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에 당첨될 확률 ‘814만5천60분의 1’. 한국 복권사상 최고 수령액 ‘407억2295만9400원’. 총 130회, 가장 많이 나온 숫자 ‘1, 27’.

직장인 홍모(32)씨는 매주 월요일 퇴근 후 로또복권을 산다. 구입하는 순간 1등에 당첨된 듯한 짜릿함이 있다. 홍씨는 “매주 월요일 로또를 구입하면 또 한 주를 버틸 수 있는 희망을 품게 된다”며 “추첨을 하는 토요일 저녁이 가장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로또 당첨의 꿈은 누구나 한번쯤 가져봤을 것이다. 심심풀이로 구입하는 사람도 있고 대박을 꿈꾸며 매일 복권을 사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들의 꿈은 모두 1등 당첨이다. 사상 최고의 당첨금을 받아 인생역전을 이룬 사람도 있고 대박의 꿈을 좇다 몰락한 이들의 사연도 있다. 로또로 대박의 꿈을 좇는 사람들에 대한 눈에 띄는 사례를 모아봤다.

매주 512만명이 814만5천60분의 1 ‘행운’을 꿈꾼다


로또(Lotto)는 이탈리아 말로 ‘행운’이란 뜻이다. 정식명칭은 온라인연합복권.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 12월 처음으로 ‘로또’라는 복권이 발행됐다. 2007년부터는 ‘나눔 로또’라는 이름으로 발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판매금액은 38조40230억2565만7000원. 2014년 기준 회당 평균 580억원 가량의 로또가 팔린다. 조사에 따르면 1인당 평균 구매액은 9400원으로 19세 이상 성인 인구 기준 매주 약 512만 명이 로또를 구입한다.

나눔로또에 따르면 복권 총 판매액의 40% 이상을 복권기금으로 조성한다. 복권을 1000원어치 사면 400원이 취약 계층에 돌아가는 셈이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와 나눔로또는 지난해 로또 판매를 통해 1조6000억원의 복권기금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해외 복권산업 기금 조성률과 비교해볼 때 미국 33.4%, 일본 39.8%, 대만 26.7%, 홍콩 15%로, 우리나라 40%로 가장 높은 수치다.

400억 vs 4억
 
로또 당첨 최고액은 407억2295만9400원이다. 수령자는 2003년 4월 12일 제19회 로또복권 추첨에서 1등에 당첨된 경찰관 박모씨다. 박씨는 세금을 제외한 실수령액 317억6390만원을 받았다. 18회 추첨이 이월됐고, 19회 추첨에선 박씨만 당첨돼 홀로 상금을 받았다. 박씨는 로또 구입 전 특별한 꿈을 꾸지는 않았고 자신의 부친 산소를 방문해 벌초를 했다고 전했다. 그는 당첨금 중 10억원을 경찰 장학회 재단에 기부하고 자신의 모교와 자녀가 다니던 학교에 수억 원의 장학금을 기탁했다.

최소 당첨금은 4억593만9950원이다. 546회차에 30명이 1등에 당첨돼 역대 최다 당첨자를 배출했다. 19회차 1등에 비하면 100분의 1이다. 로또 평균 1등 당첨금(21억원)과 비교해도 7분의 1수준이다.

인생역전? 로또의 저주

지난 2014년 사기혐의로 수배돼 수년간 도망 다니던 50대 남성이 구속됐다. 알고 보니 이 남성은 지난 2003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242억원에 당첨된 김모씨. 당시 그는 당첨금 중 세금을 제하고 189억원을 수령했다. 김씨는 당첨금으로 22억원 짜리 고급 아파트 두 채를 구입했다. 하지만, 아파트를 포함한 전 재산을 탕진하는 데는 채 5년이 걸리지 않았다.

