은 그 자체가 스스로에게 배우겠다는 긍정의 언어를 주입시키는 마력이 있다.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영어라는 긍정의 언어를 사용하면 할수록 사고, 판단, 기억 등을 관장하는 뇌의 가장 바깥쪽에 있는 대뇌신피질이 자극을 받아 활성화 된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60조 개 세포와 1,500억 개의 두뇌 세포는 자신이 소리쳐 외치는 말을 받아 들여 기억시키기 위해 그 방향으로 신체 기능의 주파수를 맞추게 되어 있다. 영어를 소리 높여 외쳐가며 학습하게 되면 무엇보다 먼저 영어를 배우겠다는 동기를 자신의 잠재의식 속에 유발시키는 효과가 있게 된다.

또한 실질적으로는 언어에 대한 정보를 흡수하여 자신의 완전한 영어 지식으로 처리하여 저장하였다가 필요할 때 자동적으로 떠올리게 하는 기술을 습득(skill acquisition)하게 만든다. 중국의 영어 전도사인 리양은 바로 이러한 원리를 이용하여 ‘미친 영어학습법’을 창안했던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고래고래 고함을 치면서 영어를 배우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잠시 낯가죽을 주머니에 넣고 큰 소리로 외쳐라! 중요한 것은 지금 체면을 잃는 것이 아니고 장래에 체면을 지키기 위해서다.”

오래 전에 <KBS 스페셜> 프로그램에서 ‘당신이 영어를 진짜 못하는 이유’에 대해 특집방송을 한 적이 있다. 국내외 영어 전문가들이 영어를 하나도 못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영어를 습득해가는 과정을 실험한 것이다. 여기에서 영어를 잘하는 비법의 첫 번째로 뽑은 것이 ‘반드시 큰소리로 소리 내어 연습하라’였다. 이 방송 프로그램에서는 영어 초보자들에게 매일 수십 번씩 영어를 큰 소리로 읽어 녹음을 하는 과정을 반복하도록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은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었다. 그냥 머리와 눈으로만 영어를 배우는 것보다 수십 번 수백 번 입으로 크게 외치거나 낭독하며 학습했을 때 기억되는 효과가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를 배울 때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머리로 생각하고, 입으로 외치고, 손으로 쓰는 등 우리의 모든 감각기관을 동원하면 최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렇게 하는 습관을 길러두면 바로 이것이 고감도 입체학습이 된다. 

사토 도미오(佐藤富雄)가 지은『거울 앞에서 외쳐라』라는 책 이 있다. 여기에 보면 언어습관이 발휘하는 엄청난 힘이 인생을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단순한 생각만이 아니라 입으로 외쳐댈 때 그것은 바로 마력이 되는 만큼 영어를 떠들어 소리쳐가며 익힐 때 그 힘은 폭발력을 갖게 될 것이다.

요즘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서 단어를 찾아보면 원어민의 발음도 동시에 들을 수 있다. 그럴 때 발음을 귀로만 들을 게 아니라 몇 번이고 큰 소리로 따라 해보도록 한다. 영어의 인토네이션이나 문장 내용을 숙달하기 위한 따라 하기 훈련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원어민 음성의 녹음을 듣고 메아리처럼 1초 정도의 간격을 두고 곧바로 따라 하기를 시작하는 방법(echoing)이다. 이것은 발음 교정과 발성 감각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된다.

또 하나는 그림자와 같이 한 문장을 단위로 끊어서 필요하면 녹음을 멈췄다 틀었다 해 가면서 한 문장을 듣고 한 문장을 따라 하는 방법(shadowing)이다. 이 방법은 발성보다는 구나 절, 또는 문장 단위 내용에 대한 이해력을 증진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자신이 문장을 읽어 그것을 녹음하여 다시 들어보면서 반복해서 큰소리로 따라하는 것도 좋다. 그렇게 하면 발음이나 억양이나 악센트 등 미세한 부분을 직접 교정해 나갈 수 있다. 곧 스스로 자신의 영어를 평가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며 미흡한 부분에 대해 세부적으로 진단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훈련을 반복하게 되면 우리의 구강 구조가 영어에 익숙해지면서 세련된 발음이 나오게 된다. 결국 영어를 큰 소리로 외치면서 읽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영어 배우기의 긍정 에너지를 쌓으면서 동시에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길이 된다.

결국 능숙한 영어 의사소통은 올바로 듣기와 말하기의 반복과 운동처럼 입 근육을 훈련시켜서 얻는 영어다운 발성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영어 사전인 『웹스터 사전』을 만드는 메리엄 웹스터사의 퍼터 소콜로스키(Peter Sokolowski) 총괄편집인은 국내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단어를 반복해서 따라 쓰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좋은 학습법이라고 생각한다. 신체를 사용해서 외우는 방법은 기억력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실제로 입으로 소리를 내면서 외우기를 바란다. 버스나 공공장소에서 부끄러울 지라도 입으로 살살 소리를 내어 단어를 발음하다 보면 단어를 더욱 효과적으로 외울 수 있을 것이다.”

‘독서삼도(讀書三到)’라는 말이 있다. ‘독서는 눈으로 보고, 입으로 읽고, 마음으로 해득해야 한다’라는 뜻이다. 영어 배우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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