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이 오늘 2차로 발사한 ‘전술유도무기’에 대해 “단거리 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만약 이것이 탄도미사일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KBS 송현정 기자와 함께 한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에서 남북한 문제, 특히 최근 북한의 미사일 추정 발사체 발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 : 청와대

9일 오후 8시 30분부터KBS와 KoreaTV가 공동으로 중계한 문 대통령은 "북한이 오늘 다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를 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리고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며칠 전에 쏜 발사체는 사거리가 비교적 짧았지만 오늘은 평안북도에서 육지를 넘어 동해안으로 두 발을 발사했는데 그 중 하나가 400km가 넘어서 한미 당국은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하고는 이 발사체가 탄도미사일일 경우 유엔제제 위반을 말한 것이다.

군도 이날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에 대해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된다”는 발표를 내놨다. 9일 오후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은 오늘 오후 4시29분과 오후 4시49분경 평안북도 구성 지역에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불상 발사체 각각 1발씩 2발을 동쪽 방향으로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지난번에는 고도가 낮았고 사거리도 짧아서 미사일로 단정하기 이르다고 판단했지만 이번 발사는 고도가 낮았지만 사거리가 길어서 일단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하는 것이다"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런 다음 "유엔 안보리 결의는 북한의 중·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겨냥한 것"이라며 "그 이전에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때에는 문제 삼은 적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하지만 유엔 안보리 결의 속에는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지 마라'는 표현이 들어 있어서 단거리라고 해도 탄도 미사일이면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며 "면밀히 분석해서 위반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지난번에 발사한 것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는지 여부는 판단 중에 있지만 미국은 지금까지 유엔 안보리 결의는 위반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한 뒤 "남북한 군사합의 위반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며 "북한의 이런 행위가 거듭된다면 대화와 협상 국면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북한 측에 경고하고 싶다"고 말해 ‘경고’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최근 진행되고 있는 북한의 ‘도발적’ 행동에 대해 일종의 '시위성'임을 지적 그리 큰 문제는 아니라는 판단을 하고 있음도 나타냈다.

그는 "(북한의 최근 행보에 대해)정확한 의도를 알 수는 없지만 북한이 자기 매체를 통해 밝힌 내용을 종합해서 보자면 지난번 하노이 회담에서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것에 상당히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하고 "한국과 미국을 향한 시위성 성격이 있지 않나 싶다"고 평가했다.

또 이 같은 북한의 행동을 두고 "앞으로 비핵화 대화를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고자 하는 압박의 성격도 담겨 있다"고 판단한 뒤 "조속한 회담을 촉구하는 성격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또 "일단 북한의 계획된 행동으로 보여지지만 이 대화 판을 깨지 않으려는 모습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즉 "과거에 이런 발사를 하면 '고도의 미사일 기술을 확보했다'는 등 허세를 부리거나 과한 행동을 했지만 이번에는 신형전술유도무기를 실험했다고 낮은 자세로 발표했다“는 점을 말하고 “발사의 방향이나 발사지역도 한미에 위협되지 않는 방식으로 발사해서 북한도 한편으로 판을 깨지 않도록 유의를 하고 있다"라고 분석한 것이다.

따라서 문 대통령은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북한도 대화의 장에서 불만을 정확하게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런 방식으로 북한의 의도를 여러 가지로 해석하도록 하고 대화와 협상 국면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일단 북한의 의도가 어디에 있든 이러한 행동이 대화 국면을 오히려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하고 싶다"며 "근본적인 해법은 북미가 조속히 마주 앉는 것이고, 그렇게 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도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에서 국정을 설명하고 있는 문 대통령...사진제공 청와대

 
한편 이날 대담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의 발사체 발사 이후 지난 7일 한미 정상간 나눈 전화통화 내용도 비교적 상세히 전했다. 특히 이 통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북식량지원에 지지 의사를 나타낸 과정을 자세하게 언급했다.

그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발사가 좀 고약하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나는 김정은 위원장을 좋아하고,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에 있다, 나는 김 위원장과의 대화를 원하고 대화를 통해 잘 해결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시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간 대화 속도를 내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나?'고 저한테 질문하기도 했다"라며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대북식량 지원문제가 논의됐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동포의 심각한 기아 상태를 우리가 외면할 수 없고, 우리가 동포애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식량을 지원할 수 있다"며 “그 다음에 대화의 교착상태를 조금 열어주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식량지원이 대화국면을 유연하게 할 것을 유추하고는 “그런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식량지원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담자인 KBS 송현정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식량지원에 지지의사를 나타냈다는 내용이 미국 측 브리핑에서는 빠져있다’고 지적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식량지원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면서 '나는 한국의 인도적 지원을 절대적으로 축복한다, 그것은 굉장히, 아주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한 것을 발표해 달라고 했다"는 말로 당시 통화 내용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런 다음 문 대통령은 '대북삭량지원' 협의를 위한 여야 대표 회담을 제안했다.

그는 "남북협력기금을 사용해야 하고, 사후(지원 후)에는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며 "대북식량지원은 대통령과 여야가 모여서 협의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한 것이다.

이어 "(오늘) 두 번 째 발사가 있기 전에 한미가 대북식량지원을 약속했는데 또 다시 발사가 있었기 때문에 국민의 공감과 지지도 필요하고, 여야 정치권의 충분한 논의도 필요하다"며 "차제에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의 회동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에 대담자가 "여야 대표 회담을 제의한 것으로 해석해도 되느냐?"고 묻자 "그렇다"라며 "대북식량지원 문제와 안보문제에 국한해서 여야 대표 회담을 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이 같은 대통령의 제안을 야당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지, 또 이를 기회로 패스트트랙으로 인해 벌어진 대치정국이 대화정국으로 전환될 것인지 주목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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