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한 집안에서 벌어지는 애증의 서사를 통해 삶의 부조리를 응시하고 있는 영화 <욕창>이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에서 프리미어상영을 마치고 경쟁부문의 시상을 기대하고 있다. 심혜정 감독이 연출한 <욕창>은 2018년 전주시네마펀드(JCF)에서 2차지원금 시상 및 전주영화제작소상,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JICA)상을 수상한 바 있다.
영화 <욕창>은 죽음을 앞 둔 누군가의 육체를 늘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남아 있는 사람들이 벌이는 부패한 욕망의 투시도를 그리고 있다. 욕창으로 인해 썩어가는 육체에서 냄새가 나듯이 이 영화에 등장하는 대다수 인물들의 마음에도 썩는 냄새가 난다. 그런데도 그것이 단순히 추하다고 경멸할 것만이 아닌, 살아있음으로서 초래되는 불가피한 것임을 어쩔 수 없이 긍정하게 하는 힘을 이 영화는 보여주고 있다.
심혜정 감독이 공들여 캐스팅한 퇴직 공무원 강창식 역 김종구 배우, 수년 전 뇌출혈로 쓰러진 부인 나길순 역 전국향 배우 그리고 불법체류자인 재중동포 간병인 유수옥 역 강애심 배우는 많은 대사가 필요하지 않을 만큼 작은 표정과 정교한 몸짓들로 배역들의 심리에 공감하고 몰입하게 만드는 아우라를 보여 주고 있다.
강창식과 나길순의 자식들, 딸 강지수 역 김도영 배우, 아들 강문수 역 김재록 배우, 며느리 이지영 역 권미아 배우들은 환자가 있는 가정의 속내들을 너무나 사실감 있게 묘사하며 극에 긴장감을 더해 준다.
미술작가이자 영화감독 심혜정 감독은 영화 <욕창>의 하이라이트 장면 중 하나인 점점 희미해져 가는 자욱한 연기 속 강창식의 얼굴은 ‘가족 모두가 연기 속에 갇힌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존재’임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관객들에게 전했다. 의학의 발달로 수명이 늘어난 요즘시대에서 죽음 자체가 공포라기보다는 죽지 못하고 계속 살아가는 것이 오히려 공포라 이야기한다.
따뜻한 느낌의 <욕창> 주제곡 ‘첫사랑’은 영화에서 첫째아들 강문수 역으로 출연한 김재록 배우가 작사를 하였으며 함께 ‘금주악단’을 하고 있는 권성모 배우가 음악감독 및 작곡한 곡으로 서영주의 목소리로 애절함을 더하였다.
너무나 직접적인 제목 <욕창>에 대해 심혜정 감독은 '욕창'은 질병 중에 찐득한 질병이라 느껴서 선택한 것으로, 일반관객들에게 쉽게 다가서는 게 더 중요하기에 긍정적이고 입에 잘 붙는 '찐득한' 제목을 공모 중이다.
극영화, 다큐멘터리, 실험영화 등 다양한 장르를 다루고 있는 심혜정 감독의 신작 <욕창>은 <굿바이썸머(박주영 감독)>, <뎀프시롤(가제)(정혁기 감독)>, <리메인(김민경 감독)>, <애틀란틱 시티(라주형 감독)>, <이장(정승오 감독)>, <파도를 걷는 소년(최창환 감독)>, <흩어진 밤(김솔/이지형 감독)>, 다큐멘터리 <다행이네요(김송미 감독)>, <이타미 준의 바다(정다운 감독)>의 다른 9편의 작품들과 한국경쟁 부문에서 대상, CGV아트하우스 배급지원상, CGV 아트하우스 창작지원상, 배우상의 수상을 경쟁하며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시상식은 금일 6시부터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개최된다. 공서영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번 시상식은 한국경쟁을 비롯한 12개 부분의 시상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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