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 : 작은 갱들의 도시>를 연출한 클라우디오 조반네시 감독 /ⓒ권애진

[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지난 2016년 <플라워>로 전주와 이미 인연을 맺은 클라우디오 조반네시 감독의 신작 <나폴리: 작은 갱들의 도시> 기자회견이 2일 전주시 전주영화제작소 내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열렸다. 이 작품은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어 은곰상(각본상)을 받았으며, 성장 영화의 표본과도 같은 영화이자 에너지와 비극적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나폴리 : 작은 갱들의 도시 (Piranhas)> 스틸사진 /(제공=전주국제영화제)

니콜라를 비롯한 10대 소년들은 어른들의 마약 밀매 사업을 도우며 세력을 늘려나간다. 새로운 스쿠터를 구매하여 나폴리의 골목을 질주하고, 총을 사들여 어른들의 조직을 잠식해가기 시작한다. 새로운 실세가 된 니콜라는 시장에서 일하는 어머니를 위해 가구를 사들이고, 다른 구역에 있는 소녀와도 사랑에 빠지게 된다.

<고모라>의 원작자로 널리 알려진 로베르토 사비아노의 동명 소설을 옮긴 이 작품은 질주하는 청춘들의 모습과 이면을 고전적인 스타일의 영상미를 통해 포착해낸다. 이탈리아의 떠오르는 감독인 클라우디오 조반네시는 원작자의 영화화 요청으로 소설의 일부내용을 영화로 옮기면서 성장의 이면을 빛과 어둠이 교차하며 선과 악이 양분화 되는 느와르 스타일로 그려내면서 나폴리의 곳곳을 속도감 있게 표현하고 있다.

개막작 기자회견에 참석한 클라우디오조반네시 감독(과 통역사), 이충직 집행위원장 /ⓒ권애진

개막 기자 회견에 참석한 클라우디오 조반네시 감독은 “학교가 없고 아버지가 없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 감정에 중점을 두었다”며 “‘고모라’와 같은 범죄영화나 느와르 영화가 아니라 10대가 순수함을 잃어가는 과정을 그렸다”고 작품을 설명했다.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아이 같은 순수함과 어른들의 비정함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외줄타기 같은 연기들을 보이는 10대 소년들의 캐스팅에 대해 클라우디오 조반네시 감독은 “프로가 아닌 아직은 전문이 아닌 배우들을 4,000명이 넘는 오디션을 통해 8명을 뽑았다”며 “오디션 때 들은 그들의 이야기가 영화에 녹아들어가 있다”고 촬영 뒷이야기를 전하였다. 8명의 소년들은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관객들에게 먼 이국적 이야기에 공감대를 만들어냈다.

실제 나폴리 한 지역에서 아이들이 패권을 잡으려 유혈사태가 벌어진 일에 대해 재판을 받은 실제사건을 배경으로 사비아노가 쓴 소설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나폴리: 작은 갱들의 도시>는 단순한 질문 “이 아이들이 이것을 선택했을 때 무엇을 느끼고 어떤 감정을 가졌을까? “ 라는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에서 시작되었다고 감독이 전했다.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도 모든 관객들이 궁금했다던 열린 결말에 대해 감독은 “본인은 오픈엔딩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명백하게 전하고자 하는 것은 순수를 상실했을 때 여기서 더 이상 전진하지 못하고 다시는 10대로 돌아갈 수 없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화장을 지우는 장면에 심혈을 기울였으며 현실과 소설의 중간쯤 되는 부분으로 ‘No Return Point’를 그려내는 것이라 설명하였다.

개막작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이상용 프로그래머 /ⓒ권애진

기자회견의 질문들을 정리하며 자리에 함께 한 이충직 집행위원장은 “개막작 뿐 아니라 폐막작도 10대를 그린 영화이다. 개폐막작 모두 순수성을 상실했을 때 끝이 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주국제영화제가 초기 정신을 잃을 때는 더 이상 전진할 수 없기에 초심 잃지 않고 더 발전해가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개막작을 초청한 이상용 프로그래머는 ‘한국관객도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작품에 설명을 더하였다.

'이사도라의 아이들'의 한 장면, '춤'이라는 움직임과 무대, 관객과의 관계를 창에 담아 영화적 경험의 의미를 재해석한 포스터(왼쪽), '불숨'의 한 장면, 예술가의 장인정신이 자연과 합일되는 과정을 끊임없이 펼쳐지는 책 속의 한 장면으로 표현한 포스터(오른쪽) /(제공=전주국제영화제)

봄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줄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11일까지 이어지며, 관객들은 출품작 53개국 274편의 멋지고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만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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