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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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변기
사람이 분수 밖의 의·식·주를 취하다가 스스로 패가망신을 하는 수도 있습니다.
  • 김덕권
  • 승인 2019.09.18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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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변기

지난 9월 16일자 조선일보 보도에 의하면 영국 처칠생가에서 71억 원짜리 황금 변기를 도난당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사람들이 미쳐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아마 그 황금변기를 쓰는 사람은 황금 똥을 누는 것일까요?

그 옛날 푸세 식 변기를 쓰던 때가 생각납니다. 지금 젊은이들은 생각도 못할 일이지만, 장마 때나 한겨울에는 그 곤욕이 말도 못할 지경이었지요. ‘200달러짜리 식사를 하거나 2달러짜리 햄버거를 먹어도 변기의 물은 내려야 한다.’ 이 말은 71억 원짜리 18K 황금 변기를 만든 이탈리아 조각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메시지입니다.

황금으로 만들었던, 도자기로 만들었던, 양변기는 양변기이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황금 변기라고 하니 열광하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금은보패(金銀寶貝)를 최고의 보물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실은 모든 상(相) 있는 것이 다 허망한 것입니다.

인생의 참다운 보물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영원히 불멸하여 세세생생 참 나의 주인공이 되는 우리의 참 마음이요, 둘은 우리의 그 참 마음을 찾아 참다운 혜복(慧福)을 얻게 하는 바른 법(法)입니다. 이렇게 안으로 참 마음과 밖으로 바른 법이 우리의 영원한 보물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황금변기가 무슨 소용인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갑니다. ‘200달러짜리 식사를 하거나 2달러짜리 햄버거를 먹어도 변기의 물은 내려야 한다.’는 조각가 카텔란의 메시지는 진리가 아닌가요? 상 있는 것은 다 허망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 허망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영국 가디언 지는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생가 ‘블레넘 궁’에서에서 전시 중이던 작품 ‘아메리카(America) 황금변기’가 2019년 9월14일 도난당한 것입니다. 작품에 쓰인 18캐럿 금은 총 103㎏에 달한다고 하네요. 금 시세로만 따져 봐도 400만 달러(약 47억8000만원)가 넘는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습니다.

NYT는 범인들이 이미 변기를 녹여 금괴로 바꿨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만일 변기를 녹여 금괴로 바뀌었다면 생명이 없는 무생물이지만 업보(業報)를 받은 것입니다. 황금이 황금의 역할을 하지 않고, 도자기의 역할을 하였을 때는 생명이 없는 무생물이라도 정업(定業)은 면키 어렵습니다.

생명이 없는 무생물이라도 정업은 난면(難免)인 것은 조선총독부 건물이 김영삼 정권에서 해체되는 비운을 맞은 것과 유사합니다. 영국의 과학 잡지 ‘포커스’ 독자들이 작가, 학자, 과학자 등,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선정한 인류가 지금까지 만들어낸 각종 발명품 가운데 인간에게 가장 유용한「인류의 1백대 유용 발명품」을 선정한 것이 있습니다.

이 명단에서 ‘컴퓨터’와 ‘불(火)’을 제치고 ‘화장실’이 당당 1위를 차지했다는 것입니다. 화장실을 선정한 이유는 화장실이 생기면서 인간의 질병이 급속하게 줄고 수명이 연장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 예로서 인도를 들었습니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지만, 인도에서는 여전히 화장실이 아닌 공개된 장소에서 용변을 보는 것이 보통입니다.

손을 씻을 수 있는 상수도나 적절한 하수도 환경의 혜택이 없기 때문이지요. 제대로 된 공중 화장실이 없어 생기는 공중 보건 상 문제로 인도가 매년 치르는 비용이 62조원에 달한다는 것입니다. 세계은행은 인도에서 매년 5억7500 만 건의 설사 및 이질의 발병사례가 있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이 중 45만 건은 화장실 문제로 사망한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꽤 많은 나라들을 다녀 본 사람 중의 하나입니다. 몇 년 전 미국 덴버에서 록키 산으로 여행을 갔을 때 고속도로 휴게실에 아직도 ‘푸세 식’ 화장실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공중화장실은 아마 세계 최고의 영예를 누리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황금 변기를 만들어 도둑 좋은 일을 시킬 것이 아닙니다. 차라리 그 돈으로 깨끗한 도기(陶器) 변기를 만들어 화장실로 고통을 받는 저개발국 사람들의 고통을 해소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무리 흔한 것이라도 아껴 쓸 줄 모르는 사람은 빈천 보(貧賤報)를 받습니다.

사람이 분수 밖의 의·식·주를 취하다가 스스로 패가망신을 하는 수도 있습니다.

단기 4352년, 불기 2563년, 서기 2019년, 원기 104년 9월 18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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