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의 '세탁기 파손' 사건이 격화하고 있다.

[연합통신넷= 이진용기자] 조성진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H&A) 사업본부장 사장이 16일 삼성전자 세탁기 파손 사건 당시 동영상을 공개하는 강수를 뒀다. 이에 삼성전자는 "자의적 편집"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조 사장은 이날 보도자료와 함께 유튜브 동영상을 공개하고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조 사장은 지난해 9월 독일 국제가전박람회(IFA) 기간 중 삼성전자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했다는 혐의로 지난 15일 검찰에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LG전자는 16일 검찰에 증거자료로 제출된 CCTV(폐쇄회로TV) 영상을 공개하면서 고의적인 파손이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같은 동영상 화면을 놓고도 고의성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두 회사의 의견이 충돌하는 쟁점을 정리해봤다.

정리를 해보면,.

① 힌지(경첩) 파손 고의적이었나

이번 사건의 핵심은 조성진 LG전자 사장이 세탁기 힌지(hinge·경첩)를 고의적으로 파손했느냐의 문제다.

↑ 조성진 사장이 세탁기 도어를 눌러보는 장면을 담은 CCTV 영상. /유투브 캡처

↑ 결합부 파손 부위. /유투브 캡처

↑ /유투브 캡처

삼성전자는 세탁기 도어를 눌러본 행위 자체를 문제 삼았다. 독일 베를린의 판매점에 전시된 삼성전자의 '크리스탈 블루' 세탁기는 사건이 발생한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출시한 지 3개월이 지난 제품이었다.

삼성전자는 LG전자가 이미 시중에서 이 제품을 구입해 테스트를 해봤을 시점인데, 굳이 베를린의 판매점을 방문해 테스트를 진행한 것은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체격이 큰 조성진 사장이 무릎을 굽히면서 도어를 꾹꾹 눌렀다"며 "안전 규격을 다 통과한 제품도 부수려는 의도를 갖고 조작하면 망가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이날 공개한 영상을 통해 조 사장이 도어를 누른 것에 대해 "기술 엔지니어 출신인 조 사장의 몸에 밴 습관"이라고 반박했다.

세탁기 도어는 세탁물을 걸거나 아이들이 매달리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엔지니어들이 세탁기를 테스트할 때 도어를 누르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는 얘기다.

② 결합부는 왜 망가졌나

삼성전자는 조 사장이 제품을 만져본 이후 결합부가 망가져 도어가 잘 닫히지 않았다고 했다. 증거 영상을 보면 세탁기 결합부 부분은 심하게 긁힌 듯한 상처가 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도어가 아래로 눌리면서 위치가 틀어졌다"며 "아귀가 안 맞다 보니 도어를 닫을 때 결합부에 손상이 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조성진 사장이 세탁기를 만진 이후에도 해당 제품이 언론 시연에 계속 쓰였다는 점을 내세웠다. 이 때문에 검찰에 증거로 제출되기 전에 어떤 형태로든 상태가 변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③ 삼성전자 직원 제지하지 않은 이유

LG전자는 조 사장이 매장 내에서 여러 제품을 만져 봤는데도 삼성전자 직원들이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LG전자는 "작은 매장에서 직원이 바로 눈앞에서 지켜보는데 어찌 대기업 사장이 고의로 경쟁제품을 훼손할 수 있겠는가"하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당시 전시관에 있던 직원들이 해당 매장 소속이라고 했다. 일반 매장에서 제품을 만져본다고 제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조성진 사장이 누군지 현지 직원들은 알 수 없다"며 "특히 자체 전시관도 아닌 일반 판매점에는 본사 직원이 상주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홍보 프로모터로 근무했던 김모씨는 "VIP든, 일반 관람객이든 제품을 만져보는 것에 대해 프로모터가 직접 관여하진 않는다"라며 "문제가 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현장에 있는 삼성전자 직원에게 보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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