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황교안, 백선엽 예방은 항일독립정신 외면.. 국민 앞에 사과하라” 촉구

[뉴스프리존= 김은경 기자] 김원웅 광복회장은 16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최근 백선엽 예비역 대장을 예방한 데 대해 "국가정체성을 부인하고 항일독립정신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원웅 광복회장

광복회는 이날 김 회장은 이날 성명에서 백 씨가 과거 일제 간도특설대에서 복무한 점 등을 거론하며 황 대표를 향해 "몰역사적 행위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친일민족행위자 백선엽은 일제강점기 때 항일인사 토벌에 나선 만주군 간도특설대 장교로 2년 반 동안 복무한 전력이 있다. 이 때문에 2009년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는 백선엽을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규정했다

무엇보다 분노 할 일은 김 회장은 간도특설대에 대해 "독립군 말살의 주력부대였다"며 "중국 정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일제 간도특설대의 활동무대였던 연변지역에서 목숨을 잃은 항일열사는 무려 3125명이나 되고 그중 85%가 조선인 독립군"이라고 평가했다.이날 성명을 발표한 1965년 창립된 광복회는 국가보훈처 산하 공법단체로, 독립운동 선열들의 정신을 보존·계승하는 사업과 민족정기 선양사업 등을 목적으로 한다.

한편,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김원웅 회장은 이달 7일 제21대 광복회장에 취임했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 10일 오후 백선엽 전 육군참모총장을 찾아 최근 역사적 평가가 분분한 약산 김원봉 장군에 대해 나름의 견해를 피력했다.

황교안 당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전쟁기념관 군사 편찬연구 자문위원장실에서 백선엽 예비역 대장을 예방했다./사진=자유한국당

당시에 황 대표는 "김원봉에 대해서 제대로 된 실체를 국민들에게 알려야 된다고 생각하고, 저희들이 그 역할을 충실히 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황 대표의 계속되는 언급에 백선엽은 "그 정도로 아는 정도다."라며 더 이상 말을 아꼈다.

이날 황 대표가 백 전 총장을 굳이 찾아간 이유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 '독립운동의 상징'으로 약산 김원봉을 언급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백 전 총장에게 친일 행적 논란이 있다는 점을 들어 황 대표와의 이날 만남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황 대표의 백선엽 방문에 대해, 역사학자 전우용 씨는 페이스북에서 “하필 만주군 장교 출신 백선엽씨를 찾아가 ‘조선의용대가 우리 국군의 뿌리라는 건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주장했다”고 지적한 뒤, “독립운동가를 잡기 위해 만주군 장교를 이용하는 수법은 누구에게 배웠을까”라고 꾸짖었다.

그는 “일본 군국주의자들의 수법, 참 질기게도 오래 간다”며 “교활한 수법의 명맥이 이어지는 건, 배우는 자들이 계속 나오기 때문”이라고 황 대표를 거듭 꾸짖었다.

게다가 백선엽은 독재정권 하에서 가장 혜택을 많이 받은 인물 중 하나다. 이승만의 엄청난 총애를 받은 것은 물론, 박정희 독재정권 시절에도 국토교통부 장관 등을 지내는 등 엄청난 혜택을 입었다.

황교안 대표는 민주주의를 위해 독재정권에 항거한 기념일 참석 대신, 독재정권의 혜택을 가장 많이 입은 자를 찾아가 극찬했다. 황 대표의 그런 태도만 보아도, 민주주의를 대놓고 부정하고 있는 게 아닐까 의심스럽다. 광복회가 지적했 듯 백선엽은 일제 강점기 만주국 중위출신으로 독립운동토벌에 앞장섰던 악명 높은 간도토벌대 출신이다. 이로 인해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돼 있는 대표적인 군부출신 친일인사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 자신도 회고록에 "비판을 받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1920년 평안남도에서 태어난 백 예비역 대장은 일제시대 만주군 소위로 임관하면서 6.25전쟁 때 1사단장, 휴전회담 한국대표, 육군 참모총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1960년 육군 대장으로 전역한 뒤 외교관과 교통부 장관 등을 지냈다.

◇ 아래는 광복회 성명서 전문

항일독립정신을 외면하는 것은 반역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백선엽 예방(禮訪)을 꾸짖는다!

한 평생 민주화와 평화통일운동에 헌신하시다 소천하신 고 이희호 여사의 상중이기 때문에, 지난 10일 자유한국당 황교안대표의 친일반민족행위자 백선엽 예방(禮訪)에 대한 광복회의 입장발표를 유보해왔다.

백선엽은 일제의 독립군 ‘토벌’에 가장 악명 높은 간도특설대에서 헌신한 자이며, 윤봉길의사가 처단한 일본군대장의 이름 ‘시라카와 요시노리’로 창씨개명한 철저한 토착왜구로 한 번도 일제패망 전의 행위에 대하여 참회한 바도 없다. 그는 지금도 철저한 황국신민이다.

‘조선독립군은 조선인이 다스려야 한다’‘일제가 양성해 놓은 친일파들은 일본사람보다 더 능란하게 조선인을 다룬다’며 일제는 대장 등 높은 자리는 일본인으로 하고 조선인으로 구성한 간도특설대를 설립했다. 독립군 말살의 주력부대였던 간도특설대는 잠입, 파괴, 살인, 방화, 여성독립군의 강간 살해 등 그 활동이 악랄하여 대표적인 반인류 범죄조직이다.

중국정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일제 간도특설대의 활동무대였던 연변지역에서 목숨을 잃은 항일열사는 무려 3,125명이나 된다. 그중 85%가 조선인 독립군이다.‘간도특설대는 잔악한 악명을 얻었으며, 그들이 통치한 광범한 지역을 황폐화시켰다’(역사학자 필립 조웰)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장 악질적이고, 가장 철저한 친일파인 간도특설대 출신이 영웅대접을 받는 나라에서, 그들의 총칼에 희생되신 독립투사들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이 기막힌 대한민국이 호국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

순국선열의 독립정신을 되새기는 보훈의 달에 황 대표의 백선엽 예방은 국가정체성을 부인하는 행위이다. 항일독립정신을 외면하는 것은 반역이다. 황 대표는 이런 몰역사적인 행위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2019년 6월 16일 광복회장 김 원 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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