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권애진 기자] 지난 달 29일 성수동의 작은 복합문화공간 다락SPACE에서 3인 3색의 감미로운 음악살롱이 열려 봄날씨라 하기에는 쌀쌀한 날씨에 조금은 헛헛해진 마음들을 따스하게 녹여주었다.

'다락살롱' 포스터 / (제공=야스증식)

야스증식, 양상상, 우디는 대학로에서 공연을 통해 만난 배우, 연출 그리고 음악가들로, 음악과 연주 그리고 노래 등에 마음이 맞아 소소한 공연들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이다.

'야스증식'_객원보컬(권윤애),메인보컬(서정식),건반(정나현) / ⓒ권애진

다락살롱은 다락SPACE의 옥상에서 야스증식의 자작곡으로 공연을 열었다. 야스증식은 대학로에서 배우 및 연출로 활약하고 있는 서정식의 보컬 활동명으로, 이번 공연에서는 함께 드림플레이 극단에 소속되어 있는 권윤애 배우가 객원보컬로 그리고 건반과 음악감독으로 정나현이 함께 했다. 야스증식은 커버곡 몇 곡과 일기 같이 기록하곤 하던 메모를 모아서 가사를 쓰고 멜로디를 붙인 자작곡 6곡을 소개했다. 극단연습실 앞에 있는 막다른 길 표지판을 보며 “내가 ‘막다른’ 길에 서 있는 걸까? 막 ‘다른’ 길 로 가고 있는 걸까?”라는 막막함 속에서 써 놨던 어느 날의 낙서 같은 글들이 가사가 된 ‘막다른 길’, 예전 싸이월드 일기장에 써 두었던 “할 말은 하고 살지만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살면 안된다는 것을 모른다, 듣고 싶은 말은 듣지만 듣고 싶지 않은 말도 들을 줄 알아야 하는 것은 모른다”에 곡을 붙인 ‘모른다’, 소중한 동생을 위해 만든 곡 ‘바람이 고마워서’는 진솔하고 잔잔한 가사들로 관객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우쭈쭈가 필요해’는 우쭈쭈 라는 독특한 추임새가 들어간 후렴구로 처음 들어본 노래임에도 관객들이 함께 따라 부르기도 하였다.

배우이면서 싱어송라이터, 미술재능까지 겸비한 양상상 / ⓒ권애진

배우이자 싱어송라이터 그리고 무대미술까지도 가능한 양상상의 공연이 다락갤러리에서 이진기의 멜로디 연주와 어우러져 이어졌다. 양상상은 사이보그가 땅 위를 점령한 미래세계가 배경인 ‘미인: 위험한 사람’, 목포의 연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개항지의 연인’과 함께 ‘난 나밖에 모르는 사람’, ‘2016년 9월’, ‘일주일만에’, ‘이상한 사람’, ‘무서운 꿈을 꿨어요’로 이뤄진 본인의 자작곡들을 함께 나누었다.

공연 이틀 전 처음 만난 술자리에서 서로를 소울메이트라 느꼈다던 양상상의 특별게스트 김봄희 / ⓒ권애진

양상상과의 인연으로 특별게스트로 함께 한 김봄희는 10년 전 한국으로 넘어 온 새터민으로, 동국대 뮤지컬학과를 졸업하고 연기와 음악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김봄희는 아직 제목을 붙이지 않은 북한에서 짝사랑했던 사람을 그리워하며 만든 본인의 곡을 포함해 농촌의 청춘남녀의 저녁데이트 이야기를 그린 ‘뻐꾸기’, 풋풋한 사랑을 나누며 미래를 속삭이는 고등학생을 이야기한 ‘너처럼 나처럼’을 처음으로 관객들 앞에서 공개했다. 조금은 독특한 후렴구가 없는 짧은 멜로디와 일기 같은 가사들의 읊조림이 이어지는 북한식 노래들은 우리네 청춘들과 다를 바 없는 이야기들로 한 곡 한 곡이 끝날 때마다 박수와 응원들이 이어졌다.

'우디'_건반(박가영), 메인보컬(우디),기타(박대인) / ⓒ권애진

가수이자 작곡자인 우디는 서정식이 연출로 그리고 양상상이 배우로 참여했던 음악극 ‘중앙차선 버스정류장’에 조연출로 참여한 인연으로 다락스튜디오에서 마지막을 꾸며 주었다. 우디의 공연은 건반에 박가영, 기타에 박대인이 함께 하여 커버곡과 자작곡 1곡씩을 묶어 설레임, 사랑, 이별, 고독, 위로의 스토리로 묶어 진행되었다. 우디 본인의 경험들을 녹여 만든 자작곡들로 사랑의 설레임을 그린 '좋겠다', 음악으로 이어졌던 사랑이야기 '똑똑', 이별과 후회를 말한 '있을 때 잘하지', 우울증에 걸렸던 본인의 고독을 이야기한 '우울' 그리고 본인과 이 시대의 청춘에 대한 위로의 메시지 '가끔, 그래도 돼'로 감미로운 목소리를 맘껏 펼쳤다.

복합문화공간 다락SPACE 전경사진 / ⓒ권애진

다양한 문화를 즐기며 함께 놀고 상생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다락SPACE는 영화가 상영되는 공간인 다락스튜디오, 다양한 전시가 이뤄지는 다락갤러리, 정이 듬뿍 담긴 음식들이 있는 다락키친 그리고 날씨가 화창할 때만 개방되는 다락옥상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번 다락살롱은 무료로 진행되었다. 탁 트인 옥상과 전시와 영화를 위한 공간에서 이뤄진 이번 공연은 기대이상의 음향과 사운드로 다락스페이스에서 진행될 다음 공연들에 대한 기대를 안겨주었다.

현재 다락SPACE에서는 아트스퀘어앤컬쳐(대표 최샘터)와 함께 ‘청년작가와 함께 하는 전시회 with project’전시가 진행 중이며, 이번에 진행된 ‘다락살롱’과 같은 참여형 프로그램 ‘아트살롱’도 주기적으로 진행할 예정에 있다.

연극배우들도 인디가수들도 정기적인 수입은 꿈도 못 꾸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이번 공연도 많은 게런티를 받을 수 있는 건 아니였다. 하지만 자신들의 이야기를 노래하는 것이 즐겁고 그 노래를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행복한 그들의 표정은 따뜻하기만 했다.

야스증식, 양상상, 우디. 연극판과 음악계에서 활발한 그들의 행보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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