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위 등 주최,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 기념 자료전시회 ‘아시아의 셰익스피어’ 전

지난호에 이어

[뉴스프리존=심종대 기자]영국이 낳은 영국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 그가 가진 무형의 가치를 높이 평가한 엘리자베스 여왕은 “셰익스피어를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고 말했다.

셰익스피어는 총38편의 희곡과 2편의 장편 설화시, 1편의 ‘소네트’ 시집을 남긴 세계 문학사상 가장 유명한 작가다. 그의 작품은 오늘날까지 필서로 꼽히면서 연극과 영화, 뮤지컬,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로 재창조되고, 여전히 시대와 국경을 뛰어넘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셰익스피어와 그의 작품이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인간의 심리에 대한 탁월한 통찰이 배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을 선과 악으로 판단하지 않고 입장과 상황에 따라 인간은 다채롭게 변한다는 사실을 묘사함으로써 현대인의 심리를 대변하고 있다.

지난 호에서는 서론으로 자료전시회의 개최의 의의를 살펴보았다면 이번 호부터 7회에 걸쳐 셰익스피어의 수용사의 소개와, 번안, 번역, 연구, 공연, 무대미술, 극작 상의 영향에 대해 살펴본다.

먼저 셰익스피어의 수용사에 대해 간단하게 살펴보자. 셰익스피어는 유럽에 의한 식민지 시대의 개막과 함께 군사용 부속물로 아시아에 유입됐다. 인도보다는 유럽에 인접한 서아시아 지역에 셰익스피어가 더 일찍이 들어온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영국이 인도 지역을 점령하면서 먼저 셰익스피어를 가지고 들어왔다.

셰익스피어는 먼저 인도에 유입돼 영국 주둔군과 거류민들이 오락물로 제공됐다. 이들을 위한 서양식극장이 1753년 최초로 캘커타에 건립되면서 가장 빈번하게 공연한 것이 셰익스피어의 희곡으로, 1770년부터 영국의 순회극단이 봄페이에 와서 셰익스피어를 공연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후 1780년의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캘커타 극장에서 ‘오셀로’가 최초로 공연된 바 있다. 터키에서는 19세기 중반 이후 서구연극의 유입이 본격화되면서 셰익스피어를 상업극장의 레퍼토리로 채택했다. 이란과 이라크 등 옛날의 페르시아 지역도 터키와 마찬가지로 18세기 중반이후 셰익스피어를 받아들였지만, 그다지 활성화되지는 못했다.

태국에서도 서구적 현대화의 필요성에 따라 셰익스피어를 수용했다. 19세기 후반에 시작된 왕과 왕족들의 번역과 공연은 이러한 사례에 속한다. 그들의 번역과 공연은 궁중 오락물의 생산을 위한 것이 아니라 태국 전통무용극과 서사극을 서구화하려는 일념에서 나온 것이라 볼 수 있다.

동아시아의 일본도 메이지 유신을 계기로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여 낙후한 문화를 개량하기 위한 것으로, 셰익스피어의 수용은 이러한 목적에 부합했다. 셰익스피어의 수용은 1875년 요코하마의 게이어티 극장에서 서양인 아마추어 극단에 의한 공연으로 시작했다. 이것이 가부키와 신파극의 번안공연으로 발전하고 나중에는 이것이 가부키의 개혁을 위한 기초가 되었다.

한국은 서구와의 교류가 본격화되기 전에 일본에 의해 식민지가 되는 과정에서 서구연극을 체계적으로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연극사의 흐름에 따라 수용하지 못하고 입센, 쇼, 체호프 등 현대 희곡과 뒤섞여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아시아의 다른 국가와 달리 원전 공연 이전에 셰익스피어 번안극이 전무한 것도 수용하는 과정이 부실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중국은 먼저 중국인이 아니라 천주교 선교사들이 셰익스피어를 수용했다. 1896년 상해의 미션스쿨에 해당하는 요한 학교에서 영어로 ‘베니스의 상인’을 공연한 것이 중국 셰익스피어 공연의 효시를 이룬다. 이 공연은 1913년 중국어에 의한 최초의 셰익스피어 공연을 이끌어내고 얼마 후에는 일본의 신파극을 이식한 문명희(文明戱)가 셰익스피어 희곡의 줄거리에 바탕을 두고 갖가지 형태의 셰익스피어 연극을 무대화하게 된다./다음호에 계속

심종대 기자, simjd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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