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제 44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전환기의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영화’ 기획전을 통해 공개되었던 통일부의 제작지원작들 중, 프리미어로 상영되었던 단편 두 편인 <우리 잘 살 수 있을까?>, <여보세요>와 기존의 제작지원작인 <기사선생>까지 총 세 편의 단편영화가 모여 <우리 지금 만나>라는 제목으로 오는 5월 29일 정식 개봉을 앞두고 있다.

김서윤 감독의 <기사선생>, 강이관 감독의 <우리 잘 살 수 있을까?>, 부지영 감독의 <여보세요>가 한데 모인 <우리 지금 만나>는 변화하고 있는 남북 관계 속에 ‘통일’이라는 거대한 물결과 그 아래 자리 잡은 ‘사랑, 갈등, 소통’ 등의 일상적 소재를 고스란히 담아내며 신선하고 다채로운 통일에 대한 드라마를 선보인다.

EP1 <기사선생> 일러스트포스터 /ⓒ오하이오(제공=영화사그램)
EP1 스틸사진_개성공단으로 식자재를 배달하는 성민(배유람)은 매일 마주치는 북한 직원 숙희(윤혜리)가 신경 쓰인다. 어느 날 '숙희'는 '성민'이 듣는 노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제공=영화사그램)

충무로의 떠오르는 신예 김서윤 감독은 남북 교류 협력의 상징과도 같았던 개성공단에서 남녀가 서로 호감을 갖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발칙한 상상력이 담긴 <기사선생>을 선보인다. 

EP1 <기사선생>을 연출한 김서윤 감독_"아직까지 실제로 만남이 이뤄질 수 없기에, 영화에서라도 만남이 이뤄질 수 있는 영화를 꼭 만들어보고 싶다. 그래서 아직도 이 스토리로 결정을 내린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 /ⓒ권애진

김서윤 감독은 해당 작품으로 제 44회 서울독립영화제뿐만 아니라 제 4회 통통영상제 최우수상 수상, 제 2회 수후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는 등 국내외 영화제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인디스페이스에서 개최된 특별시사회에 참석한 성민 역 배유람 배우_'겁 많고 순수하면서 귀여운 성민의 외모나 체격, 목소리가 잘 어울리겠다'는 확신이 들어 유람 배우를 캐스팅했다고 김서윤 감독은 전했다. /(제공=영화사그램)

다양한 작품에서 크고 작은 역할들을 훌륭히 소화해내며 얼굴을 알려왔던 배우 배유람은 <기사선생>을 통해 개성공단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성민’ 역으로 분했다. 개성공단이라는 낯선 장소에서 북한 직원들 ‘숙희’역으로 분한 계절과 계절 사이>, <대자보> 등을 통해 유수의 영화제에서 관객들과 꾸준히 만나고 있는 배우 윤혜리와 함께 처음 만나게 된 ‘성민’과 ‘숙희’의 감정을 탁월하게 표현해냈다는 평을 받으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EP2 <우리 잘 살 수 있을까?> 일러스트 포스터 /ⓒ오하이오(제공=영화사그램)
EP2 스틸사진_오래된 연인 현채(최남미)와 재범(하휘동)은 결혼하기로 결심하지만 막상 현실에선 어느 것 하나 맞는 것 없이 매일 싸우기만 한다. /(제공=영화사그램)

다음으로 <우리 잘 살 수 있을까?>를 통해 오랜만에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강이관 감독은 사회적 문제를 꼬집었던 전작 <범죄소년>과 전혀 다른 느낌의 밝은 영화를 탄생시켰다. 

EP2 <우리 잘 살 수 있을까?>를 연출한 강이관 감독_"Urban(상반신 강조)과 비보잉(하반신 강조) 댄스들을 통해 남과 여 그리고 남과 북의 대치를 은유적으로 표현했다.","K-POP은 가사를 통해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힘들어서 춤으로 결정했다. 안무 조율, 음악과 안무 등의 상보관계 조율이 힘들었다." /ⓒ권애진

남북의 관계를, 결혼이라는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남녀관계로 비유한 뮤직 댄스 무비 <우리 잘 살 수 있을까?>에 대해 강이관 감독은, “주제를 무겁게만 다루지 않고, 즐거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라며 지난해 치러진 서울독립영화제 통일영화기획전 기자회견에서 그 제작 의도를 밝힌 바 있다.

