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업의 현장 '오아시스 가든'을 보며

도시농업의 현장 '오아시스 가든' 박승부 오아시스포트 회장의 모습

[뉴스프리존=김현무 기자] 인천 남동공단, 공장들이 밀집된 거리를 지나노라면 칙칙함이 온 몸을 휘감아 온다. 그런데 이곳에 농장이 있다는 말을 듣고 의아해진다. 그리고 그 장소가 산업용 스틸기구 전문업체라면?

뭔가 머릿속이 혼란해져온다. 네비게이션 대로라면 잘 찾아온 것은 맞는데, 여기 정말 맞나 싶다. 어느새 (주)록키 사옥의 문은 열리고, 박승부 오아시스포트(Oasis Pot) 회장이 미소로 맞는다.

70세가 훌쩍 넘었음에도 그의 모습에는 열정이 가득 넘친다. 그리고 옥상에 도착하니 화분들이 가득하다. 계속 자라는 화분도, 열매를 맺은 화분도, 그리고 나무가 뻗어나가는 화분도 있다.

"도심, 그것도 공단 한복판 옥상에 '하늘농원'을 조성했습니다. 요즘 도시농업 이야기 많이 하는데, 이렇게 콘크리트 바닥에서 작물을 재배할 수 있어야 진정한 도시농업 아닐까요?"

종류를 손가락으로 세다 포기할 정도로 많은 종류의 작물이 가득하다. 산인지 들인지 모를 옥상은 5월의 푸르름이 뒤덮고 있다. 그리고 박승부 회장은 화분 밑을 자세히 보라고 한다.

박승부 회장의 열정과 연구노력으로 탄생한 도시농업의 현장 '오아시스 가든' 의 모습이 보인다. 

밑구멍이 없었다. 뭔가 이상했다. 밑구멍이 없으면 물이 안 빠져 뿌리가 썩어버릴텐데. 아니면 안 보이는 곳에 구멍이 있는 것을까 한참으로 고민하던 차에 박 회장은 설명한다.

"화분에 준 물은 흙 속을 흐르다 길을 찾으면 그냥 흘러버립니다. 실제로는 안 준 것이죠. 하지만 구멍을 막으면 그 물이 안 나가겠죠. 그런데 잘못하다 썩을 수 있으니 실제 흡수되는지 측정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모든 화분은 밑구멍이 뚫려 배수를 촉진하지만 '오아시스포트'는 밑구멍이 없다. 대신 아래단 측면에 투명 호스의 코크를 달아 화분 안에 물의 양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물이 많다 싶으면 코크를 옆으로 돌려 물을 뺄 수 있다.

또한 꾸준히 물을 줘야 하는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화분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흠뻑 주면 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했다. 화분과 화분을 T관으로 연결해 하나에만 물을 줘도 다수개에 물이 주어질 수 있도록 한 것.

"화분 자체도 토양 50리터가 들어가는 40cm 깊이의 사각 박스로 구성돼 저수량이 풍부합니다. 토심이 깊어 뿌리가 깊은 심근성 작물도 문제없이 기를 수 있도록 했죠."

우리나라 농업의 발전방향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 끝에 '약칠 일도, 풀뽑을 일도, 물줄 일도' 없는 화분을 개발해 낸 록키연구소 도시농사 개발팀, 그리고 박승부의 회장의 열정과 연구와 노력을 반추하며 문득 내 자신을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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