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된 이래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21일 본인의 재판에 출석했다.

김 전 기획관의 모습이 언론에 공개적으로 포착된 건 지난해 7월 자신의 1심 선고 기일 이후 299일 만이다.

김 전 기획관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3부(배준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했다.

지난달 병원에 입원했다는 김 전 기획관은 회색 모자와 마스크를 쓴 채 아들이 밀어주는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들어섰다.

그는 재판부가 거주지를 묻자 "집에서 요양 중"이라고 천천히 답했다.

재판부는 검찰이나 변호인 양측이 항소심에서 새로 낼 증거가 없다고 밝혀 변론을 그대로 마무리했다.

김 전 기획관은 최후 진술에서 "건강이 안 좋아서 재판에 못 나왔는데 죄송하다"며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고 자숙해서 살아가겠다"고 힘겹게 말했다.

김 전 기획관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7월 4일에 이뤄진다.

김 전 기획관이 본인 재판에 출석함에 따라 심리 종결을 앞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부도 오는 24일 오전 그를 다시 한번 증인으로 소환하기로 했다.

김 전 기획관은 그러나 법정 앞에서 취재진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것인가", "증인 출석을 일부러 피하는 것이냐"고 물었지만 아무 답도 하지 않았다.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2008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김성호·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준비한 4억원의 특수활동비를 건네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국정원이 청와대에 자금을 상납한 것이 예산을 전용한 것이긴 해도 이 전 대통령에게 뇌물로 준 것은 아니라고 보고 뇌물 방조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국고손실 방조 혐의는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보고 면소 판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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