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일간 전시회 통해 중국인 약 30만명에게 우리 서예의 탁월함 알려

사진은 예술의 전당이 58일간 중국미술관에서 개최된 추사 김정희전 포스터./사진=예술의 전당

[뉴스프리존 =최문봉 기자] 예술의전당(사장 유인택)과 중국국가미술관(관장 우웨이산 吳爲山)은 공동으로 지난 6월 18일(화)부터 8월 23일(금)까지 베이징 중국국가미술관에서 <추사 김정희와 청조 문인의 대화>展(이하 추사 중국전)을 성황리에 마쳤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전시에는 58일간 총 299,043명 일일 평균 5,156명이 방문하며 중국 현지의 뜨거운 관심을 증명하였다. 중국의 관영 통신사인 신화사를 비롯해 인민일보 등 중국 유력 일간지와 방송사들의 보도 건수도 총 112건에 달하며 중국 전역에서 관람객들이 다녀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특히 중국을 방문 중인 외국인들도 관람행렬에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전시는 문화예술계 지도자와 연구자, 서법가와 정치지도자들이 일반 관람객과 함께 한국에서 건너온 추사의 작품을 보다 진지하게 감상하고 토론하는 장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의 문련주석단(文聯主席團)일행과 북한의 만수대창작사 작가들이 단체로 방문하여 관람하기도 하였고 일대일로 관계국가의 예술계 인사들도 참관하며 눈길을 끌었다.

중국 무한에서 온 서법가 황금평(黃金平)은 “작품을 감상할수록 일종의 고풍스러움과 소박함, 그리고 균형을 깬 듯 하면서 다시 화합을 느끼게 하는 아름다움을 느꼈다. 그의 작품은 창조성이 돋보였으며 특히 병풍 한 폭, 글자 한 자마다 그림을 보듯 활력이 넘쳤고, 고풍스러움과 소박함, 그리고 기묘하면서도 생동감이 넘쳐 감탄하였다."고 말했다.

또한 서법가 황금평은  "작품 속에서 김정희 선생은 한간서법(汉简书法) 예서(隶书) 장초(章草) 구해(欧楷) 등을 복합적으로 사용한 것뿐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한 대담한 창조성이 돋보였다. 그리고 그의 창조성에서는 단순하면서도 소박하고 진솔한 예술의 꽃을 피운 것 같았고, 사람들에게 성대한 연회를 보여주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와 관련해 중국 측 전시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 '추사와 청조문인의 대화'라는 타이틀답게 역사를 매개로 오늘의 한국과 중국을 대화로 이끌어 냄으로써 양국 전시교류의 이정표를 다시 세웠다.”고 높게 평가했다.

예술의전당과 중국국가미술관이 공동 주최하고 예술의전당과 과천시 추사박물관(과천시장 김종천)이 공동 주관한 이번 전시의 가장 큰 성과라면, 추사체(秋史體)의 핵심인 ‘괴(怪)’의 조형미학과 정신경계가 어떤 것인지를 중국에서 제대로 평가받게 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추사의 '계산무진谿山無盡'에 대한 우웨이산 중국국가미술관장의 평가는 “글씨를 넘어선 그림이다. 허실(虛實)의 미학을 극대화 하면서 심미적으로나 조형적으로 현대추상과 직통한다”라고 요약할 수 있다. ‘아시아 문명과의 대화’ 일환으로 이번 추사중국전 개막 이틀째 열린 국제학술포럼에서 중국학자들이 “왜 이제야 ‘서성(書聖)’ 추사를 알게 되었는가?” 자문하고 안타까워 했다.

한중 양국은 20세기 100년간 식민지-전쟁-이념대립과 같은 정치‧사회적 환경으로 요동쳐왔다. 이번 '추사 김정희와 청조문인의 대화'展과 국가 대 국가 차원의 본격적인 예술교류프로젝트를 만들 만한 여유 자체가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간 우리는 추사를 한국 안에서만 최고라고 평가해 왔지만 이번 전시를 통해 추사야 말로 동아시아 서(書)의 현대를 이미 150여 년 전에 실천해낸 인물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추사 중국전은 서화는 물론 문예 전반에 걸쳐 국제적인 관점에서 추사가 다시 조명되어야 한다는 과제를 동시에 던져주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추사는 세계다’라는 생각을 증명한 만큼 이제는 한국을 넘어 동아시아-서구-세계의 추사로 거듭나기 위해 먼저 우리가 전시, 연구, 교육은 물론 공공외교, 산업차원에까지 지금과는 다른 차원의 실천만이 남아 있음이 분명해졌다.

한편 '추사 김정희와 청조문인의 대화'귀국 전시는 2020년 1월 10일(금)부터 3월 18일(수)까지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과천시 추사박물관, 예산군 추사기념관, 제주추사관에서 예술의전당, 과천시, 예산군,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공동주최로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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