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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에세이] 과부의 집요함에서
  • 박종형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7.09 12:22
  • 수정 2019.07.09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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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께서 가르치실 때 박대하지 말라 신신당부한 사람 중에 과부가 있다.
과부란 불행한 삶을 사는 가엾은 여인으로 헌 짚신처럼 업신여김을 당하는 신세다. 그 정도로 힘없고 사람들한테서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했다. 그런 과부가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을 대수롭지 않게 여길 만큼 교만하기 짝이 없는 재판관을 설복시킨 일화의 비유가 신약성서 루카복음 편에 나온다.

이미지 출처/eyeofwoden.wordpress.com

한 과부가 콧대 높은 재판관을 찾아가 자신과 송사를 벌이고 있는 적대자에 대한 판결을 올바르게 내려 달라고 졸랐다. 한동안 코대답도 않던 재판관은 과부가 하도 성가시게 짓조르는 바람에 그 집요함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공정한 판결을 내렸다. 하느님께 기도하기를 저 과부처럼 집요하게 하면 들어 주시지 않을 리가 만무하다는 비유의 가르침이다.

기업이 좋은 기업으로 발전하려면 사원마다 저런 과부의 집요함이 있어야 한다. 잘 되는 기업을 들여다보면 도전함에 있어서나 임무달성에 있어 사원들이 사뭇 집요함을 알 수 있다. 집요함이란 고집이 세고 끈질긴 것을 의미한다. 까닭 없이 공연히 부리는 생고집이나 억지 쓰는 고집이 센 것이 아니라 올바른 신념에 대한 합리적인 고집을 부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신념과 목표를 만난을 무릅쓰고서라도 성취하기 위해 물고 늘어지는 것이다.

육칠십 년대만 해도 우리나라는 온 국민이 우리도 잘 살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한 마음 한 뜻으로 똘똘 뭉쳐 경제부흥에 악착같이 매달려 일했다. 그 집요함 때문에 우리나라는 빈국에서 부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기업들 역시 그러했다. 그야말로 집요한 도전과 노력으로 수출을 물고 늘어져 산업발전과 기업성장을 동반한 수출대국으로 발전시키는 주역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냈다.

예로부터 용장 밑에 약졸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요새 기업에는 저런 집요함이 강한 사원이 드문 것 같다. 도전정신이나 강한 신념, 열정으로 불태우는 염원 같은 사원 고유의 미덕이 부족하다. 대신에 세련된 매너리즘의 옷을 그럴듯하게 차려입었거나 도전보다는 안일한 충실함에 더 익숙한 사원들이 넘치고 있다.

집요한 추진보다는 상투적인 무난한 요리에 더 능하며, 올바른 신념으로 끝까지 물고 늘어지기보다는 당장의 이익을 나누고 소유함에 만족하는 타협과 적당한 주고받기에 더 이골이 난 사원들이 많다.
기업의 장래는 결코 탄탄치만은 않은 것, 언제 역경이 닥칠지 모른다.

그러므로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서든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켜 도약하기 위해서든 집요함으로 물고 늘어져야할 때 과연 그럴 사원이 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사원들은 자기 성찰을 하고 늘 깨어 준비할 필요가 있다.
물고 늘어진다는 의미는 결코 단순치가 않다. 우선 그럴만한 가치가 있어야 한다. 되나가나 집요하면 무턱대고 떼를 쓰는 꼴이 된다. 그건 방해하려는 짓이므로 지탄받을 뿐이다.

또한 소신 있게 주장이든 반대든 고수하려면 신념이 정당하고 합리적이며 호혜적이어야 하며 나아가 동조자가 많아야 실효성이 높다. 그리고 산통을 빼지 않으려면 타협의 여지가 없는 고집불통이어서는 안 된다. 위정자가 벽창호일 경우 여론과 간언에 귀머거리이기 일쑤인데 나라를 망치는 독선으로 흐른다. 사람의 인격의 산물인 태도가 참으로 중요한 것이다.

박종형 칼럼니스트  johnypark@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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