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온씨어터에서 떼아뜨르 봄날의 이강백 작 이수인 연출의 <심청>을 관람했다.

이강백은(1947~)전북 전주 출생으로 197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다섯」이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그 후「셋」(1972), 「알」(1972), 「파수꾼」(1974) 「결혼」(1974), 「보석과 여인」(1975) 「족보」(1981), 「쥬라기의 사람들」(1982), 「호모 세파라투스」(1983), 「봄날」(1984) 「유토피아를 먹고 잠들다」(1987), 「칠산리」(1989), 「물거품」(1991), 「동지섣달 꽃 본 듯이」(1991) 「북어대가리」(1993), 「자살에 관하여」(1994) 등을 발표하고, 1982년 동아연극상, 1986년 대한민국문학상, 1989년 서울연극제 희곡상을 수상하였으며, 『이강백희곡전집』이 평민사에서 8권까지 간행되었다.

연출가 이수인은 경남 밀양출신으로 서울대학교 사회대 지리학과 출신(91학번)으로 극단 한강, 극단 오늘 대표 역임했고, 現 떼아뜨르 봄날 대표이자 작가 겸 영화감독, 연극연출가다. 2004년 장편영화 <고독이 몸부림칠 때>를 각본 감독하고, 2006년 <떼아뜨르 봄날> 명칭으로 창단. 대표 및 상임연출을 맡는다.

2006년 6월-8월, 창단공연으로 <그녀가 돌아왔다> 연출, 2008년 2월 - 4월, <페드라-오래된 염문> 2008년 10월-11월, <그녀가 돌아왔다>, 2008년 12월, 음악극 <클럽 명월관> 연출, 2009년 <페드라 스캔들> 각색, 2009년 12월, <맥베스> 연출, 2010년 4월, <발코니> 각색, 연출, 2010년 9월, <전에도 그랬어> 연출, 2011년 2월, <낭만비극 오이디푸스> 각색, 연출, 2011년 5월, <낭만비극 오이디푸스> 각색, 연출, 2011년 10월-11월, <노부인의 방문> 각색, 연출, 2012년 5월 <왕과 나> 작, 연출, 2013년 7월 <왕과 나> 작, 연출, 2013년 12월 <해피투게더> 작, 연출, 2015년 2월 <메데아>각색, 연출, 2015년 4,5월 <그리스의 연인들> 각색, 연출, 2015년 관악극회 <헤이그 1907> 작 연출로 성공을 거두었다.

2015년 제2회 윤영선 연극상, 제52회 동아연극상 신인연출상, 제4회 레드어워드 상 등을 수상한 앞날이 발전적으로 예측되는 미남 연출가다.

<심청>은 원로 이강백 작가의 칠순기념연극이다. 무대는 선주의 집이다. 마당이 넓다. 하수 쪽에 자리한 건넌방에는 악사 세 사람이 자리를 잡았다. 중앙에 있는 안방에는 새로 인당수에 제물로 받칠 처녀가 머무는 방이다. 방 앞으로 부엌으로 가는 통로가 있어, 음식상과 술상을 내오기도 한다. 마당 하수 쪽에 대문이 있는 것으로 설정이 되고, 긴 나무걸상을 세로로 놓아 선주의 세 아들이 걸터앉기도 한다.

연극은 심청을 비롯한 많은 처녀들을 제물로 사서 인당수에 빠뜨린 선주(船主)의 이야기다. 노(老) 선주에게는 장성한 아들 세 명이 있고, 배의 경리를 담당한 장정이 등장한다. 하녀 대신 말끔한 모습의 남성이 부엌일을 맡아 음식상과 술상을 봐오고, 가끔 춤을 추는 듯한 동작을 펴기도 한다. 안방에는 팔려온 처녀가 머무는 곳이고, 심청이가 왕비가 되었기 때문에, 팔려온 처녀들은 마마라는 존칭으로 부른다.

이번에 팔려온 처녀는 주정뱅이 부친에 의해 겉보리 스무 가마니에 팔려왔다는 설정이고, 인당수에 제물이 되는 것이 억울한지, 식음을 전폐하고 기진한 모습을 보이며 누워있다. 선주가 부드럽고 다정한 말씨에 공손한 모습으로 음식 들기를 권하지만 처녀의 귀에는 그 소리가 마치 당나귀 귀에 찬송가 부르기나 마찬가지로 들릴 뿐이다. 그런 모습이 한동안 계속되니, 당연 자식들은 역정을 내고, 당장 끌어내 인당수에 싣고 가 바다에 빠뜨리자는 소리를 한다. 그러나 선주는 여직 것 보이던 행동과는 달리, 새로 사온 처녀에게 왕비를 대하듯 예우를 하며 음식 들기를 권한다.

지극정성을 보인 때문인지 처녀는 음식을 들고, 문맹을 면하려고 언문도 배워 드디어 “박 간난” 이라고 이름을 써 보인다. 노령의 선주는 그러 모습의 처녀에게 부성애를 느끼게 되고, 그동안 인당수에 빠뜨려 제물로 희생된 수많은 어린 처녀들에 대한 죄책감 때문인지, 배의 경리를 담당한 장정에게 처녀를 데리고 멀리 도망을 치라고 권하며 참회의 모습을 보인다. 처녀는 처녀대로 그동안 자신을 팔아버린 아버지를 원망하고 증오하는 마음을 보였지만, 선주의 마음씨에 감동하여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지워버린다.

제삿날이 다가오고 박 간난 처녀에게 왕비의 복장을 입히니, 겉보리 스무 가마니에 팔려온 가난한 집 딸의 모습이 아니라, 천상의 선녀가 하강한 듯싶은 모습으로 탈바꿈을 한다, 선주는 그 모습에 감탄 감동하고 박 간난 처녀를 죽이지 않기로 결심을 하고, 장정과 멀리 떠나라고 거듭 권하지만, 이번에는 처녀 자신이 인당수의 제물이 되기를 바라고 스스로 걸음을 옮길 태세를 보인다. 드디어 처녀를 아들들과 사공들이 데리고 떠난다.

홀로 남은 선주는 상념에 쌓인 채 자신이 인당수로 뛰어드는 환상과 더불어 마루 끝에 앉았다가 마당으로 떨어져 운명을 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송흥진, 정새별, 박인지, 이 길, 신안진, 윤대홍, 박창순, 김승언, 강영환, 강경호, 김솔지, 등 출연자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연주자의 연주가 극의 분위기를 상승시키고 갈채를 이끌어 낸다. 특히 귀에 익은 연주곡이나 영화주제가, 무용음악 등이 극 내용과 어우러져 관객을 감상의 경지로 이끌어 간다.

드라마터그 우수진, 무대디자인 정 영, 조명디자인 성미림, 소품디자인 박현이, 의상디자인 김동영, 분장디자인 김근영, 음악감독 김경호, 사진 김두영 조하린, 동영상 이재훈, 그래픽디자인 김우연, 무대제작 수무대, 조명크루 홍주희 운의선 김병희 정주연 원은정, 음향오퍼 이민지, 조연출 김치몽 신해연 등 기술진의 노력과 열정이 드러나, 떼아뜨르 봄날의 이강백 작, 이수인 연출의 <심청>을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뉴스프리존=박정기 문화공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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