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정치인과 준비된 정치인

어느 때인가 대선지지도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지지율이 오르고 충청대망론이 회자되기 시작하였다. 박근혜 대통령이 외국 순방 때면 반 총장과 접촉하는 장면도 메스컴에 자주 보았었다. 이런 추세가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빨리 움직이더니 작년 최순실 사태가 터지면서 반기문의 지지율은 주춤하였다. 반 총장은 자신의 지지율 하락이 친박과 박 대통령 때문이라 여겼는지 비판하며 거리를 두기 시작하였다.

이런 차에 친인척 비리의 의혹이 커지면서 지지율은 점점 하락하기 시작하였다. 지난 1월에 반 총장은 귀국 시에 <나라를 위해서 한 몸을 불사르겠다>는 포부를 나타내었다. 그는 빠른 대선행보를 보였지만 서투르고 세련되지 못한 행보가 어딘지 모르게 어울리지 않았다. 급기야 돌연 불출마를 선언하였다. 반 총장과 그의 참모진이 밝힌 실패의 원인은 <자신이 순수하였다>라고 한다. 금의환향하며 귀국하여서 뚜렷한 국민에 대한 메시지가 없었고, 대선포부에 맞는 일정과는 서투르고 모호한 면을 보여주었다.

거기다 <진보적 보수주의>로 그 이름의 별명처럼 반반의 이득을 취하려 하였다.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려 했던 것이다. 이는 오히려 보수층의 집토끼의 단속에 실패하면서의 지지율 하락을 가져왔다. 반 총장의 대선출마를 부추긴 주변 인물들도 문제다. 마치 금방 바람을 넣어 팽배해진 풍선이 공기가 빠진 것처럼 반기문대망론은 단기일에 종지부를 찍었다. 결국 유엔사무총장이라는 이미지와 환상으로 빚어진 결말이라 하겠다.

사실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뽑은 지난 대선에서도 이미지 정치가 상당히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주도적인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한 박대통령의 리더쉽이 특검의 여러 정황에서 더욱 드러내주고 있기 때문이다. 탄핵심판 중인데 박근혜의 거듭되는 거짓말과 상황인식이 상식을 초월하는 모습 속에서 그동안 몰랐던 박근혜의 인격이 낱낱이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국민들은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라는 점이 부각되어 <훌륭한 대통령의 이미지>로 그를 대통령으로 뽑았다. 정치인 박근혜가 어떠한 인품을 소유한 인물인지에 대한 관심보다 박정희 대통령의 후광이 더욱 작용하였다.
 
지난 대선 시 최태민 과의 의혹도 많았지만 철저하게 검증하지 않고 적당하게 묻어버렸던 것이다. 이렇게 출발한 박근혜 정부는 소통과 화합은 커녕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며 독재정치의 실체를 추종하는 모순을 나타내었다. 국민들은 박정희 대통령의 독재는 원하지 않았다. 다만 기울어진 나라를 경제도약으로 이끈 대통령으로 기억하고 그 점에 향수를 불러 일으켰던 것이다. 그러나 그 반대의 결과를 초래하였다. 국민들이 기대하였던 경제도약은 창조경제라는 허울아래에서 국정농단과 함께 경제파탄을 초래하였다.  한마디로 이미지 정치에 속았던 것이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 대한 대망론도 마찬가지다. 유엔사무총장이라는 세계적인 인물이고 세계의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또 한 번 이미지 환상에 사로 잡혔던 것이다.  정치인은 어쩌다 지지율이 오르니까 한 번 대선에 도전해 볼까가 아니다. 프로선수와 같이 전문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땀 흘려 연습하고 연습하여 실력을 쌓아가는 훈련이 필요하다. 광야의 거친 민생의 삶의 현실과 현장에서 체험하고 부딪히며, 고도의 전략을 구사하는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이는 마키아벨리가 <정치인은 사자의 용맹과 여우의 교활함을 갖고 하는 직업>이라 고 한 말에 공감하며 정치인은 철저한 프로의식을 가지고 매진해야 할 생리인 것이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정치를 하겠다는 뚜렷한 사명감을 가지고 정치경륜을 거친 성숙한 정치인의 몫이다. 짧은 기간에 대선주자로 꿈꾸며 권력의 욕심에서 출발한 자체가 모순을 보일 수밖에 없다. 대통령은 국민들이 선출한다. 광화문 촛불민심으로만 끝나선 안된다.  이제 우리는 광화문 광장으로 분노의 촛불을 들고 나갈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차단해야 한다. 국민의 의식수준이 국민주권답게 수준이 높아야 한다. 대통령이 되어 국고를 빼돌리는데만 몰두하는 후진형은 지나간 때가 족하다. 정치인의 외모가 멋져서, 아버지가 훌륭해서, 정치인의 딸이 미모라서 인기가 있고 부각되어선 아니 된다.

선심성 공약이나 폐기될 것을 가지고 오직 표심을 얻기 위한 정책도 모두 내던져 버려야 한다. 단지 인기와 이미지만을 가지고 준비되지 않은 자가, 대통령 한번 해볼까 하고 나선다는 것은 시한폭탄을 가지고 청와대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 통치자라면 만인의 행복을 세어보고 헤아리는, 품이 넓고 깊고 높아야 한다. 아마츄어 정치판은 흉내를 낼 뿐이고 결국 한계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혼란한 정국에서 <국민을 사랑하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 진실하고 능력을 겸비한 대통령감이 절실하다. 국민들은 대통령다운 대통령감에 그 어느 때보다 목말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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