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진 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남기고 싶은 말들, 연극 <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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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남기고 싶은 말들, 연극 <生>
제3회 일번출구연극제
  • 권애진 기자
  • 승인 2019.09.21 0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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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 포스터 /(제공=극단주다)

[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정말로 보고 싶지만 정말로 볼 수 없는 존재를 만났을 때 나누고 싶은 것들을 이야기하는 연극 <生>이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일번출구연극제의 마지막 작품으로 대학로 노을 소극장에서 관객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며 짧은 공연의 막을 내렸다.

한 여자와 한 남자가 다리 위에서 만난다.

그리고 그들은 그들만의 이유로 생(生)을 결정한다.

'생' 공연사진 | 지영의 주위로 어두운 조명 아래 한 무리의 사람이 천천히 지나간다 /ⓒ권애진
'생' 공연사진_지영(임단하), 지영남자친구(이태희) /ⓒ권애진
'생' 공연사진_지영(임단하), 새나(박지민) /ⓒ권애진
'생' 공연사진_솔(한송호), 강훈(이소금) /ⓒ권애진
'생' 공연사진_강훈 엄마(조현진), 강훈(이소금) /ⓒ권애진
'생' 공연사진_지영(임단하), 강훈(이소금) /ⓒ권애진

많은 회사원들이 마음 속에 사표를 품고 있듯이 적지 않은 현대인들이 마음속에서 사(死)표를 품고 있다. ‘기일’이라는 하루에 간절히 그리던 누군가를 만날 수 있음에도 가슴 속 공허함은 지워지지 않는다. 죽은 자를 만나 본 적 있는가? 아니, 주변에 죽은 자가 있는가? 그들을 만나면 무슨 말을 하고 싶은가. 반대로 죽은 자들은 산자들에게 무슨 말이 하고 싶을까? 죽음의 기운이 가득한 이 곳에서 연극 <生>은 우리의 ‘生’의 이야기를 전했다.

옴니버스 극으로 작품을 쓴 이유리 작가는 “사랑하는 사람이 떠났습니다. 돌이킬 수 없음에 많이 아파하고, 많이 힘들어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살아갑니다. 살아있기 때문에 살아야 합니다. 애달픔과 비통함은 애도와 함께 보내주렵니다. 그것이 한없이 짧은 이 ‘생’에서의 작은 역할입니다.”라고 작품을 쓰게 된 마음 절절함을 담담하게 밝혔다.

슬픔이 가득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낸 임창빈 연출은 “사느냐, 죽느냐. 참. 어차피. 그런데 왜. 그래도 살아있으니, 누구든 유쾌, 상쾌, 통쾌하게 살고 싶을 터인데, 그래 살아 있을 때 더 살아봅시다.”라고 관객들이 유쾌하게 작품을 보길 소망했다.

'생' 단체사진_솔(한송호), 지영의 남자친구(이태희), 새나( 박지민), 강훈의 엄마(조현진), 김수현 오퍼, 임창빈 연출,  지영(임단하), 강훈(이소금), 솔(최진호), 박상현 배우 /ⓒ권애진

일번출구연극제를 주관하고 마지막 작품을 제작한 ‘극단 주다’는 ‘주사위는 던져졌다’의 줄임말로 2011년 설립된 예술단체이다. ‘연극의 대중화’, ‘문화적 빈부격차 해소’를 비전으로 20, 30대 젊은 예술인들이 뜻을 모아 창작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 MINI INTERVIEW -

1. 남겨진 자와 떠난 자, 삶과 죽음, 만남과 헤어짐을 이야기하는 작품 <생>은 너무나 마음을 따스하게 어루만져 주는 이야기였습니다. 연출님은 슬프고 가슴 아픈 이야기임에도 신파적으로 억지로 눈물을 짜내지 않고 은은하게 가슴을 적셔내도록 풀어내셨습니다. 연출님께서는 작품의 희곡화와 배우님들의 디랙팅 과정에서 어떤 점을 중요하게 여기셨을지 궁금합니다.

먼저 작품을 잘 보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작품을 준비하는 내내 신파적인 내용이 보는 이들에게 불편함을 주지는 않을까 고민을 많이 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더구나 젊은 배우 분들과 작업을 하다 보니 괜한 꼰대라는 소리를 듣지 않을까 걱정도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은 우리 만든 이들은 소통했고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내놓았습니다. 이제 우리는 보는 이들에 감정과 느낌에게 순응하는 것 뿐. 삶과 죽음은 결국은 짠하게 안타까운 누구에게나 언젠 가는 현실이 되기 때문입니다. 작품의 원작은 '기일을 맞이하며'라는 이유리 작가의 글입니다. 에피소드 4편과 막간극 3편의 소재로 이루어진 작품이었는데 제일 먼저 작품의 관통선을 찾고자 배우들과 많은 각색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공연 전 2주 전까지 수정작업을 계속했습니다. 그만큼 테이블 작업을 오랜 동안 했습니다.

