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희 회장 성매매 의혹 보도 뉴스타파 화면.

[뉴스프리존= 안데레사기자]  뉴스타파는 강남에 마련된 안가에서 여성을 불러 이건희 회장이 성매매를 한 정황이 담긴 영상을 21일 공개했다.

 

뉴스타파는 지난 4월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영상 파일을 입수했다면서 검증 결과 동영상이 위변조됐거나 허위라고 볼만한 어떤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영상 촬영 당시 이건희 회장의 동선을 파악하고, 영상 조작 여부, 영상 속 이건희 회장의 음성 성문 분석을 토대로 영상의 진위에 대해서는 사실이 분명하다는 입장이다.

22일 익명을 요구한 산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이 회장의 성매매 동영상을 가지고 있다는 사람들이 회사를 찾아왔다”며 “이들은 몇몇 임원들에게 동영상 중 일부를 보여줬고, 동영상 전체를 구매하라고 권유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요구한 동영상 가격은 수십억원이었으며, 구매 제안을 받은 이 업체는 동영상 구매의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계 관계자는 21일 뉴스타파의 보도가 있기 수주 전 ‘이건희 동영상’의 존재를 언급했으며, 이날 동영상 판매 시도가 있었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동영상을 찍은 일당이 삼성에 판매를 시도하다 실패하자 다른 업체를 찾은 것 같다”며 “또 다른 업체에도 판매를 권유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주로 삼성과 불편한 관계에 있었던 기업들이 판매 타깃이 된 것으로 보인다. 기업뿐만 아니라 일부 언론에도 판매 시도가 있었다는 제보도 있다.

이 사건은 장황한 것 같지만 실로 단순하다.

뉴스타파는 이 기사의 말미에서 “삼성 측은 이에 대해 동영상을 미끼로 돈을 요구하는 전화는 받은 적이 있지만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기 때문에 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쓰면서 “또 경찰에 신고하지도 않았고, 동영상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하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 삼성그룹측은 22일 "이건희 회장 관련 물의가 빚어져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회장 사생활과 관련된 문제여서 회사로선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짤막한 입장을 내놨다.

삼성그룹은 이 회장의 일거수 일투족을 기업보안으로 다뤘을 것이다. 그런데 이건희 삼성 회장의 동영상 몇 개가 한꺼번에 공개돼 결과적으로 삼성그룹과 이건희가 동영상에  뚫렸다. 삼성과 이건희 회장이 노출될 정도면 누군들 안심할 수 있으랴. 국가가 보호하는 대통령도 국외지대에 있지 않을 듯하다. 이 현상은 사회불안을 가중시키는 큰 사회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 정치권의 연이은 이정현-최경환-윤상현-현기환 녹취록 공개 파문과 이건희 회장의 사생활이 노출되는 동영상 공개파문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나라 법은 사생활 보호에 대해 엄격하다. 이런저런 폭로가 법적으로 보호를 받진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동영상이 공개돼 입은 피해는 아주 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무서운 시대에 살고 있다.
 

 sharp2290@gmail.com

(영화따라 하기)  잇따라 터진 대형 뉴스들, 영화 너무 빼닮아
 누리꾼들, 영화 다운로드하며 현실과 비교분석  

▲ 영화 <내부자들> 스틸컷
▲ 진경준 전 검사장(왼쪽)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장면1.
청와대 민정수석(김병옥 역)과 서울지검 부장검사(정만식 역)가 걸어가면서 대화를 나눈다.
청와대 민정수석 : 장필우(유력한 대통령 후보)가 나하고 대검에 있을 때 X 같았거든. XX 놈이 여기 들어와서 안방 차지하면 날 가만두겠냐고.
서울지검 부장검사 : 가만 안 두겠죠.
청와대 민정수석 : 그리고 너, 김석우(또 다른 대통령 후보)가 너 고등학교 선배라며.
서울지검 부장검사 : 국민학교로 알고 있는데요.
청와대 민정수석 : 나 대학 선배야~ 그림 좋잖아.
서울지검 부장검사 : 아, 나쁘지 않죠.
청와대 민정수석 : 뒤처리는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장필우만 확실히 잡어.

