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피해 중심 증언과 달리, 당시 일상 자체에 초점

영화 에움길 포스터(사진=누미엔터테인먼트)

[뉴스프리존=김태훈 기자] “14살짜리 보고 하루에 군인 40명 내지 50명 받으랍니다. 어떻게 살겠습니까? 그런데 어떤 부모가 10년, 20년 키워 자식을 일본에 바치겠습니까? 부모가 그 사실을 알면 얼마나 가슴 무너지겠습니까?”

지난 달 22일부터 진행된 영화 <에움길> 전국 시사회가 최근 서울을 마지막으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영화 <에움길> 전국 시사회에는 일반 관객만 2,000여 명이 참석,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지난 6일 오후 3시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시사회에는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인 이옥선 할머니와 영화 <에움길>을 연출한 이승현 감독을 비롯해 진선미 장관, 나눔의 집 안신권 소장 등이 참석했고, 시사회 종료 이후 영화의 주인공인 이옥선 할머니의 증언으로 그 의미를 더했다.  

이옥선 할머니는 “주인 집 심부름을 다녀오는 길에 설명도 없이 무작정 끌고갔다”며, 그 곳에서 겪은 자신의 가슴 아픈 역사를 토로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철 모르는 아이들이 총질 당하고 매질당하고, 날마다 그런 고통을 겪으니 산 사람이 없었고, 모두 죽어버리고 말았다”며 울먹이자 객석에서도 흐느끼는 소리가 이어졌다.

또한 “일본 정부는 할머니들이 거짓말한다고 말하는데, 우리가 당하지 않은 것을 어떻게 말하겠느냐”라며 “일본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여러분이 힘을 써 달라”며 부탁과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영화를 보며 멀게만 느껴졌던 할머니들이 친할머니처럼 느껴졌다”며 “기존 ‘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들과 달리 할머니들의 일상을 다뤄 더욱 가슴 따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울러 “할머니들이 돌아가신 후에도 할머니들의 증언을 대변할 수 있는 영화”라며 “감동후불제가 있었으며 좋겠다”, “대한민국에 영화를 못 본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영화 <에움길>은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 할머니들이 모여 살고 있는 <나눔의 집>의 20년 간의 영상 기록과 추가 촬영된 영상들이 시간 순으로 나열돼 피해 할머니들의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모습을 고스띾히 담아냈다.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 할머니 총 30명이 등장하며, 평화인권운동가 이옥선 할머니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된다.  

기존 ‘위안부’ 피해 문제를 다룬 영화들과 달리 할머니들의 일상에 초점을 맞춰 우리 곁에 함께 살고 있는 할머니들의 모습을 정겹게 담아냈다. 또한, 단순한 피해자로 끝나지 않고 각자의 이름을 찾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내에서 시사회를 모두 마친 영화 <에움길>은 4월 중순부터 <나눔의 집>과 함께 일본 전역에서 시사회를 진행한다. 6월 국내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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