연극 '생'을 함께 한 배우들_솔(한송호), 지영 남친(이태희), 새나(박지민), 강훈 엄마(조현진), 솔(최진호), 지영(임단하), 강훈(이소금) /ⓒ권애진

연출부 스케줄 대로 무대 선을 밟지 못하는 배우들은 은근히 걱정을 하곤 했지만 작품과 인물의 해체 그리고 철저한 분석을 한 배우분들은 짧은 무대 일정이었지만 당위성을 갖고 임했기에 작품 후반 작업은 대체로 쉽게 진행 되어진 것 같습니다. 저희 작품에 주된 소재는 지금 젊은 자들의 자살이었습니다. 젊은이들의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에 대한민국 젊은이들에게 '삶은 그래도 잘 살아갈 이유가 있다'라는 것을 건드려 주고 싶었습니다. '쇠똥 밭에 굴러도 저승보다는 이승이 낫다'라는 말처럼 말입니다. 공연 마지막까지 큰 사고 없이 열연을 펼쳐 준 배우님들에게 감사하고 공연을 잘 보았든 그러지 않았든 보아주신 모든 관객 분들께도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2. 연출님과 배우님들이, 그리운 떠난 자가 있다면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듣고 싶은 말들을 듣고 싶습니다.

'생'을 연출한 임창빈 연출 /ⓒ권애진

임창빈 연출 ➜ 작품을 진행하는 초반에 '일반적인 떠난 자에게 다시, 한번 꿈속이라도 아니면 어떤 환상에 만남이 이루어진다면' 이라는 주제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연출부에서 리서치를 일주일간 해 보았습니다. SNS를 통해서도 자료를 취합하고 아날로그 방식인 직접 설문지를 통해 일반인들에 고견을 받아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양은 아니지만 그래도 작품을 수정하고 만들어 가는 데에는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가장 많은 사연들은 '미안하다'였습니다. 그리고 '사랑해',  '보고 싶다' 순이었던 것 같습니다. 절대적인 이별 후 살아남은 자들은 미안하고 사랑했고 보고 싶었나 봅니다.

'생' 지영 역 임단하 배우 /ⓒ권애진

임단하 배우 ➜ 할머니. 할머니가 해주시는 간장계란밥을 얻어먹고 싶습니다. 그리고 할머니랑 화투도 치고 싶습니다.

'생' 지영의 여고친구 새나 역 박지민 배우 /ⓒ권애진

박지민 배우 ➜ ‘너 혼자 아니야 내가 항상 너 옆에 있어.’라는 말을 해 주고 싶습니다.

'생' 강훈의 엄마 역 조현진 배우 /ⓒ권애진

조현진 배우 ➜ ‘사랑한다. 아들!!!’

'생' 강훈의 반려견 솔 역 최진호 배우 /ⓒ권애진

최진호 배우 ➜ 계획 없이 떠나든 계획적으로 떠났든지간에 거기서 편안히 계시길요. 그게 좋은 것일 겁니다. 이승에 있는 형제,자매님 걱정만 하면 골병 생깁니다.

'생' 강훈의 반려견 솔 역 한송호 배우 /ⓒ권애진

한송호 배우 ➜ 삶도 그렇고 연극도 끝나면 떠나게 됩니다. 그렇기에 있을 때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 지내 봅시다.

'생' 강훈 역 이소금 배우 /ⓒ권애진

이소금 배우 ➜ 잘 지내니? 거긴 좀 편하니? 난... 그래도 여기가 좋다.

'생' 지영의 남자친구 역 이태희 배우 /ⓒ권애진

이태희 배우 ➜ 거기는 재미있게 지낼 만 한 게 있는지 등을 물어보고 싶습니다. 이승에 살든 저승에 살든 저는 심심한 게 싫어서요.

3. 부족하지도 남지도 않은 연출과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의 연출님과 배우님들의 차기작이 궁금합니다.

임창빈 연출 ➜ 저는 극단 고리 상임 연출로써 내년이 극단 고리 20주년입니다. 그래서 올 하반기부터 작품을 많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먼저 11월중 ‘숨비 소리’라는 치매 노인이야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연극 ‘괜찮냐’, ‘왜 그래’, 뮤지컬 ‘럭키스타 완판’과 ‘저고리 시스터즈’를 기획 준비하고 있습니다.‘

임단하 배우 ➜ 싱어송라이터 ‘유오림’과 함께하는 ‘새;상’이라는 공연을 연출하고 배우로서도 참여할 계획입니다. 기존의 음악극과는 조금 다른 음악과 영상과 연극이 어우러진 작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박지민 배우 ➜ 아직 차기작을 준비 중입니다. 앞으로 더욱 좋은 공연으로 찾아뵈었으면 좋겠습니다. 기대 많이 해주시고 응원 부탁드립니다.

조현진 배우 ➜ 영화를 연극으로 만드는 대본작업 중 에 있고 빠르면 올 겨울 워크샵 형식으로 올려보려 합니다.

한송호 배우 ➜ 앞으로 극단 주다의 단원으로써 필요한 부분의 보탬이 되려 합니다. 아직 개인적인 차기작은 없습니다.

이소금 배우 ➜ 지난 9월7일부터 오픈한 연극 ‘한 번 더 해요‘에 출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0월9일에 제가 직접 쓰고 연출한 연극 ‘살아있냐’가 공연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태희 배우 ➜ 극단 작품인 ‘살아있냐’라는 작품에 조연출을 하고 있는데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공유 소극장에서 하고요. 네이버에 연극 살아있냐를 검색해주세요.

제3회 '1번출구연극제' 포스터 /(제공=극단주다)

다채로운 매력과 각 극단의 개성이 가득한 작품들을 선보인 ‘1번출구연극제’는 연극 <생>을 끝으로 올해 연극제의 막을 내렸다. 연극의 향기를 가득 담아 전해 준 연극제의 내년 4회 공연은 어떤 극단의 매력을 전해 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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