친인척의 병원 설립 등 각종 투자에 실패하면서 재산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전문 지식 없이 매입했던 주식 가격이 내리고, 사업에서도 실패를 거듭하며 거액을 잃었다. 로또 당첨 이후 결혼했지만 결국 이혼했고, 아파트 담보로 사채를 빌려 주식 투자에 나섰다가 빚 1억 3000만원만 남겼다. 이후 인터넷 채팅에서 만난 여성에게 돈을 빌린 뒤 갚지 못해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신분을 숨긴 채 3년 넘게 잡일을 하며 찜질방 등을 전전하던 김씨는 강남 논현동의 한 부동산 사무실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2006년 14억원에 당첨된 20대 청년은 도박에 빠져 돈을 모두 날리고 절도범이 됐다. 변변한 직업도 없던 시기에 큰돈이 생것이다. 그는 강원랜드 등에서 도박을 하고 술집을 드나들며 4년 만에 당첨금을 모두 날렸다. 이후 부산·경남 지역 휴대폰 매장을 돌며 130여 차례에 걸쳐 1억 3000만원 상당의 스마트폰을 훔치며 절도 행각을 벌이다 지난 2014년 3월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18억 원에 당첨된 40대는 투자사기로 빚더미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지난 2012년 7월 광주시 서구의 한 목욕탕 탈의실에서 김모씨가 출입문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는 로또 당첨이 되자 운영하던 주점을 크게 확장하고, 주식 투자에도 손을 댔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사업이 실패하고 여러 차례 사기를 당하면서 당첨금을 모두 탕진하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돈도 잃고 사람도 잃고

로또 때문에 부부가 갈라선 경우도 있다. 남편은 자신이 구매한 로또를 아내에게 당첨번호와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다. 아내는 로또가 12억8000만원에 당첨된 사실을 발견했지만 남편에게는 숨겼다. 이후 아내는 남편이 폭력을 행사한다며 이혼을 요구했고 자녀와 새 집을 얻어 나갔다. 아내는 남편의 로또가 아닌 자신이 구입한 로또가 1등에 당첨됐다고 주장했고 결국 남편은 가족과 돈을 모두 잃었다.

음식점에서 함께 일하던 두 친구가 로또 때문에 소중한 우정을 잃은 경우도 있다. 전주지법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김모씨와 이모씨가 함께 출근하던 중 김씨가 로또 6장을 구입해 이씨에게 2장을 줬다가 이 씨의 복권이 1등에 당첨됐다. 당첨금으로 12억8000만 원을 받은 이씨는 1억 원을 사례비 조로 김씨에게 줬지만 김씨는 “절반은 받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씨는 “이미 준 1억 원을 돌려달라.”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전주지법은 이씨의 제소에 대해 “1억 원은 돌려줄 필요가 없다.”라는 판결을 내렸다.

로또 구입이유는 ‘주택마련’
 
.올해 로또 판매금액이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월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로또복권 판매액은 3조2571억 원으로 전년보다 6.8% 증가했다. 판매액은 2004년(3조2984억원) 이후 최고치다.

사람들은 당첨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 로또와 복권을 지속적으로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에서 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나눔로또’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다.

조사결과 복권 구입의 가장 큰 이유는‘혹시나(75.4%)’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이어 인생역전(45.1%)이라는 응답과 함께 재미(41.4%)와 일주일의 행복(34.2%) 등 주로 심리적인 요인을 구입 이유로 꼽았다. 로또가 심리적 위안을 느끼게 해준다는 의견은 중·장년층(20대 44.8%, 30대 40.4%, 40대 55.6%, 50대 53.6%)에서 보다 두드러졌다.

복권에 당첨될 경우 당첨 사실 여부를 공유할 대상을 묻는 질문에는 가족 전체에게 알릴 것이라는 의견(36.1%), 배우자에게만 알릴 것이라는 의견(29.2%),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36%)이 모두 비슷하게 나타났다.

 

DA 300

 

당첨금의 사용처로는 주택마련(46.9%)을 응답한 비율이 가장 컸다. 이어 저축(42.5%), 빚 청산(31.6%)을 답했다. 한편, 당첨 시 직업을 지속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80.6%가 현재의 일과 공부를 계속할 것이라는 생각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로또에 당첨되더라도 기존 직업과 소비구조를 유지하면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것을 조언한다. 최서혜 나눔로또 공익마케팅팀장은“복권 1등에 당첨되면 단기, 중기, 장기 등 단계별로 자금 운용 계획안을 수립해 자금 관리에 힘쓰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로또를 사면 사람들은 일주일 간 당첨되는 행복한 상상을 한다”며 “당첨되지 않을 때의 고통보다 즐거움이 더 크기에 심한 경우 로또에 중독되기도 한다”고 경고했다.

요즘은 로또 1등으로도 인생역전은 힘들다고들 한다. 로또로도 바꾸기 힘든 현실 때문이다. 하지만, 1000원의 ‘행운’이 가져다주는 행복이 있기에 오늘도 많은 이들이 로또를 찾는다.

newsfreezon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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