EP2 재범(하휘동)_"무대에서는 관객만 보고 춤을 추는데, 영화는 카메라의 다양한 각도에 맞춰 상의를 하며 춤을 춰야 했던 것이 어렵지만 재미있었다.","서로의 다른 감정이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로 합쳐지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어렵지만 색다른 경험이었다." /ⓒ권애진
EP2 현채(최남미)_"나는 원래 공연 속의 사람을 멋있게 보이게 하는 사람이다. 영화 속에서 현채가 재범에게 할 수 있는 이야기들, 재범의 모든 행동이 싫은 채연의 마음과 통일을 춤에 담아 내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일 수 없었다." /ⓒ권애진

첫 스크린 연기에 도전하는 하휘동과 최남미의 출연 소식은 예비 관객들뿐만 아니라 평소 춤을 사랑하는 팬들의 기대를 한껏 높이고 있다. ‘대한민국 비보이계의 레전드’라고 불리는 하휘동과, 현재 가수 청하의 춤 선생님으로도 활동하며 유연하고 강렬한 안무들을 선보이고 있는 얼반 댄서 최남미는 사소한 이유로 다투고 화해를 반복하는 연인 연기를 통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을 이끌어내며 첫 스크린 데뷔임을 의심할 정도의 호연을 펼쳤다.

EP3 <여보세요> 일러스트포스터 /ⓒ오하이오(제공=영화사그램)
EP3 스틸사진_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보살피던 '정은'(이정은)은 우연히 북한 여자로부터 잘못 걸려온 전화를 받게 되고 어떤 부탁을 받는다. /(제공=영화사그램)

영화 <카트>를 통해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과 부당 해고에 대한 그들의 굳센 목소리를 담아냈던 부지영 감독은 북한에서 잘못 걸려온 한 통의 전화로부터 시작되는 일을 그려낸 <여보세요>를 선보인다.

EP3 <여보세요>를 연출한 부지영 감독_"서로에 대해 잘 모른다는 부분에 중점을 두었다. 최근 사실들을 검증해서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하겨 노력했다. 통화 부분 촬영은 같은 공간이지만 일부러 떨어져서 녹음하면서 리액션 부분은 무시했지만 바로 옆에서 대화하는 것처럼 표현하려 했다." /ⓒ권애진

 “남과 북의 평범한 사람들이 만나게 되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다”는 부지영 감독은 <여보세요>로 통일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의의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EP3 정은(이정은)_"(모르는 존재였기에)처음에는 두려워하던 존재였다. 하지만 그렇기에 거꾸로 맘에 주는 감동이 있었다.", "(영화를 통해)경계와 조심함을 깰 수 있지 않을까." /ⓒ권애진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배우 이정은의 호연을 기대해 볼 만하다. TvN 드라마 ‘눈이 부시게’를 통해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여자 조연상을 수상한 이정은은 일상적인 삶의 한 가운데서 북한으로부터 잘못 걸려온 전화를 받게 된 ‘정은’으로 분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연기를 펼쳤다. 일상을 어지럽힌 일련의 사건을 대하며 마주하는 당혹스러움을 넘어 공감, 연대의 감정들을 오롯이 전달하는 이정은의 연기는 남북 관계의 변화에 따라 새로워질 우리의 일상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인디스페이스에서 개최된 특별시사회에 참석한 북한여자 역 이상희 배우_부지영 감독은 작은 역임에도 흔쾌히 역을 수락해 준 상희 배우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조선인과 함경도 사투리가 같지 않았음에도 짧은 시간에 터득하고 온 상희 배우가 후시 때 현장에서보다 더 잘 해서 놀라웠다 전했다. /(제공=영화사그램)

뿐만 아니라, 목소리 연기만으로도 관객들에게 대단한 몰입감을 선사하는 배우 이상희는 영화에 다채로움을 선사하며 이들의 완벽한 연기 앙상블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린다

<우리 지금 만나> 포스터 /(제공=영화사 그램)

통일에 대해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그들이 친근하게 다가오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5월 극장가를 따뜻한 바람으로 물들일 <우리 지금 만나>는 12세 이상 관람가로 가족이 함께 찾아보고 대화할 수 있는 영화의 목마름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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