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 많아도 운반 못해 공급 부족
김정은 신년사 "산림 복구" 강조에
나무 채취까지 막아 주민들 불만

평양 시내 한 주택의 지붕에 설치된 태양열 집 열기. 전기를 생산해 입주자에게 난방을 공급한다.

북한의 겨울은 아주 춥습니다. 영하 40도까지 내려갈 정도입니다. 또 4월까지 이어질만큼 깁니다. 북한 사람들이 강하고 억센 건 날씨 영향도 있다고 합니다. 주민들은 이 추운 겨울을 어떻게 견뎌낼까요? 연료로는 구멍탄을 포함한 석탄을 가장 많이 활용합니다. 다음으로 나무, 석유, 프로판가스 순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왜 그런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석탄은 전기 부족으로 공급의 악순환을 겪고 있습니다. 북한에 석탄은 45억톤(추정치) 정도 매장돼 있다고 합니다. 엄청난 양입니다. 하지만 캐내는 것 못지않게 운반은 더 큰 고민거리입니다. 석탄을 탄광에서 캐내 연탄공장으로 옮겨야 하는데 이동수단인 기차에 전기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섭니다. 기차가 운행을 중단하는 경우가 다반사죠. 북한은 한때 경유와 전기로 기차를 운영했는데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로 경유가 공급되지 않아 전기로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극심한 가뭄으로 전체 발전량의 63%를 차지하는 수력 발전에 큰 차질이 생겼지요. 그러니 전기가 더 부족해졌습니다. 전기 부족은 석탄 운반뿐 아니라 북한 경제 전반에도 동맥경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이 연탄공장에서 연탄을 만들고 있다.

나무도 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1980년대 중반에 시작한 벌목과 다락밭 조성으로 산림을 크게 훼손해 땔감용으로 부족하다고 합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전당, 전군, 전민이 떨쳐나 산림복구전투를 힘있게 벌려 조국의 산들을 푸른 숲이 우거진 황금산으로 전변시키라”고 지시한 게 그 때문입니다. 북한 당국은 허가되지 않은 지역에서 땔감을 채취할 경우 단속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북한 당국과 주민 간 갈등이 끊이질 않습니다. 탈북자 강혜원씨는 “산림감독원이 동원돼 단속하고 있는데 힘들여 땔감을 구해온 주민들이 땔감은 물론 낫과 도끼 등 도구까지 압수당하면 감독원과 다투는 경우가 많다”고 말합니다. 당장 추운 겨울을 보내야 하는 북한 주민들에게 김정일이 말한 황금산은 공염불인 셈이죠.

 

노동신문이 1월 19일 1면에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를 인용해 산림복구를 강조하고 있다

석유는 난방용 석유 곤로 등에 사용됩니다. 중국에서 수입하는데 산업·수송·군사용으로 활용됩니다. 지난해 냉랭한 북중 관계로 그 양이 줄었습니다. 게다가 불법으로 유출돼 주로 고위층이나 신흥 부유층을 중심으로 소비됩니다. 불벌 유출된 석유류는 ‘연유장사(기름장사꾼)’들에 의해 북한 전역으로 유통되지요. 돈이 있어야 사서 쓸 수 있습니다. 북한군 훈련 기간에는 항공기 기름의 사용량이 늘어 해당 군부대 군인들이 이를 빼돌려 민간 도소매상에게 팔기도 합니다.

 

프로판가스가 북한에서 연료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2003년 무렵입니다. 주로 중국산이죠. 프로판 가스는 작은 건 30위안(1위안=한화 170원 정도), 중간급은 50위안, 큰 건 70위안 정도 합니다. 국경지역에는 전문적으로 프로판가스만 충전시켜주는 장사꾼들까지 등장했습니다.


 

북한은 요즘 연료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태양광, 태양열, 우드팰럿 등으로 대안을 찾고 있습니다. 태양광은 태양전지판이 비싸 일부 고위층과 신흥 부유층이 주로 사용합니다. 이들은 주로 중국산 태양전지판을 구입하지만 불량품이 많아 가격이 더 비싸도 한국산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이에 비해 태양열은 가격이 저렴해 신흥 부유층들에게 태양광보다 인기다. 우드팰럿(wood pellot, 나무 숯)은 낙엽과 풀, 강냉이 뿌리, 벼 등과 같은 산림 및 농업부산물들을 압착 성형한 것으로 보일러에 넣어 난방에 씁니다.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합니다. 겨울나기는 남한도 어렵지만 북한이 더 어렵습니다. 남북관계가 개선돼 북한 주민들이 마음놓고 남측 제품을 사용할 날은 언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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