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삼성이 무너진다는 가짜뉴스가 돌았습니다. 참으로 악랄하기가 짝이 없습니다. 그렇게 쉽게 무너질 삼성이 아닙니다. 지난 7월 27일자 조선일보에 보면『SK머티리얼즈 에칭가스 연내 국산화』라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일본 아베 정권은 7월 4일부터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 리지스트, 에칭가스의 반도체 원료 3가지 품목에 대해서 포괄수출허가에서 개별수출심사를 받도록 규제를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어제는 일본이 경쟁력을 자랑하는 1000여개의 수출품목이 일반심사 대상이 되어 언제라도 수출이 규제될 수 있는 세부사항을 발표 했습니다. 따라서 규제 후 3주가 지난 지금 대일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 현장은 거의 곤란을 겪고 있는 상태이지요.

그렇다고 이 무모한 싸움에 우리는 두 손 놓고 있어야만 할까요? 아닙니다. 우리 민족이 그리 간단하고 나약한 민족이 아닙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민간수준에서 출발한 <NO-NO운동>이 요원의 불길처럼 타오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이 규제를 시작한 화학물질에서도 우리는 해(害)에서 은혜(恩惠)의 증조가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2019년 7월 26일 ‘SK머티리얼즈’는 지난 1∼2년간 연구개발을 통해 99.999% 이상의 고 순도 불화수소의 시제품 생산이 연말까지는 가능하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이미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과 연말 시제품 테스트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이번 아베 사태 이전이라면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우리 정부와 산업계는 국산이 좀 못나도 키웠어야 했는데, 이런 사태가 닥칠 줄 모르고 일본에 안주해 왔던 것입니다. 여기에 아베가 경종(警鐘)을 울린 것이지요. 또 다른 규제 품목의 하나인 ‘포토 레지스트’는 이미 30년 전인 1989년 세계에서 네 번째로 ‘동진세미켐’에서 개발한 품목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어리석게도 국내 대기업들은 품질 좋고 말썽이 없는 일본 소재에 안주해서 국산 소재를 외면했습니다. 일본 수출규제 문제가 발발하자, 지난 7월 12일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경기도 화성의 ‘동진쎄미켐’ 연구동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었습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참석했다고 하네요.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동안 느긋했던 정부와 정치권이 예나 다름없이 호들갑을 떨고 있는 것이지요. 이제 찬밥 신세였던 중소 소재업체들에게 햇빛이 비친 것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금번 규제의 핵심소재인 불화수소의 세계적인 권위자는 한국 출신의 박달조 박사입니다. 박달조 박사는 KAIST 2대 원장 (1972.3.11.~1974.5.19.)으로 미국화학회 불소분과학회장을 역임한 불소화학공업 연구의 개척자로 세계적 명성을 지닌 과학자라고 합니다.

박달조 박사는 1937년 오하이오 주립 대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은 후, 뒤퐁사에 근무하며 냉장고 냉매로 쓰이는 비 독성 물질인 프레온 가스를 개발한 장본입니다. 프라이팬이나 냄비에 음식이 달라붙지 않게 해주는 코팅재로 유명한 ‘테플론’ 개발에도 공헌했습니다. 그리고 1970년대 초 한국에서 프레온 공장을 준공한 바도 있지요.

그런데 50년 전에 이미 프레온 가스 공장을 준공한 바 있는 한국이 일본에 비해서 불화수소에서 후진국이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정말로 이것은 우리 산업계와 정부가 진정으로 반성할 일이 아닌가요? 그것을 이번에 일본의 아베 총리가 깨우쳐 준 것입니다.

아베 총리가 가르쳐 준 것은 또 있다고 합니다. 중국이 무려 300조원에 달하는 반도체에 대한 무차별 투자가 있습니다. 이것은 삼성전자가 133조원을 투입하고, SK 하이닉스가 130조원을 투자해서 반도체에 올인 하는 것에 대한 진리의 경고입니다. 300조에 달하는 묻지 마 식 투자에 앞서 ‘소재산업’을 키우고 ‘장비산업’을 함께 육성하는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진리의 엄중한 경고가 아니고 무엇일까요?

이렇게 해에서 은혜가 나타나는 것을 우리는 ‘은생어해(恩生於害)’라고 합니다. 이렇게 보면 이번 일본의 경제침략은 ‘은생어해’의 산 증거라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아베신조야말로 우리국민을 정신 차리게 만들었으니 은인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 해에서 은혜가 나오는 ‘은생어해’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반대로 은혜에서 해가 나오는 ‘해생어은(害生於恩)’도 있는 것입니다. 해에서 은혜가 나오는 한 예를 들어 보면, 젊어서 가정도 불우하고 고생과 실패를 당해본 사람이 그 과거를 거울삼아 각성하고 노력하여 큰 성공을 하는 경우와 같은 것입니다.

이와 반대로 은혜에서 해가 나오는 예로서는, 젊은 시절 부모의 보호에만 의존하여 호강을 누리며 살던 자녀들이 그 부모가 세상을 떠난 후에는 아무런 자주력도 갖추지 못한 채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경우이지요. 이렇게 상대적인 세계의 모든 것은 영원히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은(恩)이 해(害)가 되기도 하고 해가 은이 되기도 한다는 이치를 깨달아야만 합니다. 따라서 은혜와 해에 너무 끌리지 말아야 하는 것이지요. 은혜가 참된 은혜가 되게 하려면 궁극적 진리인 ‘일원(一圓)’을 체득하여 언제나 상대적 은과 해를 초월한 지선(至善)ㆍ지복(至福)의 자리에 안주해야 합니다.

이와 같이 <은생어해 해생어은>은 밤과 낮이 연결되듯, 은혜와 해로움도 따라다닌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현실적 이해관계에 따라 즐거움을 좋아하고 괴로움은 싫어하지만 좋은 것도 은혜, 나쁜 것도 은혜입니다. 한 차원 높은 ‘절대 은혜’를 말함이지요. 절대 은혜를 깨달으면 ‘절대 감사’가 가능합니다.

밤과 낮이 연결되듯, 은혜와 해로움도 따라다닌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현실적 이해관계에 따라 즐거움을 좋아하고 괴로움은 싫어하지만 좋은 것도 은혜, 나쁜 것도 은혜입니다. 동시에, 은혜의 순경은 물론, 해독의 역경을 당할지라도 겸양하고 감사하며, 선업을 쌓고 공덕을 베풀기에 노력해 한없는 복락을 장만해야 하지 않을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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