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곁에 있어도 혼자’...대학로 혜화동 1번지


사진/뉴스프리존 DB

[뉴스프리존=심종대 기자]일본 현대 연극의 거장, 히라타 오리자의 ‘隣にいても一人’(토나리니잇테모히토리), ‘곁에 있어도 혼자’가 오는 31일까지 대학로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에서 공연된다.

이 작품은 연극학자 겸 번역가로 활동하는 이홍이 번안을, 극단 청우의 이은영이 연출을 맡았다. 또한 19일 저녁 8시 공연 후에는 히라타 오리자가 직접 관객과 대화를 시간을 갖는다.

‘곁에 있어도 혼자’는 갑작스럽게 부부가 된 쇼헤이와 스미에와 20년차 부부인 요시오와 하루코가 함께 극을 이끌어간다. 이들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여러 상황과, 거기에서 드러나는 인간관계와 심리변화를 히라타 오리자 특유의 독특한 시선과 감성으로 그려냈다.

배경은 일본이다. 하지만 이외에 다른 배경은 뚜렷하게 설정돼 있지 않아 등장인물에만 집중할 수 있다.

히라타 오리자는 ‘도쿄노트’ ‘과학하는 마음’ 등으로 이미 한국 관객에게도 익숙한 연극인으로, 이른바 ‘조용한 연극’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의 작품은 보통 극사실주의적 경향을 띄고 있다. 특히 이 공연은 클라이맥스나 뚜렷한 결론도 배경음악도 없다.


사진/뉴스프리존 DB

그러나 인간 인식의 오류에 대해 세밀하게 그려냈다. 예를 들어, 언니인 하루코는 동생 스미에의 결혼을 안 믿는다면서도 어느새 잔소리를 늘어놓고 있다.

하루코는 “결혼한다는 건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하면 안 되는 거야”라고 말하자, 동생 스미에는 “그럼 결혼하면 불행해지는 거잖아”라고 반문한다. 이에 하루코는 “둘이 하나가 된다는 행복”이라고 답한다. 도대체 이혼을 앞둔 하루코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또한 이 작품에는 국어선생, 노인 간병원, 소설가 지망생, 회사원 등의 다양한 직업군이 서로간 인식의 차이, 기대치의 차이만 발견할 수 있다.

극단 청우의 이은영 연출은 “이 작품으로 익숙한 관념을 지양하고, 언어 그 너머에 존재하는 인간의 사유와 그로 인한 관계, 소통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면서, “관객들이 작품을 통해 나와 마주하고, 세상과 마주하는 순간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 한다”고 밝혔다.

한편 극단 청우는 대학로 젊은 연극인들이 1회용 소모품으로 전락되는 현실을 반대하는 이삼십대 연극인들이 뜻을 모아 1994년에 창단한 창작집단으로, 최근 ‘동도유케’ ‘중독’ 등의 작품을 선보인 바 있다.

유성주, 장애실, 백혜리, 그리고 객원 배우 김두봉이 출연한다. 이달  31일까지, 공연시간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4시, 7시, 일요일 오후 3시.

심종대 기자, simjd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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