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세이] 귀감 삼을 패러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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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세이] 귀감 삼을 패러다임
  • 박종형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5.07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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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기가 열리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했다. 빠른 변화에 적응하려는 기업은 어떤 패러다임을 따를 것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패러다임(paradigm)이란 무엇인가. 
사전적 정의로는, ‘극명하거나 전형적인 모범 또는 본디의 모양’을 의미한다.  경영학적 정의로는, 시대를 규정하는 ‘시대정신 zeitgeist’과 그 시대의 ‘주도적 생산방식’을 의미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우리는 그것을 ‘사고의 틀’이나 ‘사고방식’으로 이해한다.

패러다임은 시대사조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변한다. 그것을 ‘패러다임의 전환 paradigm shift’라고 한다. 그것은, 한 패러다임이 다른 패러다임으로 바뀌는 것으로, 인류 역사를 바꾸고 사상을 변화 시켰으며 생활을 바뀌게 만들었고 사회를 변화시켰다. 그것은 또한 ‘고정관념의 타파’를 의미하는 것으로, 내면으로부터 시작해야하며, 자기 개선이 타인과의 관계개선에 앞서야 하는 것이다.

물론 패러다임의 전환은 기업경영에 직간접으로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예컨대, 80년대까지만 해도 일본 식 경영의 ‘신기神器’라고 높이 평가했던 ‘종신고용제의 미덕’은 지금에 와서는 시대변화에 맞지 않는 패러다임으로 버려지고, 그 대신으로 성과주의가 낳은 연봉제 같은 인사제도가 새 패러다임으로 등장했다.

따라서 빠르고 다양한 패러다임의 전환에 기업이 어떻게 적응할 것인지와 보다 나은 경영을 위해 개인으로부터 전사적으로 어떻게 발상의 전환을 시도할 것인가는 기업이 안고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귀감 삼을 좋은 패러다임을 추천하라고 하면 서슴없이 일본 혼다회사의 성공적 경영 패러다임을 권하고 싶다. 그건 혼다의 창업자가 존경받는 기업가로서 소유했던 경영철학에서 나온 것이며, 그것을 기조삼아 따르고 실천해서 혼다를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공 시켰기 때문이다.

‘제품 만들기의 패러다임’은 거품 경영에 대한 안티테제(反定立)다.
이 패러다임은 세상을 풍미하는 지식정보화 물결에 동요하지 않고 그저 공장에서 최고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 싸게 파는 게 견실한 성장을 지속하는 바른 길이라는 사고방식이다. 
실제로 혼다 회장은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긴 채 평생을 공장에서 일했다.

신세기로 접어들면서 어마지두에 팔풍받이 신세로 전락한 ‘굴뚝산업’ 경영자들이 깊이 음미해봐야 할 경영철학이다.

‘독창과 창조의 패러다임’은 권위주의에 대한 안티테제다.
혼다 회장은 독창성이란 독립자존의 정신에서 비롯된다고 믿고 일본 최고의 창조적 인간을 자처, 일체의 모방을 배격했다. ‘모방창업’으로 패전국에서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급성장한 일본에서는 이단적인 경영철학이다.

그는 모방에 능한 일본인의 천박성을 꼬집어, “일본인은 따라 하기의 명수라서 설사 빨간 신호라도 모두가 건너가면 두려워하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현대경영을 해온지 채 반세기도 되지 않은 동안에, 마치 좌수우응左酬右應하듯 미국식 경영이다 일본식 경영이다 우르르 그 패러다임 수레를 올라타고, 경험도 없는 현학적 이론에 나란히 줄 서 줄레줄레 따라다녔든 우리네 기업들이 지금이라도 촌탁할 패러다임이다.

‘자유와 책임의 패러다임’은 관리사회에 대한 안티테제다.
이른바 ‘혼다 정신’의 요체는 ‘자유’다. 그는 경영의 근간을 창조성과 독창성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분권제의 사업부제에 두고 중앙집권제에 반대했다. 해서 그는 퇴임할 때까지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서, 경영은 외부서 영입한 전문경영자한테 위임한 채 자신은 연구와 생산부문을 책임져 경영했다.

따라서 그의 의사결정방식이나 관리방식은 일종의 ‘GOMUD 전략: 상하좌우 커뮤니케이션방식의 의사결정으로 참여경영방식’의 민주경영방식이었다.
우리네 기업처럼 소유 지배경영 같은 군림이나 전근대적인 권위주의적이고 관료주의적인 하향일변도식 경영을 철저하게 배격한 것이다.

저러한 민주적 경영을 하 기 위해서 혼다 회장은 학력과 직위에 대한 안티테제로 ‘학력 무용의 패러다임’을, 공사(公私)의 혼동에 대한 안티테제로 ‘연고정실 부정의 패러다임’을, ‘회사주의會社主義에 대한 안티테제로 ‘파벌 부정의 패러다임’을 실천했다. 그건 공평무사의 경영을 하겠다는 것이고, 기업은 결코 개인의 소유일 수 없다는 것이며, 파벌은 모든 분란과 불화의 근원이라 소위 일본이 자랑(?)하는 ‘회사인간’의 존재를 부정하는 패러다임이었다.

그는 “사원이란 회사를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서 일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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