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숙 기자=]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이 지난 8월 14일 열린 기장군의회 군정질의에서 오규석 기장군수의 태도를 비판하고 나섰다.

우성빈 기장군의원이 지난 14일 기장군 군의회에서 ‘위원회 의원의 변경 사유’에 대해서 질문하자 오 군수는 “부서에 물어봐야죠 부서에”라고 답하면서 “그건 부서에서 판단할 사안이지 의원님 공부 좀 안 하시네요. 공부 좀 하세요”라고 다그쳤다. (미디어공감 영상 )

민주당 부산시당은 19일 성명을 내고 “오규석 기장군수의 지방 의회 무시가 도를 넘었다”며 “공무원 승진 인사에 개입해 벌금 판결을 받은 사람이 반성은커녕 지방의회에 출석해 시대착오적인 막말을 쏟아냈다”고 오 군수를 비판했다.

지난 14일 부산 기장군 의회에서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군의원들이 군수에게 군정질의를 하는 시간이었는데 군수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우성빈 군의원 질문에 답변은 미룬 채 고함만 내지르며 '사과하세요'를 무한반복 하면서 군정질의를 무산시켰다.

당시 오규석 군수는 기장군의회 제240회 임시회 군정질의에 참여해 우 의원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라”는 말을 1시간 이상 반복하며 고함을 치는 등의 고압적 태도로 다른 군의원은 질의 한번 제대로 못하고 원천 봉쇄해 난장판을 만들었다.

우 의원은 이날 질의에 앞서 오 군수에게 "지난번처럼 말을 끊는 모습을 안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문을 열면서 "군보와 언론에 관련된 질문을 하겠다”고 했다. 이에 오규석 기장군수는 “뭐예? 크게 크게 말해달라, 잘 안들립니다. 크게”라고 고성부터 내질렀다.

우 군의원은 오 군수에게 ‘언론철학과 현 언론의 문제점 및 올바른 방향성에 대해서 본인의 소신을 말씀해달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오 군수는 “이런 황당한 질문은 처음본다”며 “내가 답변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우성빈 의원은 “질문지도 미리 드렸는데 그럼 답변하지 못한다고 미리 말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또 우 의원은 “기장군보가 2019년 기준으로 6만8000세대인데 군보 발행 수는 세대수를 초과하는 7만3000부를 찍고 관련된 예산 또한 4억7000만 원이 책정돼 다른 구에 대해서 과도하게 책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1만9500세대인 북구는 1억5700만 원, 16만7000세대인 해운대구는 3억5000만 원 등 기장군의 세대보다 두 배 가까이 또는 두 배를 훨씬 넘는 타구보다 기장군 군보 예산이 훨씬 많다며 예산 대비 군보의 질이 높은지 의문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오 군수는 구체적 제시도 없이 무조건 “잘하고 있다”며 “전국최고라고 자부한다”고 단답을 연이어 내질렀다.
우 의원과 오 군수의 설전은 우 의원이 “군보 발행과정 중 의원들의 5분 발언이 군보 편집회의에서 통편집 됐는데 군수의 지시인가”라는 질문에서 나왔다. 오 군수는 “협의체로 편집권 고유의 권한이다”고 말했다.

이에 우 의원이 행정자치국장을 부르면서 오 군수를 들어가라고 하니 “아 처음부터 행정자치국장에게 질의를 하지 바쁜 군수 불러내서 이렇게 하냐”라고 윽박지르듯이 소리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우 의원과 오 군수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고 의장이 “소리를 낮춰 달라”고 하자 오 군수는 “목소리가 원래 크다”며 되려 기세등등 해졌다.

이후 우 의원이 ‘위원회 의원의 변경 사유’에 대해서 질문하자 오 군수는 “부서에 물어봐야죠 부서에”라고 답하면서 “그건 부서에서 판단할 사안이지 의원님 공부 좀 안 하시네요. 공부 좀 하세요”라고 다그쳤다.

기장군보에서 군의원들의 5분 자유발언이 2차 편집회의 과정에서 삭제된 것을 지적하며, 편집회의 구성 등에 문제를 지적했다. 우 의원은 또 군내 각종 위원회, 특히 인사위원회 구성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이 같은 지적에 오 군수는 "법과 원칙에 따라 모든 행정을 집행하고 있다"고 답했고, 우 의원이 “군수님은 도대체 뭘 하시는 겁니까?”라고 다시 되묻자 “법과 원칙에 따라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우 의원은 앞서 오 군수의 인사 개입 법원판결 등을 이유로“ 법과 원칙을 말할 자격이 없고, 그렇게 말할 자격을 잃었다”고 했다.

이에 오 군수는 “사과하세요”라는 말을 계속하며 질문을 거부했다. 이에 의장이 5분 정회를 선언했지만 계속해서 오 군수는 우 의원을 향해 “무릎 꿇고 사과하세요”라는 말만 무한 반복했다. 이날 유튜브 영상에 따르면 오 군수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무릎 꿇고 사과하세요’라는 고함을 무한 반복해 이후 모든 의원의 군정질문을 무산시켰다.

오규석 기장군수는 지난 1월 20일 직권남용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올해 2월 1심 법원은 공무원 승진 인사 개입 혐의로 오 군수에게 벌금 1천만원을 선고했고 오 군수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공무원 승진 인사 부당 개입 혐의를 받고 있는 오규석 기장군수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3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경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2017.12.13/뉴스1

민주당 부산시당은 "군정 질의를 하는 의원에게 질문에 대한 답변은 하지 않고 고함과 협박으로 장시간 겁박하며 ‘무릎 꿇고 사과하라’는 말을 반복하는 등 고압적인 행태를 보였다"고 오 군수를 비판했다.

이어 "직권남용 혐의로 벌금을 받은 군수에게 인사위원회의 문제점에 대해 질문조차 하지 못하는가"라고 되물었다.

또 "부산의 기초단체 가운데 가장 많은 예산을 들여 세대수 대비 최대 부수를 발행하는 기장군보에서 ‘군의원 5분 발언’을 통으로 삭제하는 일도 벌어졌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원칙도 무시하고 의회를 난장판으로 만든 오규석 기장군수는 이번 사태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시당은 "관련 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면서 전국에 5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오규석 군수의 행태에 황당함과 실망을 넘어 분노의 뜻을 표출하고 있다"며 "입만 열면 기장 군민들의 뜻에 따라 군정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말하면서 주민들이 투표로 선출한 지방의회 의원들에게 막말을 퍼붓는 이율배반적인 태도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부산시당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보며 오 군수의 정치적 목적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향후 정치적 행보를 위해 자신의 치부가 드러나는 게 두려워 이같은 행태를 보이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인사 비리 외에도 갖은 구설에 오르는 오 군수는 이제라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군민들에게 사과하길 바란다. 이와 함께 의회와 의원을 모독한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헌법 제118조 1항에 규정하고 있는 지방의회의 역할에 대해 다시금 숙고하길 촉구한다”고 오 군수를 향해 전했다.

그는 한의원 원장 출신으로 1995년 제2대 부산 기장군수에 취임했으며 2002년에는 한나라당 부산시지부유세단장과 대통령 선거 한나라당 정책위원회 공약개발위원을 역임했다. 그후 2010년부터 무소속으로 기장군수에 내리 선출되어 2022년 6월까지 법원 판결이 달라지지 않으면 12년 이상을 기장군수 직에 있게 된다. 이번 군의회 질의를 통해 지방 장기 권력의 폐해가 느껴지는 일정 부분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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