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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69주년 행사 현장 참전 유공자 홀대? 해도 너무한 한경의 왜곡·날조
  • 손우진 기자
  • 승인 2019.06.26 09:09
  • 수정 2019.06.27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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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이 ‘6·25전쟁 69주년 행사에서 참전용사와 유가족들이 홀대를 받았다’는 기사를 냈다. 1층 맨 앞자리 좌석이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 단체장 몫으로 채워지고 행사의 주인공인 참전 유공자 및 유가족들은 구석이나 2층에 앉게 했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6월 26일자 3면의 하단박스 기사

25일 오후 5시34분 네이버에 송고해 이튿날 새벽 1시4분에 최종수정되고 26일자 신문 3면 박스로 게재된 이 12개 단락의 원고지 6.1매 분량의 기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대부분의 내용이 악의적 왜곡과 날조로 이루어져있다.

임락근·이미아 2명의 기자 이름이 연명으로 기재되어있는 이 기사의 제목은 [6·25 행사서도 홀대받은 참전 유공자들]이고, 부제목은 [행사장 찾은 참전용사·유족들/"앞엔 4·19, 5·18 단체장 앉히고/우리는 구석이나 2층 가라니…"]였다.

기사의 첫 문장은 “6·25 전사자 유가족들에게 이렇게 해도 되는 겁니까”이다.

25일 오전, 행사 1시간 전에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 관계자가 “무대가 잘 보이는 1층 좋은 자리는 다 비워 놓고 유가족들은 2층으로 올라가라고 한다”며 “누구를 위한 행사인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며 소란을 피워서 장내가 소란스러웠다는 것이다.

한경은 정부의 공식행사 시작 1시간 전에, 1층 자리가 비워져있으니 그 자리에 앉겠다고 우기는 사람의 목소리를 당사자의 실명까지 실어가면서 비중 있게 다뤘다.

행사 시작 전 모습
경례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쓴 하얀모자는 6·25 국가유공자 기념모자이다.

행사장 1층 좌석의 대부분이 하얀모자를 쓴 사람들이다.

당일 행사를 중계한 KTV 동영상을 확인해봤다. 당연히 행사 10분 전부터 1층 좌석은 모두 자리가 가득 찼고, 대부분의 좌석을 하얀색 6·25국가유공자 기념모자를 쓴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가보훈처는 “올해 행사는 참전유공자들을 1층에 많이 모시기 위해 중앙무대를 도입했다”며, “1층 중앙석에는 멀리 해외에서 10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고 오신 고령의 유엔참전용사들과 교포 참전용사들을 배려했다”고 설명했다.

보훈처에 따르면 1층 플로어석 750석 중 500석을 국내 참전유공자들에게 배정했다. 1층 좌석 배정은 2016년 500석 중 147명, 2017년 500석 중 175명, 2018년 630석 중 330명 등 1층에 배정되는 참전유공자의 비중은 계속 높아져왔다.

보훈처는 특히 “2018년부터는 6·25행사에 참석하는 참전유공자에게 도시락 대신 식당에서 중식을 제공하고, 지회별로 수송버스를 지원하는 등 참전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로 이어진 단락은 더 악의적이다.

6·25 당시 종군기자로 활동했다는 지갑종 유엔한국참전국협회 회장(92)이 [맨 앞자리 좌석이 4·19혁명과 5·18 민주화운동 단체장 몫으로 채워진 것을 가리키며 “이분들도 중요한 건 맞지만 오늘이 6·25 기념일이라는 걸 감안하면 우선순위가 바뀐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는 내용.

보훈처에 따르면 정부기념식에 6·25참전유공자협회장을 비롯한 모든 보훈단체장을 전열에 모시는 것은 관례이다.

당연한 일이다. 이렇게 너무 당연하고 예전부터 늘 그렇게 해왔던 일을 마치 새롭게 변화된 것처럼 호도하면서, 특히 여러 보훈단체 중에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만 콕집어서 언급하면서 우선순위를 문제 삼는 것은 매우 악의적이고 의도 또한 너무나도 투명해 보인다.

5·18단체 회장을 다른 곳에 앉히거나 밖으로 내쫓고 그 자리에 지갑종 회장을 앉혔어야 했다는 말인가? 지갑종 회장은 참전군인이 아니라 종군기자 출신이기 때문에 ‘고령 참전 유공자’에 포함되지도 않는다.

[이날 행사에 초청받은 예비역 장성 210여 명 대다수가 불참하는 일도 벌어졌다]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그 다음 단락도 왜곡날조이기는 마찬가지다.

기사는 “행사장을 찾은 예비역 장성이 10여 명에 그치자 객석 뒤에서 행사 진행을 돕던 보훈처 직원 수십여 명이 급히 앞으로 이동해 빈자리를 메우는 해프닝도 벌어졌다”고 전했다. 하지만 보훈처에 따르면 원로 장성의 참석률은 예년 수준이다.

매년 200여명을 초청하고 그중 10명 내외가 참석하는데, 고령 등으로 해가 거듭될수록 참석률이 저조한 편이라는 설명이다.

기사는 익명을 요구한 한 예비역 장성의 “초대는 받았지만 현 정부에 대한 보이콧 차원에서 가지 않았다”는 발언과 김종환 6·25참전유공자회 서울지부 감사(88)의 “참전용사만 510명을 인솔해서 왔는데 구석진 자리가 아니면 2층에 앉으라고 한다”는 발언을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관련 사진과 동영상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날 행사장은 중앙무대를 둘러싼 6각형으로 구성되어있다.

방송중계 및 행사진행을 위해 설정된 ‘앞’이 있어서 그 후면을 ‘구석진 자리’라 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이 참전용사로 채워진 자리에서 누군가는 그 구석진 자리에 앉아야한다.

해당 기사가 게재된 3면의 톱기사 제목은 '군을 정쟁의 도구로 악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어진 단락 역시 황당하다.

첫 문장은 “크고 작은 소란 끝에 행사는 예정대로 시작됐지만 참전 유공자와 유가족들의 표정은 시종일관 어두웠다”는 것이다. 6·25전쟁 기념행사의 엄숙한 분위기를 무시한 채 화기애애하게 웃고 떠들었어야 했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두 번째 문장은 “연사로 나선 이낙연 국무총리가 남북한 평화와 관련된 내용을 언급할 때에는 박수 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았다”이다.

거짓말이다.

동영상을 확인하면 이 총리가 “우리는 전쟁을 기억하며, 평화를 정착시켜 가야 합니다. 그 길은 보수와 진보가 따로 갈 수 없습니다. 정부는 온 국민과 함께 그 길을 흔들림 없이 가겠습니다”라고 말한 대목에서 충분히 큰 박수소리가 터져나왔다.

이 정도 박수소리를 거의 들리지 않았다면 그것은 기사를 쓴 기자의 귀나 뇌 둘 중 하나가 잘못됐기 때문이다.

기사의 마지막 단락은 [참전 유공자에 대한 배려가 아쉽다는 지적도 나왔다. 6·25 참전용사인 최무열 씨(88)는 “행사가 해가 갈수록 격이 떨어지고 있다고 느낀다”며 “행사에 불만이 있어 점점 참석하지 않는 유공자가 많아지고 있다”고 털어놨다.]이다.

이에 대해 보훈처는 “향후 정부행사시 더 세심하게 배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손우진 기자  shson45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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