 

▲ 영화 <내부자들> 스틸컷
▲ 영화 <내부자들> 스틸컷
▲ “민중은 개·돼지”라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나향욱 교육부 전 정책기획관이 11일 오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장면2.
미래자동차 오현수 회장(김홍파 역)과 조국일보 이강희 논설주간(백윤식 역)이 대화를 나눈다.
미래자동차 오현수 회장 : (신문을 보면서) 이 빨갱이 새끼들 이거. 이래서 인간들은 덜도 말고 딱 굶어 뒤지지 않게 살게 해줘야 딴생각을 안 하는 긴데.
조국일보 이강희 논설주간: 너무 괘념치 마시고, 조금 기다려 보시죠 회장님.
미래자동차 오현수 회장 : 무슨 소리고.
조국일보 이강희 논설주간: 어차피 대중들은 개·돼지입니다. 그 뭐하러 개·돼지한테 신경을 쓰고 그러십니까. 적당히 짖어대다가 알아서 조용해 질 겁니다.
미래자동차 오현수 회장 : (만족한 듯 웃으며) 그래.

2015년 11월19일 개봉한 영화 <내부자들>의 장면들이다. 이 장면들과 흡사한 사건들이 발생해 2016년 한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이 때문에 누리꾼들은 “<내부자들>은 극사실주의 영화였다”, “영화 보면서 설마 저렇게까지 할까, 과장한다 생각했는데 실사판이 있었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먼저 #장면1은 자연스레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진경준 검사장을 떠올리게 한다. 영화 속 장면은 민정수석과 검사장보다 급이 낮은 서울지검 부장검사가 유력 정치인을 표적 수사한다는 내용이다. 반면 현실의 우병우 수석과 진경준 검사장은 선후배 관계를 이용해 기업에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디테일의 차이는 있지만 우병우 수석과 진경준 검사장의 사이 역시 영화 속 두 사람처럼 학연으로 뭉쳐 있다. 둘은 모두 서울대 법대 출신이다. 법무부에서 함께 근무한 경력도 있다. 게다가 우병우 수석이 거쳐 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금융조세조사2부 부장과 부천지청 지청장 자리를 진경준 검사장이 뒤이어 맡기도 했다.
보수 언론의 논설주간이 “대중들은 개·돼지입니다”라고 말한 #장면2도 최근 실사 그대로 재현됐다. 교육부 고위 관료인 나향욱 전 정책기획관이 <경향신문>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다 평등할 수는 없기 때문에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영화 ‘내부자들' 멘트처럼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고 발언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을 일으켰다.

뿐만 아니다. 결정적인 장면은 #장면3에서 터졌다.

▲영화 <내부자들> 스틸컷
 <뉴스타파>가 21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2011~2013년 성매매 의혹을 보도하며 공개한 영상에서 이 회장이라고 지목된 남성이 소파에 앉아 있다. <뉴스타파> 화면 갈무리

 #장면3.
영화 <내부자들>에서 정치 깡패 안상구(이병헌 역)와 지방대 출신 검사 우장훈(조승우 역)은 모든 방법을 동원해 오현수 회장과 장필우 후보, 이강희 논설주간의 ‘1% 카르텔’ 문제를 폭로하려고 해도 이들의 촘촘한 대응 앞에서 좌절하게 된다. 그러자 마지막 방법을 쓴다. 안상구가 폭력을 써서 얻어낸 이강희의 자백 파일을 미끼로 우장훈이 이강희에게 접근하고, 이를 계기로 우장훈은 카르텔의 ‘내부자'가 된다. 그리고 오현수 회장과 장필우 후보, 이강희 논설주간과 함께 성 접대를 받으면서 그 장면을 몰래 찍어 재벌과 유력 정치인, 보수 언론의 추악한 카르텔을 적나라하게 공개한다.


영화에는 재벌 회장과 유력 정치인, 보수 언론 논설주간이 옷을 벗은 여성들을 옆에 앉히고 노골적으로 성접대를 받는 장면이 여러 번 등장한다. 이 적나라한 성접대 장면에 많은 이들은 현실에서도 설마 그럴까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뉴스타파>가 21일 저녁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목소리가 적나라하게 담긴 성매매 의혹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이 영화 속 장면 역시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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