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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5년, 조사방해의 주범들 공판..이병기·안종범·조윤선 '내 책임 아니다'
  • 정현숙 기자
  • 승인 2019.04.17 00:08
  • 수정 2019.04.1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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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세월호특조위 업무방해' 주범들.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병기, 정무수석 조윤선, 경제수석 안종범

[정현숙 기자]= 세월호 참사 5주기인 16일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업무방해 혐의 공판이 열렸다. 재판에 넘겨진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안종범 전 경제수석비서관, 조윤선 전 정무수석비서관이 이구동성으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민철기)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에서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 전실장, 안 전수석, 조 전수석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공판에는 이 전실장 등 3명과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영석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윤학배 전 해수부 차관도 참석했다.

증인신문에서 이 전실장 등 3명은 이날 검찰 측이 증거로 제시한 청와대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실수비)의 결과보고서'와 강용석 당시 청와대 해양수산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의 업무수첩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JTBC는, 의혹이 가득한 박근혜의 7시간 반이 파헤쳐지는 걸 막기 위해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움직였음을 보여주는 문건을 2015년 입수했다. 2015년 10월에서 11월 사이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시한 내용들이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기간에 작성된 대통령기록물인데, 7시간 반에 대한 조사를 막으라는 비서실장의 압박이 담겨 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서도 이들은 한결같이 "기억나지 않는다, 잘 모른다"고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박근혜 7시간 행적이 드러나지 않도록 청와대와 경찰, 국정원을 총동원했다. 공판 과정에서 이 모든게 드러났는데도 관련자들은 모르쇠로 나오고 있다.

사진: JTBC

더 충격적인 것은 국가 공무원인 해수부 간부들까지 모두 조사 방해에 동조했다는 점이다. 당시 조사 방해에 가담했던 해수부 간부 일부는 지금도 해수부 산하 기관에 수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재판 기록에 따르면 당시 박근혜는 세월호 특조위 인원이 너무 많다며 125명에서 60명으로 축소하라고 지시했고, 조윤선은 새누리당에 전달해 서울시 모 호텔에서 모두 만나 회의를 가졌다. 회의에는 조윤선과 당시 새누리당 원내부대표였던 김재원이 참여했고 주도했다. 특히 조윤선은 문체부 장관시절 행한 블랙리스트에 이어 세월호 조사 방해까지 연루되어 재수감 될 여지가 있다.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피고인이지만 이날은 증인으로 신문을 받았다. 그는 2015년 10월 30일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실수비)에서 박근혜의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행적 조사가 특조위 안건으로 채택되지 못하도록 해수부가 적극 대응하라고 질책한 인물이다.

검찰은 이 전 실장이 독립성을 보장받아 할 특조위에 개입을 지시해 직권남용죄에 해당한다고 본다. 윗선 지시가 일사천리로 아래로 하달되고, 공무원들은 청와대 손발이 돼 움직인 정황이 재판 기록 분석에서 확인됐다.

이 전 실장은 이날 증언에 앞서 “오늘은 4월 16일”이라며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에 대해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에게도 위로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증언들은 모두 ‘면피성’이었다. 실수비 발언은 원론적인 당부였고, 자신은 세월호 인양을 박근혜에게 관철시킨 장본인이라는 점을 부각하며 특조위 방해를 할 의도가 없다고 주장했다.

세월호 때문에 박근혜와 사이가 나빠졌다고도 했다. 참사 1주기 전날인 2015년 4월 15일 박근혜가 콜롬비아 출국 일정을 잡아서 자신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피력하면서 논쟁을 했다는 것이다. 이 전 실장은 “이게 도대체 말이 되느냐고 말했지만 (박근혜) ‘국가 간 약속인데 어떻게 하나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특조위 관련 사안은 박근혜가 자신을 배제하고 수석들로부터 직접 보고받았을 가능성을 넌지시 제시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수사하면서 박근혜가 특조위 방해를 지시했는지 여부는 밝혀내지 못했다. 이 때문에 피고인들의 화살이 기소되지 않은 박근혜를 향하면서 자신들의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고 있다.

