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무형유산의 맥을 남녘에서 잇다.

평양검무 2대예능보유자 정순임 평양검무보존회대표 (사진제공=평양검무 보존회)

[뉴스프리존=김현무 기자] (사)평양검무 보존회(대표 정순임 -평양검무 2대 예능보유자-)는 지난 29일 저녁6시 서울 남산국악당에서 평양검무 정기공연을 개최했다고 1일 밝혔다.

평양검무를 남녘에서 맥을 계승한 평양검무 1대 예능보유자 이봉애(現 명예보유자)여사가 1992년 안양에서 제1회 정기공연 발표회를 시작한 후 정순임 대표가 오늘날까지 정기발표회의 대를 잇고 있다.

평양검무 보존회 회원들과 함께 펼쳐진 이번 무대에는 평양검무(정순임 재구성)와 다양한 전통춤의 매력을 즐길 수 있는 한마당이었다.

정순임 보유자는 2001년 스승 이봉애 여사의 소개로 인연을 맺은 민향숙 교수(평양검무전수관 대표 안양)와 함께 평양검무의 기록화 작업을 추진해 북한의 무형유산을 미래세대에게 제대로 전승하고자 힘쓰고 있다.

민향숙 교수는 지난 2001년 이봉애 명예보유자로부터 "평양검무의 모든 과업을 일구는데 앞장 서달라"는 부탁과 협약을 맺는 등 평양검무의 미래의 역사를 일구는 작업과 평양검무보존회를 위임받은 바 있다.

민향숙 교수는 이번 공연을 계기로 이봉애 여사와 정순임 보유자에게 '평양검무 사계'라는 시를 헌정하여 오늘날까지 평양검무 전승행보를 기리고, 평양검무의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기억된 미래 평양검무 사계' 평양검무정기공연 후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평양검무 보존회)

평양검무 사계 –한결 민향숙-

진달래 마른 가지, 철없이 꽃눈을 연다.
시린 검무칼을 잡다 말고 기도하는
성급한 봄.
낫 날에 잘려나간 예인들 아궁이에서 불꽃
피우고 재가 되어 버린 조상들.
잘라도 다시 부활하는 질긴 혈통
마디마디 유언처럼 숨겨둔 뜨거운 피
다 비우고 시들어 떨어지리라.
서둘러 개화하는 향기로운 평양검무.

여름

생과 사가 이렇듯 평등하고 친근한 것일까?
눈을 찡긋거리는
못난이  인형과 평양검무.
평양검무는 나의 친구
길이 다 끝나는 하늘엔
아직은 한 여름, 생의 절정이라고.

가을

누가 평양검무를 지키고 가꾸는지.
우주의 중심이라고 엎드리는 바위
두드리면 평양검무 소리 들린듯
지친 날개에 실려 온 가을 햇살 한 묶음
마당 한 구석 평양검무 감나무.

겨울

허공에 흐르는 흰구름 몇 점 걷어내고 있다.
기다리며 
눈물 몇 알 심어 가꾸던
백년 붙박이 평양검무 한 그루
가지마다 노을이 맺혀 영글고 있다.
무거운 한 생애 추스르며 부르는 목 쉰 자장가.
바람이 지날 때마다 한 소절씩 서걱인다.

한편, 전통춤계는 평양검무가 남북문화예술의 접속을 넘어서 세계화의 무대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하고 있다.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