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손우진 기자] 고 장자연 씨 사건과 관련해 법정에 나온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8일 서울서부지법 재판에 출석해 남긴 증언이 화제다.

서울서부지법 민사12부(부장 정은영)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에서 조선일보 측에 수사 상황을 수시로 알려줬다고 밝혔으며 증인으로 출석한 조 전 경찰청장은 2009년 고 장자연 사건 수사 당시 경기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했다.

이와 관련 상당히 깊은 이야기까지 알려줬다는 것과 이날 재판에서 조 전 청장은 "제가 살면서 가장 충격 받았던 사건 중 하나"라고 털어놨다.

이날 법정에서 조 전 청장은 조선일보측으로부터 협박도 당했다고 증언했다. "이동한 조선일보 사회부장이 집무실로 찾아와 '우리 조선일보는 정권을 창출할 수도 있고 정권을 퇴출시킬수도 있다. 이명박 정부가 우리 조선일보하고 한판 붙자는 겁니까?'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순간 조 전 청장은 "그런 이야기를 듣고 나니까 제가 당황스러워하면서 '우리 경찰은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으냐'고 말했다"고도 했다.

심지여 조 전 청장은 "수사기밀 빼고는 다 알려줬다"고 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조 전 청장은 장자연 사건을 수사했던 2009년 3~4월쯤 당시 조선일보 이 사회부장이 수원에 있는 경기지방경찰청으로 직접 찾아와 이렇게 말했다고 진술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지난해 10월 장자연 사건 보도와 관련해 PD수첩과 미디어오늘, 조 전 청장 등에 23억여원의 손해배상 및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조 전 청장은 또 2009년 당시 수사 실무진이 방상훈 사장에게 출석요구를 하자, 조선일보 이동한 당시 사회부장이 찾아와 협박을 했다고 밝혔다. 이동한 부장은 "우리 조선일보는 정권을 창출시킬수도 있고 퇴출시킬 수도 있다, 이명박 정부가 조선일보와 한판 붙자는 겁니까"라고 말했다고 조 전 청장은 증언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이 전 부장이 재판에 직접 나와 "길에서 저를 만나면 알아보겠느냐"며 조 전 청장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앞서 PD수첩은 2회에 걸쳐 장자연씨가 생전 수많은 접대 자리에 강제로 불려나간 것과 그가 남긴 문건들에 대해 보도했다. 지난해 7월 31일 방송에서는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이 언급됐다.

조선일보는 다음날인 8월 1일 입장문을 내고 "PD수첩은 2009년 장자연씨 사망사건 수사 당시 조선일보가 경찰 수사팀에 압력을 행사했고 그 결과 경찰이 제대로 된 수사와 처벌을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며 "그러나 조선일보는 당시 수사팀에 대해 어떠한 압력도 행사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정권 운운하면서 저한테 협박을 해대니까 저 때문에 뭐 정권이 왔다갔다 할 수 있는 그런 걸로까지… 제가 심각한 협박을 느꼈죠." 방상훈 사장의 이름이 거론되지 않게 해달라며 여러 차례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방상훈 사장은 경찰에 소환되지 않았고 수사관들이 조선일보 측을 직접 방문해 조사하는 걸로 마무리됐다.

당시 방송에서는 지난 2009년 배우 고(故) 장자연씨와 관련된 성접대 강요 의혹 사건의 수사 책임자였던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방송에서 당시 압박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협박의 당사자로 지목된 이동한 당시 사회부장은 법정에 나와 "장자연씨 수사와 관련해 조 전 청장과 만나거나 통화한 적이 없다"면서 외압 의혹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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