청와대와 해수부가 특조위 대응 방안을 마련한 정황이 빼곡히 담긴 강용석 당시 청와대 해양수산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의 업무수첩도 마찬가지다. 이 전 실장은 “강용석 수첩이 이 사건의 바이블처럼 여겨지는데 수첩 쓰는 사람들 다 알지만 20~30%는 주관적인 것을 적는 것 아니겠느냐”며 “수첩에 쓰여있다고 다 그렇게 됐다고 단정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했다.

안종범 전 수석과 조윤선 전 수석도 시종일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검찰은 안 전 수석 증인심문 때 강용석 행정관의 업무수첩 원본을 증거자료로 제시했다. 공개된 수첩에는 '8월 2일 경제수석 회의 세월호 특조위 활동에 대한 대응방안'. '거버넌스 문제', '컨트롤 해야 하지 않은가', '시스템적으로 정리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안 전 수석은 '직접 지시한 것 아니냐'는 검찰의 질문에 "여러 번 말했지만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며 "평상시에 의도적으로 영어표현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세월호 특조위 관련해 단 한 번도 보고한 적도 없고 대통령이 물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증인신문을 받은 조 전 수석은 해수부가 당시 정무수석실의 소관 부처가 아니었기 때문에 특조위의 설립과 활동을 잘 알지 못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당시 다른 조찬회의를 주재해야 할 경우가 많아 수석비서관회의에는 양해를 구하고 불참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자신은 특조위 활동 대응 방안 등이 논의됐던 회의와는 관련성이 적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박근혜 청와대는 그의 오리무중 7시간을 감추기 위해 시간까지 조작했다. 심지어 세월호에서 나온 VDR까지 조작했다. 세월호가 갑자기 기울 당시 VDR 기록 3분이 통째로 지워진 것이다. 그 기록이 있어야 고의 침몰인지 물체에 의한 충돌인지 알 수 있다. 우연하게도 당시 화물 컨테이너들이 고박되지 않은 채 있었고, 당시 선장은 갑자기 세월호를 우회했다. 이게 과연 우연일까?

사진: JTBC

세월호 고의 침몰설이 점점 확신적인 것이 세월호가 기울고 약 1시간 40분 동안 해경이 학생들을 구조하지 않고 거기에 별다른 구조 요청도 없이 세월호 주변만 빙빙 돌면서 시간만 끌었다는 것에서 알 수 있다. 무조건 움직이지 말라며 아이들을 차디찬 물속으로 손 쓸 틈도 없이 고스란히 수장시킨 것이다.

지체하지 말고 망치로 유리창을 깨고 구조를 시도했다면 대부분 살아났을 것이다. 하지만 세월호 선장은 "그 자리에 가만히 움직이지 마라"며 방송하고 세월호 기관사 등 관련자 대부분은 빠져나왔다. 도대체 무슨 기획이 있었고 무슨 의도가 있어서 일까.

아이들이 차디찬 물속으로 다 가라앉을 즘 위기컨트럴 최고 수장인 대통령 박근혜는 5시간 후에나 퉁퉁 부은 얼굴로 중앙대책본부에 나타나 "구명조끼가 있는데 그건 사용 못 하나요?"하고 참으로 역사에 길이 남을 생뚱맞은 말을 했다. 정녕 박근혜 정부가 숨기고 싶은 것이 바로 그거다. 세월호 특조위가 그 행적이 묘연한 7시간을 조사하지 못하도록 온갖 방해 공작을 다 편 것이다.

세월호 5주기를 맞아 이날 공판에는 평소와 달리 취재진 30여명과 관계자들이 방청석에 앉았다. 피고인들은 이날 오전 법원 앞에서 기다리는 취재진을 피해 법정에 들어왔다. 이날 재판부는 "다음 기일이나 그다음 기일에 최후변론을 진행할지 생각 중"이라며 이르면 5월 안에 재판을 종결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정현숙 기자  onlinenews@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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