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에 집값 오름세… 미루지 말고 설 직후 움직여라”

[연합통신넷= 이진용기자] 주택시장의 비수기인 연초부터 전세금이 가파르게 오르고 매매 건수도 늘면서 그동안 관망세에 있던 무주택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설 이후 봄 이사철이 시작되는 3월부터는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움직임이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 “5월까지는 집값 상승세 이어질 것”
 

주택 관련 조사기관들에 따르면 올 들어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전세난이 극심한 서울의 경우 13일 기준 4주 연속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설 이후에도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설 이후부턴 봄 이사철이 시작되는 만큼 집 장만을 저울질하는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적어도 5월까지는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자문부 부동산전문위원도 “실수요자 위주로 거래량이 늘며 가격이 오르고 있어 집값이 완만하게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규 분양시장의 활황세가 기존 주택시장을 자극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착한 분양가’에 끌려 청약시장을 기웃거리던 수요자들이 분양가 상승으로 청약의 문턱이 높아지면 기존 아파트로 눈길을 돌리게 돼 집값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점 때문에 전문가들은 실수요자라면 설 직후 집 장만을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동부이촌동지점장은 “자칫 전세를 구하지 못해 월세로 가면 가계에 부담이 되기 때문에 설 직후 집 장만을 적극 고려하라”고 조언 했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도 “1분기(1∼3월) 이후에는 더 오른 가격에 집을 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딘 경기 회복과 미국의 금리 인상 등 대내외 변수가 도사리고 있는 만큼 대출을 끼고 무리하게 집을 사거나 과도한 시세차익을 기대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경고도 적지 않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저성장 국면인 데다 내년부터 신규 입주물량이 쏟아지기 때문에 실수요자라도 가급적 저렴한 매물을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 중대형 갈아타기는 “글쎄”
 

주택시장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자 이참에 전용면적 85m² 초과 중대형 주택으로 갈아타기를 시도하는 사람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 10명 중 9명은 이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안명숙 우리은행 고객자문센터장은 “전반적으로 경기가 안 좋아 중소형이 대세인 분위기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낡은 아파트에서 새 아파트로 옮겨가는 것은 괜찮지만 무리하게 큰 평형으로 갈아탔다가 향후 되팔지 못해 낭패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과거 평수로 따져 40평형대(전용 135m² 이하)로 갈아타기를 고려할 만하다는 의견도 있다. 양지영 실장은 “노부모를 모시는 베이비부머, 부모와 함께 사는 ‘캥거루족’ 등 중대형에 대한 잠재수요는 있는데 공급은 적어 희소성이 부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중대형으로 갈아타기를 결심했다면 지역이나 매매가격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사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서울 강남권에선 중대형에 대한 선호가 꾸준히 있지만 서울 외곽이나 신도시에서는 전용면적 85m²까지의 수요가 대부분” 이라며 “중대형 거래가 잘되는 지역인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은상 팀장은 “중소형과 중대형의 가격 차가 많이 좁혀진 지역이라면 가격 상승기에 중대형이 조금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 수도권 분양시장 이곳을 주목하라
 

전문가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분양시장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특히 27일부터 수도권의 경우 청약통장에 가입한 지 1년 이상이면 청약 1순위 자격을 얻는 등 청약조건이 완화되면서 경쟁률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함영진 센터장은 “단기 투자자나 가수요가 분양시장에 들어올 수 있도록 정부가 길을 열어줬다”고 평가했다. 다만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대형 건설사들이 올해 분양시장이 좋을 것으로 판단하고 ‘밀어내기식’으로 물량을 대거 쏟아내 지방을 중심으로 하반기에 공급 과잉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고 경고했다.
 

수도권에서 주목해볼 만한 분양 물량으로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단지와 마포구, 서대문구, 중구 등 도심권 재개발단지를 꼽는 전문가가 많았다. 신도시나 택지지구로는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와 수도권 인기 택지지구 ‘빅4’로 불리는 경기 위례신도시, 화성 동탄2신도시, 수원 광교신도시, 하남 미사강변도시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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