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은 기자] “세월호 유가족들,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먹고 진짜 징하게 해쳐 먹는다”

“문제는 이 자들의 욕망이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세월호 사건과 아무 관련없는 박근혜, 황교안에게 자식들 죽음에 대한 자기들 책임과 죄의식을 전가하려 하고 있다. 보통 상식인이라면 내탓이오, 내 탓이오 할텐데 이 자들은 원래 그런 건지, 아니면 좌빨들한테 세뇌당해서 그런지 전혀 상관없는 남탓으로 돌려 자기 죄의식을 털어버리려는 마녀사냥 기법을 발휘하고 있다”

“정 의심스러운 거 있으면 당신들이 기레기들 꽉 잡고 있으니 만천하에 폭로해라. 대신에 그거 조사해서 사실무근이면 지구를 떠나라. 지겹다”

종편방송에서 매일같이 맹활약(?) 중인 차명진 전 자한당 의원(현 부천시병 당협위원장)이 세월호 사건 하루 전인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막말 중 일부다. 그는 비난이 빗발치자 글을 송두리째 삭제했다. 차 전 의원은 자신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자 황교안 대표와 박근혜에 대한 고발 소식에 흥분한 나머지 세월호 유가족을 비난했다고 밝혔다.

그는 “세월호 희생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거 같아서 순간적인 격분을 못 참았다”며 “깊이 반성한다. 반성하는 의미에서 페북과 방송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논평을 통해, 차명진 전 의원에 대한 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와 함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월호 지겹다’는 막말을 한 정진석 자한당 의원에 대한 제명도 촉구했다.

차명진 전 의원은 17대,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다. 그는 과거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최측근으로, 역시 노동운동을 하다 변절한 바 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대표적 측근인 차명진 전 의원 , 그도 노동운동을 하다 변절한 바 있다. ⓒ김문수TV

그는 국회의원 시절인 지난 2010년 7월 참여연대가 주최한 '최저생계비(당시 하루 6300원)로 한 달 나기 희망UP' 릴레이 캠페인에 참여한 뒤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이같이 적어 네티즌들의 맹폭격을 받았다. 6300원 중 4620원을 먹거리로 쓰고, 6백원짜리 조간신문 한 부를 사고, 1천원은 사회에 기부까지 했단다. 당시 그가 올렸던 글을 다시 소개한다.

오늘 그의 극언을 보면, 물가가 한참 오른 지금도 6300원이면 충분히 황제의 삶을 사시지 않을까라고 확신한다.

< 6,300원짜리 황제의 삶 >

최저생계비로 하루나기 체험에 다녀왔습니다. 식사비 6,300원을 받고 쪽방에서 1박2일을 살아보는 겁니다. 저보다 앞서서 몇 분이 다녀갔지만 한나라당 의원은 제가 처음이었습니다.

선배 경험자의 가계부를 조사했습니다.

한 컵에 800원 하는 쌀 두 컵에 1,600원, 김치 한 보시기 2,000원, 참치 캔 한 개 2,000원, 생수 한 병에 500원, 이렇게 해서 모두 6,100원이 들었답니다. 받은 돈 전부를 착실히 먹거리에 썼군요. 쌀은 주최 측에서 제공하는 걸 샀고 부식은 근처 구멍가게에서 샀답니다.

전 다르게 접근했습니다.

제가 굶어죽을까 염려한 집사람이 인터넷에서 조사한 자료를 참조했습니다. 쌀은 800원어치 한 컵만 샀습니다. 그리고 마트에서 세일하는 쌀국수 1봉지 970원, 미트볼 한 봉지 970원, 참치캔 1개 970원에 샀습니다. 전부 합해 3,710원. 이정도면 세끼 식사용으로 충분합니다. 점심과 저녁은 밥에다 미트볼과 참치캔을 얹어서 먹었고 아침식사는 쌀국수로 가뿐하게 때웠지요. 아참! 황도 970원짜리 한 캔을 사서 밤에 책 읽으면서 음미했습니다. 물은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수돗물을 한 양재기 받아서 끓여 놓았지요. 이 정도면 황제의 식사가 부럽지 않지요.

나머지 돈으로 뭐 했냐구요? 반납하지 않고 정말 의미있게 썼습니다.

먹거리로 쓴 돈 4,680원을 빼니까 1,620원이 남더군요.

그중에서 1,000원은 사회에 기부했습니다. 체험 내용 중에 쪽방촌 사람들 도우는 일이 있는데 제가 만난 사람은 1급 시각장애자였습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으나 1평짜리 골방에 박혀 매일 술로 지새웠습니다. 그 분을 부축하고 동사무소에 도움을 신청하러 가는데 인사불성에 속이 불편한 지 계속 꺼억댔습니다. 약방에 가서 제 돈 1,000원을 내고 속 푸는 약을 사드렸습니다. 집에 돌아가서는 걸레를 물에 빨아 방 청소를 해드렸는데 이불을 들자 바퀴벌레 수십 마리가 혼비백산 달아나더군요. 바퀴벌레 알도 쓸어내고 청소를 마친 다음에 젖은 수건으로 온몸을 닦아 드렸습니다. 기분 좋은 지 살짝 웃더군요.

하루밤을 잘 자고 난 다음날 아침 주변을 산책했습니다. 돌아오면서 조간신문 1부를 600원에 샀습니다. 문화생활을 한 셈이죠. 마지막으로 남은 돈은 20원이었습니다.

나는 왜 단돈 6,300원으로 황제와 같은 생활을 할 수 있었을까? 밥 먹으라고 준 돈으로 사회기부도 하고 문화생활까지 즐겼을까? 물가에 대한 좋은 정보와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는 건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최저생계비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분들이 저처럼 될 수 있을까요? 단 하루 체험으로 섣부른 결론 내리는 것은 옳지 않겠지요. 다만 최저생계비만 올리는 것으론 답이 안 나올 것 같습니다. 국가재정에도 한계가 있고요.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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