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두만 기자=]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장관직을 제안받았다며 논란을 일으킨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가 이번에는 후원금 횡령 의혹에 휩싸였다. 한기총 조사위원회(조사위·이병순 위원장)는 7월 29일 전 목사를 공금횡령, 사기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외부 단체가 아닌 한기총 내부 단체가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전광훈 목사가 소속된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대신 총회는 지난 8월 30일 총회장 이주훈 목사와 재판국장 박용재 목사 명의로 전광훈 목사를 목사직에서 면직하고 교단에서 제명한다는 공고문을 냈다.

이날 국민일보와 기독교 관련 언론들에 공시된 면직 및 제명 공고를 보면 총회는 “전광훈 목사를 '헌법 권징 제1장 제3조 1항~11항, 책벌 6조 2항에 의거 본교단으로부터 면직, 제명 되었음을 공고한다”고 되어 있다. 또 이 같은 결정을 한 이유에 대해 △신앙과 행위가 성경이나 헌법 또는 본 헌법에 의거 제정된 제 규정을 위반한 행위 △예배 방해 행위 △이단 행위와 그에 동조한 행위 △기독교인으로서 심히 부도덕한 행위 등 11가지 항목을 근거로 제시했다.

국민일보 갈무리 ⓒ 임두만

전 목사는 현재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으로 그동안 여러 차례 막말 파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한기총은 대형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은 물론 백석대신, 고신 등 주요 장로교 교단이 탈퇴하고 감리교단인 기독교대한감리회 등이 탈퇴해 사실상 명칭만 남은 상태다.

따라서 소속교단으로부터 목사직이 제명된 전광훈 목사가 한기총 회장 자격이 있는지, 또 한기총이 과연 기독교를 대표할 수 있는 단체인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주요 교단이 탈퇴한 한기총은 회원 교단 중 가장 규모가 큰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이하 기하성)가 활동 중단을 결정한데 기독교한국침례회도 활동중단 상태다.

더구나 한기총 홈페이지에 '행정보류 및 회원권 제한 교단'으로 표기된 주요 대형 교단들 역시 이미 2014년에 탈퇴를 결정했음에도 여전히 명단만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합동이 '행정보류'로, 남아있으며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도 탈퇴 후 명단에 그대로 남아있다. 이는 한기총이 그나마 이들 교단 명을 빼지 않음으로 대외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함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미 합동과 기침 등은 한국교회연합에 그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편 백석대신의 면직 및 제명에 대해 전 목사 측은 ‘명예훼손’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전 목사 측은 한기총 대변인인 이은재 목사 명의로 반박 성명을 내고 “제명과 면직 공고는 본인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 행위로,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본인과 연관 없는 교단에서 이러한 행위를 한 것은 문제”라고 천명했다.

전 목사 측은 앞서 백석교단과 통합한 예장대신 교단의 총회가 정족수 미달로 통합결의가 원천무효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들은 그 근거로 법원 판결문(서울고법 2017나2038899)을 제시하고 “그러므로 총회장 전광훈 목사는 예장 백석과 아무 관계가 없는 예장 대신 총회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하고 있고, 그 모든 법적 권한은 전광훈 총회장에게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한기총의 재정이 부실한 이유는 자신과 무관하다고 했다. 전 목사는 "내가 들어왔을 때부터 재정이 바닥 난 상황이었다. 아무 일도 할 수 없어서 교회 돈을 끌어와 행사를 진행한 것인데 이렇게 나를 공격해서야 되겠느냐"고 했다.

한편, 전 목사는 "나는 25년간 좌파 진영의 공격을 받아 왔다. 재정 문제 하나만큼은 깨끗하다. 이번에 후원금 통장 들고 경찰서에 출두하겠다. 무혐의를 입증하고, 한기총을 분탕질하는 세력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한기총 내부 관계자들도 이번 후원금 유용 의혹에 대해서는 전 목사에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한 관계자는 "사무실 월세나 직원 임금 미지급 건은 전임 대표회장 엄기호 목사 때부터 있어 왔던 문제이다"며 "조사위가 성급했던 것 같다. 충분한 조사와 데이터를 가지고 문제를 제기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많은 언론이 달려들어 보도한 것은 전 목사가 자초한 일이라는 입장도 있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 목사가 대통령 하야 운동을 하다 보니 작은 의혹마저 대서특필돼 보도되고 있다. 전 목사가 정치 집회를 계속하는 이상 이와 같은 잡음은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기총 측은 “이번 사태에 대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고, 전광훈 대표회장에 대한 명예훼손과 업무방해에 대해 사법적 책임을 묻지 아니할 수 없다”고 법적 절차를 밟을 것임도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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