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국신민(皇國臣民)을 길러내는 식민지 교육이 민주의식이나 비판의식을 가진 인간을 길러낼 수 있을까? 이승만 박정희가 반공이라는 카드를, 전두환과 노태우가 3S정책을 꺼낸 이유는 정당성이 부족한 자신의 지지기반을 만회하기 위해 써먹었던 카드였다.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불문율(?) 때문일까? 아니면 승자의 기록이 정의가 되는 역사 때문일까?

‘우리공화당’이라는 정당이 탄생했다. 최근 탄생한 이 정당은 새누리당 탈당파인 조원진, 정미홍, 변희재, 허평환 등이 참여한 대한민국의 정당이다. 사람의 얼굴이 그 사람의 간판이듯 정당의 이름도 그 정당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그런데 놀랍게도 4·19혁명을 뒤엎고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것도 모자라 유신쿠데타로 영구집권을 꿈꾸던 박정희가 만든 민주공화당을 롤 모델로 하는 정당이라니...

유신헌법을 고집하던 전두환 노태우 일당이 호헌철폐를 외치는 광주시민을 학살하고 만든 정당이 민주정의당이다. 그들이 지향하겠다는 민주주의가 어떤 민주주의인지는 몰라도 주권자를 학살하는 민주니 정의란 민주주의에 대한 모독이요, 언어에 대한 유희다. 백주대낮에 광주시민을 학살한 것도 모자라 유신헌법으로 대통령이 된 전두환과 노태우 일당이 민주주의와 정의를 표방하겠다니... 그들이 만든 정당 이름이 민주정의당이었다. 이들에게 민주니 정의란 어떤 의미일까?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정권시절에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헌법 제 1조)이었으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며(헌법 제 2조), 모든 국민은 법률 앞에 평등이 보장(헌법 제 8조)되었다. 대통령의 긴급조치가 실질적인 헌법이었던 유신정권에서도 ‘모든 국민은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하며...’, ‘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헌법 제 9조)고 보장하고 있다.

이런 박정희를 롤 모델로 삼겠다는 정당이 ‘우리공화당’이요, 자유한국당이다. 자유한국당은 이승만이 만든 자유당을 롤 모델로 삼겠다는 이승만 시대가 그리운 후예들이다. 이승만은 1919년 국제연합에 한국 위임통치를 청원한 사람이다. 정권 유지에 눈이 어두워 1946년 남한만의 단독정부를 세우겠다는 정읍발언이며, 1948년 제주 4.3 항쟁, 1949년 반민특위 해산, 1950년 국민보도연맹 사건, 1951년 국민 방위군 사건으로 12만명에 이르는 아사자, 병사자 동사자를 만들었던 장본인이다.

1950년 한국전쟁 중 한강철교를 폭파해 경찰 77명을 포함해 800여명의 피난민을 수장시키고 1951년 거창 신원면 500명의 어린이를 포함한 양민을 학살하고, 6·25전쟁 중인 1952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추진, 1956년 중임제한 철폐로 헌법을 마음대로 개정해 3선 대통령으로 당선됐지만 1960년 3월 15일 부정선거로 4,19혁명을 하와이로 야반도주해 일생을 마쳤던 사람이 이승만이 아닌가?

차마 양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승만이라는 이름조차 꺼내지 못하겠지만 그들은 이승만을 국부로 ‘기미 삼일운동으로 건립한 대한민국,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 4·19민주이념을 계승’했다는 헌법조차 부정하고 1948년에 대한민국을 건국했다고 강변하고 있다. 후안무치하게도 이런 당명을 짓고 주권자들을 농락할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이 반공이라는 이데올로기로 주권자들을 우민화시킨 효력 덕분이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일당이 주권자들을 농락하고 헌법 위에 군림한 죄악은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지만 그 중에서도 언론을 장악하고 교육을 정권에 예속시킨 죄는 속죄할 길이 없다. 오늘날 광화문과 서울역 주변에 고성능 마이크로 유신을 그리워하는 무리들이 열광하는 모습에서 또 그들의 지지기반이 된 대구경북을 근거지로 수구세력들의 아지트가 된 것은 유신의 후예, 학살자의 후예들이 저질러 놓은 반공교육과 종북이데올로기 덕분이요, 후광이다.

무너진 교육, 찌라시가 된 언론, 교조를 배신한 종교, 헌법을 가리치지 않는 학교, 민주주의가 없는 학교...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민주주의를 살리겠다는 전교조가 그들의 주적이 된 이유가 그렇다. 국정교과서로 그들이 가르치라는 것만 배우게 했던 우민화교육이 그렇고 양심적인 지식인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국가보안법이 버젓이 살아 있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무너진 교육, 우민화 교육과 3S정책으로 마취시킨 민주의식, 비판의식을 깨우기 위해 헌법교육을 통한 민주시민을 길러내야 한다. 주권의식이 없는 시민들이 사는 나라에 어떻게 제대로 된 민주주의가 가능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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