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노조 총파업, ‘극한 직업’ 집배원의 바퀴 멈춰 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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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노조 총파업, ‘극한 직업’ 집배원의 바퀴 멈춰 서나
  • 손우진 기자
  • 승인 2019.07.10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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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프리존= 손우진 기자] 우편사업은 국가 독점사업이다. 1884년 10월 17일 개국 축하연 도중 ‘갑신정변’이 발발한 것으로도 유명한 ‘우정국’의 후신인 ‘우정사업본부’, 즉 ‘우체국’이 무려 135년 만에 파업할지 여부가 8일 결정된다.

2019년 들어서만 9명의 집배원이 과로사한 것으로 추정될 만큼 ‘인력 부족’이 심각해 “약속대로 인력을 증원해 달라”는 우정노조와 “적자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대한 증원 중이다”는 우정사업본부(이하 우정본부)의 입장차이는 좁혀지지 않고 계속 평행선을 내달리고 있다.

우정본부와의 교섭을 지속 중인 우정노조는 공무원 2만여 명과 비공무원 7천여 명 등 총 2만 8천여 명이 가입해 있는 우정본부 내 최대 규모의 노조다. 통상 공무원노조는 파업을 할 수 없지만 국가공무원법 상 노동운동이 허용되는 ‘현업 공무원’으로 구성된 우정노조는 유일하게 파업이 가능하다.

지난달 7일 저녁 전국우정노조가 광화문 중앙우체국 앞에서 '서울 집회'를 열어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5일 노조원 27,184명이 참석해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25,247명이 찬성(92.87%)하는 압도적인 지지 속에 오는 9일 ‘파업 돌입’이 결정됐다. 93%에 달하는 ‘파업 지지’에 대해 당시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은 “현장의 집배원들이 얼마나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는지 알려준다”고 평했다.

우정노조의 요구사항은 집배원의 인력 증원, 토요일 근무 폐지, 각종 수당의 인상 등 과중한 업무의 개선에 집중되어 있다.

인력 증원과 관련해서 우정본부 노사 및 전문가로 구성된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기획추진단’은 이미 지난해 10월 “집배원들의 장시간 노동을 해결하려면 최소 2천 명은 증원해야 한다”는 진단을 내린바 있다. 당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집배원의 연간 노동시간은 무려 2,745시간에 달하는데 이는 한국 임금노동자의 평균인 2,052시간의 1.34배에 해당한다.

올해 들어 집배원 인당 한 주 초과근무시간은 평균 7.4시간에 이르고 12시간을 초과해 근무한 집배원은 2,488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3년부터 2019년 현재까지 사망한 집배원은 116명으로, 질병(기타) 31%(36명), 뇌∙심혈관질환 23.3%(27명), 자살 20.7%(24명), 교통사고 16.4%(19명), 기타 사고 8.6%(10명) 순으로 나타났다.

집배원 사망 현황 자료 [제공 = 우정사업본부]

우정본부는 지속적인 적자로 인해 대규모 인력의 증원은 어렵다고 맞서고 있다. 우정본부에 따르면 우편사업부문 적자 규모는 2015년 553억 원, 2016년 674억 원, 2017년 1,200억 원, 2018년 1,800억 원이고 올해는 2,000억 원 이상, 내년에는 3,000억 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우정노조는 이와 같은 우편사업부문의 적자 행진 현황에 대해 개선이 시급한 ‘구조적 문제’라는 입장이다. 우정노조는 우정본부가 지난 1998년부터 2018년까지 1조 4천억 원을 벌었지만 금융사업부문에서 난 이익잉여금이 정부의 일반회계로 전출된 것을 지적한다. 공공사업 성격이 강한 우편사업부문에서는 적자가 날 수 밖에 없는 만큼 금융사업부문에서의 흑자를 이용해 보전해야 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우정노조는 재정난을 이유로 인력 증원을 미루는 우정본부의 행보에 회의적이다. 철도공사는 공공성을 띈다는 이유로 매년 5,000억 원 가량을 지원받고 있는데, 역시 공공성을 띄는 우정본부는 왜 지원받지는 못할망정 이익을 기획재정부에 전달하냐는 것이다.

지난 2014년 일본과 비교한 자료를 보면 한국의 인구수는 5천만 명, 세대수는 2천만 세대, 집배원은 1만 6천 명이고 일본의 경우 각각 1억 2천만 명, 4천 9백만 세대, 18만 명으로 집배원 1명이 담당해야 하는 인구나 세대가 약 5배에 달했다. 여기에 전국의 산간오지 곳곳을 찾아 수령인을 필히 대면해 전달해야 하는 ‘등기 우편’ 등을 감안하면 우편사업의 ‘공공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수익성과 별개로 집배원의 열악한 근무환경 역시 개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타 일반택배업체보다 높은 ‘고객 만족도’를 요구하는 만큼 ‘신속 정확한 배달’을 위해 쉴 새 없이 움직인다. 고객 민원이나 우편물 분실은 담당 집배원에게 금전적 손실 및 징계사유가 될 수 있어 한 순간도 긴장을 풀 수 없다. 집배원들이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극한의 직업’”이라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특히 집배원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날은 물량이 집중되는 화요일과 지난 2014년 8월부터 1년 2개월 간 잠시 적용되던 ‘토요 휴무’가 사라진 토요일이다. 일요일에는 우편 접수가 불가능해 월요일에 몰리는 만큼 그 물량이 집중되는 화요일과 주간의 피로를 풀어야 할 토요일이 집배원에게는 악몽과도 같은 것이다.

지난달 5일 서울중앙우체국 앞 집회 현장에서 만난 물류과 소속 김모씨는 “지난해 사용한 연차는 단 하루였다”며 “내가 휴가를 쓰는 날에는 동료들이 내 물량을 나누어 부담하게 되는데 그렇지 않아도 고단한 동료들을 더 힘들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정노조와 우정본부의 극한 대립이 결국 파업으로 치달아 물류 대란으로 온 국민이 불편을 겪게 될지, 극적인 타결로 사태를 원만히 수습하며 집배원의 처우가 개선되어 나갈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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